李 "저소득층이 與 지지" 朴·姜 "오만한 발언"
이재명 '저소득층 비하' 논란
"언론탓에 저학력층이 與 지지"
토론회선 '정치탄압 피해자' 부각
박용진·강훈식은 '단일화' 띄워
시기·방법엔 두사람 입장 갈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이재명 의원이 29일 “저학력·저소득층에 국민의힘 지지자가 많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날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제가 알기로는 고학력·고소득자, 소위 부자라고 하는 분 중에는 우리 지지자가 더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의 발언은 ‘저소득층 비하’ 논란으로 번졌고, 당대표 경쟁 후보인 박용진·강훈식 의원은 “오만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저학력·저소득층에 국민의힘 지지자가 많다고 주장하며, 그 이유로는 “안타까운 현실인데, 언론 환경 때문에 그렇다”며 언론 탓을 했다. 언론 환경이 민주당에 비판적인데 저학력·저소득층이 언론 보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취지다. 이 의원은 “사회 구조가 항아리형이 아닌 호리병형으로 바뀌면서 부자는 많고, 중간은 없고, 서민만 있다”며 “민주당을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당이라고 하는데 이제는 진보적 대중 정당으로 가야 한다”고도 했다.
이 의원과 함께 당대표 선거 본선에 오른 주자들은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박용진 의원은 “오늘 이 의원의 발언은 정당 정치를 향한 참으로 위험한 발상”이라며 “정말 유감”이라고 했다. 그는 “저학력·저소득층은 언론 환경 때문에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는 말은 너무나 노골적인 선민 의식이고, 정치 성향에 따른 국민 갈라치기”라며 “정치 성향에 저학력과 저소득을 굳이 끌어온다는 부분에서 상대방 지지층을 얕잡아보는 듯한 오만함마저 느껴진다”고 했다. 강훈식 의원은 “지난 대선 기간에도 우리 선거 캠프 인사가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 지지자의 대부분이 저학력 빈곤층이라고 했다가 SNS 글을 지우고 사과한 적이 있다”며 “당시에도 우리가 폐기해야 할 민주당의 선민 의식을 보여줬었기에 많이 부끄러웠다”고 했다. 그는 “저들의 갈라치기와 혐오를 비난만 하지 말고, 우리에게서도 문득문득 등장하는 이분법의 정치를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 의원은 이날 본선 첫 토론회에서는 ‘정치 탄압론’을 내세우며 자신이 현 정권에서 공격받는 피해자라고 했다. 이 의원은 “기득권에 빚진 게 없어서 지금도 기득권으로부터 총공격을 당한다”며 “그것이 내겐 새로운 기회 요인”이라고 했다. 최근 자신이 관련된 사건의 수사망이 좁혀오는 상황을 ‘기득권의 총공격’으로 규정한 뒤 오히려 이것이 자신의 당대표 선거 운동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해석을 덧붙인 것이다. 이 의원은 총론적으로 자신이 정치 탄압을 받는다고 주장했지만, 민감한 개별 사건에 대해선 함구했다. 그는 이날 아내 김혜경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의 참고인 자살 사건에 대한 기자들의 거듭되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의혹 해명은 하지 않고 정치 탄압론 프레임만 유지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 의원은 이날 토론에서 6분간 정견 발표를 한 뒤 다음 일정을 이유로 먼저 자리를 떴다. 지난 28일 컷오프 결과가 발표되기도 전에 미리 잡아둔 강원·경북 일정을 소화하러 간 것이다.
이에 맞서 박·강 의원은 후보 단일화론을 띄웠지만, 각론에서는 의견이 갈렸다. 박 의원은 “단일화는 이를수록 좋다”며 “당심과 민심을 반영하는 어떤 방식이든 좋으니 실무 협의 단위도 일찍 구성해 논의에 착수하자”고 했다. 그러면서 강원·대구·경북 당원 투표가 시작되는 다음 달 3일 이전에 단일화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강 의원은 “제 비전을 말할 시간이 필요하지 않은가”라며 “박 의원이 제 손을 들어주면서 새로운 민주당으로 가자고 해야 감동이 생긴다”고 했다.
박 의원은 이날 “대통령이 좌표 부대 총사령관으로 권력 다툼이나 하고 민생을 돌보지 않는 정치 훌리건적 행태를 보이는데 이것이야말로 국민과 민생을 향한 내부 총질”이라며 “내부 총질 프레임을 대한민국 정치에서 영원히 추방해야 하고, 우리부터 내부 총질이란 말을 쓰지 말자”고 했다. 강 의원은 “국민이 동의하는 정치 개혁이 필요하다”며 “제왕적 대통령제 극복도 매우 중요하며 대통령의 큰 권한이 국민의 큰 리스크가 돼선 안 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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