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북송' 등 대형이슈 터져도 잠잠.. 보수는 단체 휴가라도 간 걸까

2022. 7. 30.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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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문파타파] [아무튼, 주말] 좌파는 빠르게 결집하는데
우파는 왜 행동하지 않을까
사진은 2019년 11월 북한 선원 2명이 동료 16명을 살해하고 탈북해 귀순 의사를 밝혔으나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되는 모습이다. (통일부 제공) 2022.7.12/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얼떨결에, 대안연대라는 시민단체의 공동대표가 됐다. 이름을 알 만한 시민단체가 죄다 좌파인 세상이기에, 건강한 보수를 지향하는 우리 단체의 역할이 중요하며, 내가 참여하는 게 약간이나마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서였다. 지금까지 대안연대는 화천대유의 대장동 탈세를 고발했고, 6·25에 참전한 UN군 병사들께 감사인사를 전하고 있으며, 지난주부터는 2019년 11월 일어난 탈북 주민 강제북송 사건을 이슈화하고 있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월성 원전 경제성 조작,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의 타이이스타젯 의혹 등등 앞으로 파헤쳐야 할 지난 정권의 잘못은 하나둘이 아니지만, 귀순의향서를 쓴 탈북민의 강제북송은 ‘인륜’이란 관점에서 봤을 때 문재인 정권이 자행한 가장 끔찍한 범죄다. 아직 밝혀져야 할 의혹이 남아 있긴 해도, 16명을 살해했다는 이가 월북을 희망한다는 건 그 자체로 모순이다. 이는 통일부가 공개한 사진에서도 드러나는데, 자신의 운명을 알아챈 뒤 몸부림치는 그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충격이었다.

하지만 서훈 국정원장과 김연철 통일부장관 등 당시 북송을 주도한 이들은 미국으로 튀어버렸고, 진상규명에 협조해야 할 야당은 잘못한 게 없다며 도리어 큰소리를 치고 있다. 이런 저항을 극복하고 그날의 진실을 알아내려면 국민들의 분노가 뒷받침돼야 하기에, 우리 단체는 시민들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고심하는 중이다. 지난 17일에 청계천에서 했던 규탄시위는 그 방편이지만, 안타깝게도 그날 시위에 참가한 분은 몇 명 되지 않았다. 날씨가 더워서일 수도 있고, 낮시간이라 직장인들의 참여가 어려웠던 것도 이유가 될 듯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보수를 지지하는 이들이 직접 행동하기를 꺼려한다는 점이다.

좌파들이 지난 이십 년간 했던 시위를 세 개만 살펴보자. 첫째, 2002년 있었던 여중생 사망 시위. 해당 여중생들은 친구집에 가다 미군 장갑차에 치어 숨졌다. 조종수가 학생들을 보지 못해서 일어난 우발적인 사고인데다, 사고 직후 미군 장성들이 유감을 표하고 분향소에 찾아가 문상까지 한 바 있다. 하지만 좌파들은 이를 이용해 반미감정을 부추겼고, 그해 말 있었던 대통령 선거에 즈음해선 숫제 촛불을 들고 광화문에 모였다. 그리고 이 시위는 미국에 할 말은 하겠다는 노무현 후보의 당선에 도움을 줬다. 둘째, 2008년 광우병 항의 시위. 표면적으로는 이명박 정부가 한미 FTA 체결을 위해 미국 소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생긴 불만의 표출이었지만, 실상은 군중시위를 이용해 잃어버린 정권을 다시 찾아오려는 좌파들의 음모였다. MBC PD수첩이 가짜 정보로 점철된 방송을 내보낸 것도 문제였지만, 대통령이 두 번이나 사과했음에도 ‘이명박 퇴진’을 외치며 시위를 계속한 것은 이들의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 말해준다. 셋째, 2019년 조국수호 집회. 일가족이 모두 범죄에 연루된 파렴치범을 지키겠다며 십만이 넘는 인파가 서초동에 모여 ‘조국수호’ ‘정경심 사랑합니다’를 외쳤다.

위 시위들에서 좌파들은 다음과 같이 행동했다. 1, 이슈를 찾는다. 그게 사실이건 아니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2, 사람들을 모으고, 시위에 필요한 경비를 걷는다. 3, 시위를 한다. 4, 정치권이 반응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좌파들에게 별로 어렵지 않은 건 그들이 대부분의 삶을 길거리에서 보낸 역전의 용사인데다, 대중선동을 기가 막히게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여중생 사망 시위를 보자. ‘앙마’라는 네티즌이 익명 게시판에 글을 쓴다. 여중생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자기 혼자라도 광화문에 나가 촛불을 들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러자 오마이뉴스 기자가 ‘한 네티즌의 글이 감동과 공감을 불러일으켰다’는 기사를 쓴다. 그 기사를 보고 사람들은 거리로 나서 촛불을 든다. 그런데 그 ‘앙마’라는 네티즌은 해당 기사를 쓴 기자와 동일 인물, 이게 탄로나자 해당 기자는 이렇게 해명한다. “글을 쓴 지 이틀이 지나도 언론에서 보도하지 않아 직접 기사를 썼다.” 광우병 시위 때는 한 여중생이 무대 위에 올라가 “왜 대통령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힘들고 가슴 아파야 하나”는 편지를 읽는다. 시민들이 호응한다. 그런데 그 편지는 알고보니 여중생이 쓴 게 아닌, 시민단체가 써준 것이었다.

선동만 잘하는 게 아니라 좌파들은 돈 걷는 데도 발군이다. 조국수호집회 당시엔 어찌나 돈을 많이 걷었는지 주최측이 4억원을 보이스피싱으로 날려도 탓하는 이가 없었고, 조국백서 집필 때도 3억원이 나흘만에 걷혔다. ‘그대가 조국’이란 선동영화를 만들 때는 26억원이 크라우드 펀딩으로 걷혔다. 이것 말고도 좌파들은 세월호 관련된 선동영화를 만들거나 2012년 대선이 부정선거라는 영화를 만들 때도 어마어마한 액수를 모아줬다. 좌파 시민단체들이 번창하는 것도 자발적으로 후원하는 좌파들이 많기 때문이리라.

눈을 돌려 보수 시위를 보면, 마음이 쓰리다. 일단 사람이 모이지 않는다. 좌파들은 취임 세 달도 안된 윤석열 정부더러 물러나라고 퇴진 시위를 벌이는데, 보수는 강제북송이나 검수완박 같은 초대형 이슈가 터져도 대규모 집회가 불가능하다. 다들 자기 일을 하느라 바빠서인지, 소수의 나이 드신 분들만 참여하는 게 고작. 그렇다고 돈을 잘 내느냐면, 그런 것도 아니다. 보수 강세지역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보수가 전반적으로 더 부자인 건 확실하지만, 대의를 부르짖으며 모금운동을 해봤자 별로 걷히는 돈은 없다.

인터넷이라고 다를까? 좌파들은 온갖 포탈과 커뮤니티를 누비며 댓글 작업을 하는 반면, 보수의 화력은 거의 없다시피하다. 정권교체 후 대한민국은 좌파들과의 전투가 벌어지는 전장이지만, 보수는 선거에서 이긴 승리감에 도취돼 단체 휴가라도 간 모양이다. 이 모든 것들의 결과가 “강제북송한 문재인 정부의 조치에 대한 평가를 물은 결과 응답자의 58.9%가 잘한 결정이라고 답했다”는 여론조사이고, 긍정평가의 두 배에 달하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다. 벤자민 디스랠리의 격언으로 끝을 맺자. “행동한다고 해서 늘 행복하리라고 보장할 수는 없다. 하지만 행동하지 않으면 절대 행복을 찾을 수 없다는 건 보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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