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주인님과 함께 여행' 비행기 탄 반려동물 올해만 3만3000마리
반려견 7kg 넘으면 화물칸行.. 비행기여행 포기하는 주인도
최근 취업에 성공한 김지영(23)씨는 지난 15일 반려견인 포메라니안 ‘여름이’와 함께 제주행 비행기에 올랐다. 김씨가 반려견을 데리고 남이섬, 군산 등으로 자동차 여행을 간 적은 있었지만 비행기 동반 탑승은 처음이었다. 김씨는 “여름이에게 비행기 여행이라는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고 했다.
반려동물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떠나는 ‘펫트래블(pet travel)’족이 늘고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이들은 국내 여행은 물론이고 일본·동남아시아, 멀리는 미주와 유럽까지 반려동물을 데리고 여행한다.
저비용 항공사들은 이 고객을 잡고자 반려동물 항공요금을 할인해 주는 상품을 내놓고 있다. 올해 상반기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 에어부산의 비행기를 탄 반려동물은 총 3만3000마리로 월평균 5500마리에 달한다. 2020년 한 해엔 2만8200마리로, 한 달 2350마리였다. 진에어 관계자는 “올해 반려동물 동반 여행객 수가 전년 대비 120% 이상 증가했고 거리 두기가 해제된 4월 이후 ‘펫트래블’은 더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 항공사의 ‘기내 반려동물 동반 탑승 규정’ 때문에 비행기 여행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중형견을 키우는 김현수(58)씨는 지난달 반려견과 함께 베트남 한 달 살이를 계획했다가 포기했다. 무게가 8㎏이라서 규정상 좌석이 아닌 화물칸에 태워야 했기 때문이다.
국내 항공사들은 반려동물을 항공기 좌석에 태우려면 반려동물을 넣은 캐리어의 무게까지 포함해 ‘7㎏ 미만이어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 기준을 넘으면 반려견을 화물칸에 넣어 운반해야 한다. 김씨는 “반려견을 다른 짐들과 같이 화물칸에 덩그러니 놓아둘 순 없었다”고 했다. 대형견인 래브라도레트리버를 화물칸에 싣고 프랑스 파리로 데려간 이해원(28)씨는 “혼자 낯선 상황에 놓인 반려견 생각에 긴 비행 내내 걱정이 컸다”고 했다. 반려동물들을 키우는 사람들 사이에선 “항공사 탑승 규정이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불만이 적지 않다.
미국의 3대 항공사 가운데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의 경우, 반려견 무게를 따지진 않는다. 다만, 좌석 아래에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의 캐리어와 그 안에서 반려동물이 일어서고, 뒤로 돌 수 있다면 탑승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아메리카항공은 캐리어 무게 ‘9㎏’까지 허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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