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홍익인간 인생2막

2022. 7. 30.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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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심리학자인 하버드대학의 벤샤하르 교수는 진로상담을 받는 대학생들에게 MPS를 권고한다고 한다. 즉 의미(Meaning) 있고 재미(Pleasure)있고 또 본인의 강점(Strength)을 살릴 수 있는 직업을 택하라는 뜻이다. 아무리 재미있는 일도 의미와 보람이 없으면 싫증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인생 2막을 준비하는 분들에게도 아마 같은 조언이 해당될 것이다.

그렇다면 인생 2막의 의미를 어디에 두어야 할까? 개인에 따라 자신의 업적 완성에 두기도 하고, 버킷리스트 달성에 두기도 할 것이다. 필자는 인생 2막의 의미를 한반도에 최초의 나라를 열었던 개국이념이기도 한 '홍익인간'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103세인 김형석 교수는 "내 소유를 위해 살았던 것은 다 없어집니다. 남을 위해 살았던 것만이 보람으로 남습니다"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또 이기주의자들은 절대 행복할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삶', 즉 '홍익인간'을 추구해야 행복해질 수 있다는 말씀인 것이다.

세계 최고 부자들은 인생 2막의 의미를 어디에 두고 있을까?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교육을 통해 인간의 잠재력을 끌어올리고 더 많은 사람이 균등한 기회를 갖게 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다"라는 취지의 '딸에게 보내는 편지'와 함께 52조원의 기부약정을 해서 큰 화제가 됐다. 빌 게이츠가 시작한 최고 갑부들의 기부클럽 '더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의 219번째 멤버인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은 '교육 불평등에 관한 문제' 해결에 기부하겠다고 서약했다. 또 220번째 멤버가 된 김범수 카카오 의장도 교육에서 빈부격차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는 일에 보탬이 되겠다고 서약했다.

우리는 보람 있는 인생 2막을 어떻게 실천에 옮길 수 있을까? 비영리 조직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에 따르면 의미 있는 일을 하려면 성과를 올려야 하는데 활동할 수 있는 토대는 조직 참여로만 가능하다고 한다. 또 그는 지난 40년간 미국 정부는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여러 가지 시도를 했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비영리 조직들은 사회문제 해결에 매우 주목할 만한 결과를 보여줬을 뿐 아니라, 시민 정신의 회복을 가져오고 있다고 강조한다(미래경영, 2002). 시민정신의 회복은 바로 민주주의의 토대가 아닐까?

미국 성인 두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은 일주일에 3시간 비영리 조직에서 무보수로 일한다고 한다. 우리는 이런 통계조차 없다. 또 미국의 교육봉사단 'Teach For America'의 1년 예산은 3500억원인 반면 우리나라의 '한마음교육봉사단' 1년 예산은 5억원으로 미국 봉사단의 700분의 1에 해당된다. 우리나라 GDP가 미국의 13분의 1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최병규 한마음교육봉사단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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