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지지율 30% 붕괴, 멀어지는 민심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사설]

2022. 7. 30.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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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국민이 10명 중 3명이 채 안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단 28%에 그쳤다. 임기 막바지 때나 나타나는 레임덕 수준의 바닥지지율이다. 출범 세 달도 안된 정권에 대한 지지가 이처럼 곤두박질치니 '취임덕' 조롱까지 나오는 것이다.

"지지율은 별로 의미 없다"는 경솔한 발언으로 혼쭐이 나기도 했는데 대통령은 지지율 30% 붕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콘크리트 보수지지층 내에서조차 일부가 현 정권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명확한 신호이기 때문이다. 특히 '내부 총질이나 하는 당대표'라는 뒷담화 문자메시지가 민심 이반의 치명타가 됐다는 점에서 대통령의 책임이 크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민심과 여론까지 대거 이탈한다면 국정 어젠다를 힘 있게 끌고 나가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런데도 대통령의 상황 판단이 안이해보이니 걱정이다. 28일 정조대왕함 진수식에 참석하는 길에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에게 "며칠 고생했다"는 식으로 노고를 격려하고, 당정이 단일대오로 잘해나가야 한다며 힘을 실어줬다고 한다. 문자 파동을 어물쩍 넘어갈 수 있는 해프닝 정도로 생각하는 듯하다. 뒷담화 메시지는 대통령의 포용력과 정상적인 당정관계에 의문을 갖게 한 대형 참사다. 이로 인해 땅에 떨어진 정부·여당에 대한 신뢰와 상실된 국정운영 모멘텀을 되살리려면 비상한 각오가 필요하다. 권 대행부터 결단해야 한다. 부적절한 문자를 보낸 건 대통령이지만 부주의한 관리로 정권을 곤혹스러운 상황으로 밀어넣은 게 권 대행이다. 앞서 검수완박 중재안에 덜컥 합의했다가 철회해 야당에 공격의 빌미를 준 책임도 있다. 지인 아들 대통령실 채용을 요청·해명하는 과정에서 불공정·특혜 시비를 자초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을 준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이 같은 연이은 실수로 권 대행의 당내 리더십과 권위는 상당 부분 훼손된 상태다. 정부와 여당이 민심 변화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공정과 상식을 회복할 수 있는 쇄신안을 내놓는 게 순리다. 더 이상 우물쭈물할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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