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위 KT, 3위 LG 추격 시동..조용호 결승타+고영표 호투로 5-4 승리

KT 조용호. 정지윤 선임기자

리그 4위를 달리는 KT가 3위 LG를 꺾고 상위권을 향한 본격적인 추격에 나섰다.

KT는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LG와의 주말시리즈 1차전에서 5-4 승리를 거뒀다. 5.5경기차이던 LG와의 승차를 4.5경기차로 좁히면서 상위권 도약에 한발 가까워졌다.

승부처는 0-1로 밀리던 3회초였다. KT 박경수가 1사에서 LG 선발 김윤식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랐다. 후속타자 심우준이 3루 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를 날려 2·3루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해결사는 ‘대체불가 리드오프’ 조용호였다. 조용호는 김윤식의 3구째 직구를 공략해 투수 글러브를 맞고 유격수 키를 넘어가는 적시타를 날려 2·3루주자를 한꺼번에 홈으로 불러들였다. 역전을 만든 조용호의 안타는 결승타가 됐다. 조용호는 이어진 2사 1루에서 앤서니 알포드의 우익수 뒤 2루타 때 홈을 밟아 득점까지 올렸다.

KT는 8회초 심우준·조용호의 안타, 김민혁의 희생번트에 이어 상대 2루수 서건창의 땅볼 실책이 나오면서 1점을 추가했다. 1사 1·3루에서 박병호의 투수 땅볼 때 3루주자 조용호가 홈을 밟아 점수차를 5-1까지 벌렸다. 올 시즌 팀이 꼭 필요한 순간에 의미 있는 활약을 펼치며 3할 타율을 기록 중인 조용호는 이날 멀티히트에 타점과 득점을 2개씩 올렸다.

KT 사이드암 선발 고영표는 6이닝 6안타 3볼넷 3삼진 1실점 호투로 시즌 9승을 수확했다. 최고 시속 142㎞ 투심과 체인지업, 커브를 섞어 LG 타선을 요리했다. 5-2로 앞선 9회말 마무리 김재윤이 유강남에게 2점홈런을 맞아 아찔한 위기를 자초했지만 1점차 승리를 지켜냈다.

고영표는 지난해 LG 상대 6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 1.97로 강세를 보였지만, 올해 3경기에서는 1승1패 평균자책 5.29로 저조했다. 하지만 이날 승리로 자신감을 되찾는 동시에 잠실에서의 좋은 기억도 이어갔다. 고영표는 올 시즌 잠실에서 LG·두산을 상대로 치른 4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고영표가 힘든 경기에서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주면서 6이닝 동안 좋은 피칭을 해줬다. 이어 나온 불펜 투수들도 끝까지 리드를 잘 지켜줬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타선에선 한 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박경수의 볼넷, 심우준의 안타 등으로 기회를 만들었고, 조용호의 결승타로 승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5회말 도중 KBSN스포츠 중계차 전원이 갑자기 차단돼 중계방송이 중단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영상으로 경기를 보던 KT팬들은 승리의 순간을 함께할 수 없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