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 '흔들흔들'.. 배현진 사퇴에 비대위 주장까지

김건호 2022. 7. 29.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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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의 최고위 사퇴, 고개 드는 비대위 체제
문자파동 등 논란에 흔들리는 권성동 원톱 리더십
와중에 윤 대통령 여론조사, 긍정 28%·부정 62%

친윤계로 꼽히는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이 주도하고 있는 ‘권성동 원톱체제’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당내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배 의원이 사퇴하며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다. 최근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 ‘윤석열 대통령 문자 노출’ 등 잇단 실수로 리더십에 타격을 입은 권성동 체재를 넘어서 국민의힘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할지 그 관심이 쏠린다.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 원내대표실에서 최고위원 간담회를 마치고 나와 최고위원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배현진이 나갔다” 흔들리는 권성동 원톱 리더십

배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저는 오늘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 80여일이 되도록 저희(국민의힘)가 속 시원한 모습으로 국민께 기대감을 충족시켜드리지 못한 것 같다”며 “마땅히 책임져야 하고 끊어내야 할 것을 제때에 끊어내지 않으면 더 큰 혼란이 초래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 개인이 지도부 일원으로서 책임지는 모습도 보여드려야 할 때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배 의원은 고민 끝에 이번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최고위원들과 사퇴 문제를 논의했느냐’는 질문에 “갑자기 결정한 건 아니다. 이준석 대표의 공백 사태, 궐위가 생길 때부터 고민을 해왔다”며 “고민의 순간은 길었지만 오히려 결단하고 국민께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시점이 많이 늦은 것 같아 송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배 의원은 “지금이라도 누구 한 사람이라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라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의 문자 노출 등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권 대행의 사퇴와 비대위 전환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국회를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비대위 구성에 대해 당장 자리를 내놓아야 하는 권 대행은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배 의원의 사퇴 정도로 비대위가 구성되진 않을 것이란 것이다. 권 대행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사단법인 공정한나라 창립 발기인 총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로 가려면 최고위원이 총사퇴해야 가능하다는 얘기와 최고위 재적 인원의 과반인 4명 이상 사퇴해야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있다’는 질문에 “과거 전례를 보면 최고위원들이 총사퇴한 후에 비대위가 구성됐다. 일부가 사퇴한 상태에서 비대위가 구성된 전례는 없다”고 말했다.

배 의원이 이날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하며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총 9명 중 2명이 공석이 됐다. 당대표인 이준석 대표는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로 사고를 자리를 비운 상태다.

배 의원의 사퇴가 권 대행의 압박으로 해석된 데는 앞선 문자파동 등 계속된 실책과 책임론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한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권성동 원톱체제가 아닌 비대위 체재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고개를 들고 있다.

◆20%대 내려앉은 윤 대통령 지지율, 비대위 체제 고개

권 대행은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는데 이 문자에서 윤 대통령은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고 권 대행에게 문자를 보냈다. 즉 이준석 당대표가 주장한 윤 대통령을 등에 업은 친윤계 의원들이 자신을 몰아냈다는 비판이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 것이다.

이런 내홍에 결국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20%대로 추락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26~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에게 윤 대통령이 현재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잘못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95%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28%가 긍정 평가했고 62%는 부정 평가했다. 한국갤럽은 “이번 주 대통령 직무 부정 평가 이유로는 경찰국 신설, 권성동 대행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노출로 증폭된 여당 내 갈등이 새로이 포함됐다”고 분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36%,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층 23%, 정의당 4%다. 양당 지지도 동률 기록은 현 정부 출범 후 처음이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런 상황에서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원내 비대위 요구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날 국민의힘 일부 초선 의원들은 성명을 내고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를 종료하고 비대위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초선 의원들은 이날 오전 ‘초선의원 일동’ 명의로 성명을 내고 “오늘 당의 혁신을 위해 최고위원직을 던진 배현진 의원의 결기를 높이 평가한다”며 “현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은 신속히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과 권 대행의 메시지가 공개된 사건을 언급하며 “이틀 전에는 대통령과 당 대표 직무대행의 사적인 SNS 메시지까지 공개되는 등 사태로 원내대표가 잇달아 3번이나 사과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고 덧붙였다.

초선 의원들은 “비대위로 전환해 당을 정상화하고 윤석열 정부의 개혁입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는 데 매진해야 한다”며 “당 지도부를 포함한 당원 여러분은 당을 살리려는 초선 의원들의 충정에 동참해달라”고 강조했다. 다만 초선 의원 전체인 63명이 모두가 동참한 것은 아닌 거로 알려지며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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