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대화 창구..대우조선해양 파업이 남긴 것
[앵커]
50일 넘게 이어진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조의 파업은 우리 조선산업 구조의 여러가지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계기가 됐습니다.
위기의 조선산업, 짚어보는 마지막 순서로 오늘(29일)은 대우조선해양의 파업이 끝난 뒤 노조에 대한 막대한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은 어떻게 되고 있는 지, 하청 노동자들은 처우를 개선해달라고 과연 누구와 협상을 해야하는 건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숙제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김지숙 기자입니다.
[리포트]
막판까지 타결을 지연시켰던 건 점거 농성 손실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 여부였습니다.
결국 합의까진 이르지 못했습니다.
원청인 대우조선해양은 책임을 묻겠단 입장인 반면, 하청업체들은 가급적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데 노조와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원하청 노사 공동으로 꾸려질 협의체에서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홍지욱/금속노조 부위원장 : "바로 TF팀을 구성해서 원·하청 노사가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모든 사안과 문제, 후속 조치들에 필요한 사안들을 TF팀에 의제로 올려서 상의하자…."]
하청 노동자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할 때 누구를 협상 대상자로 볼 건 지도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바꿔보자 바꿔보자."]
2010년 대법원 판결과 최근 중앙 노동위원회까지 원청을 협상 대상자로 볼 수 있다는 취지의 결정을 내렸지만 갈등은 반복되고 있습니다.
사안마다 매번 노동위와 법원의 판단을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원청을 사용자로 볼 수 있도록 법 개정을 해야 한다고 세 차례 권고했지만 고용노동부는 수용하지 않았고 관련 개정안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이번 파업을 계기로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권오성/성신여대 법학과 교수 : "원하청간의 공정성을 회복하는 게 우선인 거죠. (하청 업체에) 이윤이 생겨야지 하청 노동자들의 근로조건도 개선이 가능한 거거든요."]
무엇보다 고된 노동과 저임금에 몰린 하청 노동자들의 현실은 우리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구조적 문제라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김형수/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장/어제 : "링 위에서 싸우고 있는 사람들, 누가 이기는지 누가 잘 했는지 잘못했는지 온 국민들이 링 밖에 관중석에서 지켜보는 게 아니라 함께 링 위에 올라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앵커]
6년 전으로 돌아가 보죠.
국내 조선업의 최악의 암흑기가 2016년이었습니다.
선박 주문량은 10년 사이 7% 수준으로 쪼그라들었고, 중소 조선사와 관련 업체들이 줄줄이 법정관리에 내몰렸습니다.
이른바 수주 절벽을 겪으면서 가장 손쉽게 줄였던 건 하청 노동자의 임금과 일자리였습니다.
배 만드는 현장을 떠나 일용직으로 노동하거나 줄어든 월급으로 불황의 시기를 버텨야 했는데 앞으로 성장과 성과를 이룬다면 고통을 감내한 이들과 “함께” 나눌 수 있어야겠습니다.
kbs도 관심 놓지 않고 계속 취재하겠습니다.
촬영기자:김제원/영상편집:최찬종
김지숙 기자 (vox@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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