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2025학년도 외고 폐지..만 5세부터 초등교 입학 추진
자율형사립고는 존치하기로
교육부가 이르면 2025학년도부터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1년 앞당기도록 하는 정책 마련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자율형 사립고(자사고)는 존치하되 외국어고는 폐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교육부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이날 업무보고는 보고 하루 전인 지난 28일 대통령실의 갑작스런 연기 요구로 잠정 연기가 발표됐다가 교육부 측의 건의에 따라 다시 원래 예정대로 시행하도록 번복하는 과정을 거친 뒤 진행됐다.
교육부가 추진하겠다고 밝힌 초등학교 입학연령 1년 하향은 현행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아동이 6세가 된 날이 속하는 해의 다음 해 3월1일’에 입학하던 규정을 바꿔 단계적으로 입학연령을 만 5세로 낮추는 방안이다. 현재로서는 이르면 2025학년도부터 4개 년도에 걸쳐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입학연령은 낮아지지만 초·중·고 교육기간을 각각 6·3·3년씩으로 구성하는 현행 학제는 그대로 유지된다. 이에 따라 향후 만 5세에 입학한 아동들이 고교 교육까지 마치면 사회 진출 연령이 한 살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보고를 받은 윤 대통령은 “초·중·고 12학년제를 유지하되 취학연령을 1년 앞당기는 방안을 신속히 강구하라”고 말했다.
박순애 부총리는 이날 업무보고 전 브리핑에서 “출발선 상의 교육격차를 조기에 국가가 책임지고 해소하기 위해, 취학연령 하향에 대한 논의는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다만 유아 발달단계상 만 5세가 학교 교육 및 사교육에 노출되는 시점으로 적합한지, 초등교원 및 학교시설은 충분한지 등 사전 검토 및 준비가 적지 않게 필요한데다 자녀의 조기 입학을 꺼리는 학부모, 유아교육·보육계의 반발도 예상된다.
교육부는 지난 정부에서 여러 난관에 부딪쳐 진전이 없었던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관리체계 일원화(일명 ‘유보통합’)를 입학연령 하향 및 학제개편과 연관지어 추진하겠다고 했다.
■0~2세까지 유보통합…컴퓨터 기반 학업성취도 평가도
유보통합 논의에 0~2세까지 포함시켜 모든 연령대의 아동에 걸쳐 교육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유보통합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였던 재정·예산 문제에 대해 박 부총리는 “현재 보육에 약 10조원 정도, 유치원 교육에 약 5조원 정도를 국가가 지원하고 있는데, 유보통합으로 15조원에 달하는 재정이 생기면 오히려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2025년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기로 한 자사고와 외국어고는 운명이 엇갈린다. 시행령을 다시 개정해 자사고는 일반고 전환 대신 현재의 지위를 유지하게 되지만, 외국어고는 일반고로의 전환이 예정대로 이뤄짐에 따라 특수목적고로서의 정체성은 잃는다.
교육부는 그간 교육계 안팎에서 반응이 엇갈리던 국정과제 기반 세부 정책들도 속도를 내 추진할 방침이다. 컴퓨터 기반 학업성취도 평가를 희망하는 모든 학교에서 시행하도록 점차 학년 범위를 넓히는 한편, 반도체 관련 인재양성 방안에 이어 디지털 인재양성을 위한 종합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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