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여당..권성동 '비대위 전환' 분출에 결국 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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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문자 유출 사건을 계기로 배현진 최고위원이 지도부에서 물러난 데 이어 당 내부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전환론'이 빗발치며 국민의힘 '권성동 체제'가 직격탄을 맞았다.
대통령실은 최근 급락하는 지지율 속에 불안함을 노출한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체제 대신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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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행체제 반발'에 윤심 작용 분석
권, 유지 고수하다 "찬성" 급선회
전환조건 엇갈려 갈등 이어질듯
당 자중지란에 내부선 "자괴감"
‘내부 총질’ 문자 유출 사건을 계기로 배현진 최고위원이 지도부에서 물러난 데 이어 당 내부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전환론’이 빗발치며 국민의힘 ‘권성동 체제’가 직격탄을 맞았다.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도 결국 비대위 구성을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이준석 대표 쪽이 이를 수용할지 불투명해 당분간 내부 갈등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배 의원은 이날 “정부 출범 뒤 80여일이 되도록 국민께 기대감을 충족시켜드리지 못한 것 같다”며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박수영 의원 등 초선 의원 30여명도 “최선의 방법은 신속하게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하는 것이다”라는 내용의 성명을 내고 “당 지도부의 결단이 미흡하다고 판단하면 또 행동을 취할 것이다. 선당후사의 큰 결단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해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에게 물러나라고 요구한 것이다. 권 대행 체제는 지난 11일 의원총회 추인을 받은 뒤 18일이 지났다.
권 대행도 이날 오후 들어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에 공감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날 <채널에이(A)>와 한 통화에서 “비대위 체제에 반대하지 않는다”며 “비대위로 가는 것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권 대행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과거 전례를 보면 최고위원들이 총사퇴한 후에 비대위가 구성됐다. 일부가 사퇴한 상태에서 비대위가 구성된 전례는 없다”며 직무대행 체제를 고수하는 쪽에 무게를 실은 듯 했으나, 오후 들어 입장을 바꾼 것이다. 권 대행 쪽 관계자는 이와 관련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 여부는) 권 대행의 결단에 달린 게 아니라 최고위원들의 결심에 달린 것”이라고 전했다. 초선 의원들마저 ‘선당후사의 큰 결단’을 요구하는 등 집단 행동에 나서자, 배 최고위원 외 다른 최고위원들 사이에서도 비대위 체제를 막을 수 없다는 기류가 나타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안에서 빠르게 비대위 체제 전환 움직임이 나타난 데는 ‘윤심’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다. 대통령실은 최근 급락하는 지지율 속에 불안함을 노출한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체제 대신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윤계(친윤석열계) 의원은 <한겨레>에 “대통령실에선 원내대표의 역할과 직무대행의 역할이 겹치면서 권 대행에게 너무 부담이 가는 상황이라고 보는 것 같다”며 “지금은 비대위를 구성해 당이 최대한 덜 손해를 보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친윤계 의원도 “(권 대행) 원톱 체제로 가기는 힘들다는 얘기가 많다”며 권 대행과 선을 그었다.
다만 국민의힘 당헌·당규에는 ‘당대표가 궐위(직위가 빈 상태)되거나 최고위 기능이 상실되는 등 비상상황’일 경우에만 비대위를 둘 수 있게 돼 있다. 6개월 당원권 정지 상태인 이준석 대표는 ‘궐위’가 아닌 ‘사고’ 상태라 비대위로 가려면 당 최고위가 해체되는 수밖에 없다. 당내에서는 최고위 기능 상실 조건을 두고 최고위원 7명 전원이 사퇴해야 한다는 해석과 과반(4명) 사퇴면 된다는 해석이 엇갈린다. 이런 가운데, 이준석 대표와 가까운 김용태 최고위원은 사퇴할 뜻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권 대행의 ‘결단’만으로 비대위 전환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당내에서는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승한 집권 여당이 내부 권력다툼 끝에 극심한 내홍에 휩싸인 것에 대한 자괴감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집권한 지 얼마 안 됐고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닌데 권력투쟁을 하는 게 총체적으로 걱정된다. 이렇게 판을 벌였다가 더 큰 분란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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