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복숭아 '티케팅'하고 베이글 사러 '오픈런' 하는 사람들

이희령 기자 2022. 7. 29.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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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9일) 밀착카메라는 원하는 것에 진심인 소비자들에 대한 얘기입니다. 복숭아 하나를 사더라도 귀한 공연표 구하듯 어렵게 티케팅을 하고, 빵 하나 사려고 아침부터 한 시간 넘게 줄 서기도 합니다.

이들의 마음이 어떤 건지, 밀착카메라 이희령 기자가 직접 도전해봤습니다.

[기자]

서울 종로구 계동의 한 골목입니다.

베이글 빵을 파는 가게 앞은 손님들로 북적입니다.

지금 시각, 아침 7시 57분입니다. 지금이 평일 오전인데도 불구하고 이른 시간부터 매장 앞엔 베이글을 사려는 사람들이 50명 넘게 줄을 서 있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오고,

[김은하 노경숙/가게 손님 : 한 7시 반쯤 여기 도착했어요. {(대기는) 30분 정도. 그만큼 맛있더라고요.}]

멀리서도 찾아옵니다.

[김혁준/가게 손님 : 저 대구에서 왔어요. 이렇게 사람 많을 줄 몰랐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줄은 그대로입니다.

[가게 직원 : 매장 식사는 2시간 이상 걸리고요. 포장도 1시간이요. {이 시간에?}]

가게 문을 연 지 6시간 정도가 되어 가는데 손님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저희도 예약 등록을 해봤더니, 대기 번호는 493번. 저희 앞에는 107팀이 있습니다.

그러면 들어갈 수 있을 때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직접 대기해 보겠습니다.

1시간 반 만에 드디어 입장 알림이 뜹니다.

이미 몇 가지 빵은 다 팔렸습니다.

[가게 직원 : 주말에는 더 빨리 나가요. 거의 7시부터 오셔서 대기하시고.]

[이형주 김다나/가게 손님 : {자기가 좋아하는 걸 위해서 충분히 기다릴 수 있다고 봐요, 저는.} 꼭 의미가 있어야 할 필요는 없잖아요. 빵이 먹고 싶어서 기다릴 수도 있는 거고.]

[조효진/가게 손님 : 유명한 곳이니까, 그만큼 괜찮으니까 사람들이 기다리는 거라고 생각해서.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그건 다음에 안 오면 되는 거니까요.]

요즘 경쟁이 치열한 게 또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한정 판매하는 복숭아를 구매하는 이른바 '복숭아 티케팅', 줄여서 '복케팅'이라고 합니다.

한 복숭아 농원의 온라인 판매 사이트입니다.

잠시 후, 오전 10시부터 백도 품종인 '마도카' 복숭아를 판매한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인기가 많고 특수한 품종은 판매가 개시된 직후에 매진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저도 한번 도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미리 회원가입을 하고 알람 시계도 띄워둡니다.

[떨립니다. 과연!]

오전 10시에 열린 판매 페이지, 사람이 몰려 사이트가 느려집니다.

[안 눌려요. 망했다.]

열심히 눌러보지만 결과는 실패.

1분 만에 모두 품절됐습니다.

포기는 없다, 이번엔 또 다른 복숭아를 사보기로 했습니다.

[입고되는 시간이 매일 정해져 있지 않다고 해서, 틈틈이 들어가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식당과 카페에서, 길을 걷다가도 확인하지만 소식은 없습니다.

그러다 오후 5시 15분, 갑자기 판매 페이지가 열렸습니다.

[입고했대요. 잠깐만, 벌써 2개가 품절이에요.]

몇 초 사이에, 모든 제품이 다 팔렸습니다.

[이거 어떻게 알고 다 들어오는 거예요? {그러게요, 아무도 시간을 예고 안 했는데.} 이게 말이 되나? 뭐하러 5시간을 기다렸는지… 믿기지 않아요.]

'복케팅'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최근 더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복케팅'(복숭아 티케팅) 참여 소비자 : 요새는 쌀도 지역이나 품종을 가려서 많이 사서 드시잖아요. '나는 더 단 게 좋아, 나는 좀 더 새콤한 게 좋아.' 자기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어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시간을 들이고 애쓰는 사람들. 저도 직접 해보니 쉽지 않았습니다.

궁금한 것엔 도전해보고, 더 좋은 것을 누리고 싶다는 마음이 새로운 소비 형태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이희령입니다.

(VJ : 최효일 / 영상그래픽 : 김정은 / 인턴기자 : 성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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