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M] 가마우지 3만 마리로 폭증. 나무 죽이고 물고기 씨말리고

류현준 2022. 7. 29.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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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겨울 철새인 민물 가마우지가 최근 우리나라에 자리를 잡고 번식도 하는 텃새로 변하면서 개체수가 사상 최고치로 급증하고 있습니다.

가마우지 떼의 배설물들이 나무를 말라 죽게 하고, 어민들의 물고기까지 잡아 먹어서 골칫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류현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대전 대청호 가운데 자리한 무인도 고래섬입니다.

나뭇가지에 새까만 새들이 떼지어 앉아 있습니다.

검은 몸에 노란색 부리를 가진 철새 민물가마우지입니다.

가마우지가 사는 숲은 어디든 이런 모습입니다.

나무는 앙상하게 변하고 잎과 줄기는 흰색으로 변하며 고사하는 백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경호/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둥지에 장애가 되니까 (가지를) 제거를 많이 합니다. 배설물까지 묻으면서 하얗게 보이는거죠."

가마우지 똥은 요산성분이 많아 나무를 말라죽게 합니다.

나무가 죽어가는 곳에서는 땅도 병들고 있습니다.

이곳은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팔당호.

물 위에는 수많은 가마우지들이 헤엄치고 있습니다.

하늘에서 본 작은 섬은 일부가 회색빛으로 변했고 푸른 나무들도 점차 회색빛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가마우지가 자리를 잡은 뒤부터 나무가 쓰러지고 쓰러진 나무 옆에서는 흙더미가 무너졌습니다.

이곳은 경기도 양평군 족자섬입니다. 참나무 잎이 민물가마우지 배설물로 하얗게 뒤덮여 있습니다.

전국으로 확산된 가마우지 떼는 강이나 호수에서 고기를 잡는 어민들과도 충돌하고 있습니다.

강원도 원주시 섬강의 어민들이 통발을 거두기 시작합니다.

[함귀문/어민] “여기도 없네”

삼십여 개의 통발을 하나하나 열어보지만 내다 팔 수 있는 물고기는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함귀문/어민] "한 마리 두 마리 이거 갖고는 이게 영업하기가 상당히 힘들죠."

어민들은 이게 다 가마우지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한진규/전국내수면어로어업연합회장] "(가마우지가) 1천 마리가 하루 먹어치우는 양이 7백그램씩만 최저로 잡아도 1달이면 21톤이라는 수산자원이 고갈되는거죠."

민물가마우지는 시베리아에서 날아오는 겨울철새인데 여기서 눌러앉는 개체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20년 새 120배가 늘었는데 특히 지난해 개체수가 50%나 급증해, 전국에 3만 마리가 넘었습니다.

민물가마우지는 수심이 깊은 물과 호수를 좋아합니다.

[최창용/서울대 산림자원학과 교수] "4대강 사업과 같이 수심을 늘리고 유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강을 관리하다 보니까 민물가마우지가 사냥을 할 수 있는 환경이 굉장히 좋아지게 된 겁니다."

전국에서 민원이 빗발치자 환경부는 이달 중순 처음으로 가마우지 개체수 조절 지침을 내놨습니다.

[김미연/환경부 생물다양성과] "비살생적인 방법을 먼저 적용을 해서 그 적용 효과를 살펴본 후에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유해조수로 지정하는 것을 검토할 예정입니다."

인간과 가마우지의 공존 가능성이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MBC뉴스 류현준입니다.

영상취재 : 김준형/영상편집 : 박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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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김준형/영상편집 : 박혜린

류현준 기자 (cookiedou@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393511_357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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