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잡는 '공공형 계절노동자'..코로나19 재유행 걱정
[KBS 전주] [앵커]
농촌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없으면 농사짓기 어려워진지 오래됐죠.
지역농협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관리하는 '공공형 계절근로자' 제도가 시범 실시되고 있는데, 농민들은 반기고 있지만 코로나19 재유행이 걱정입니다.
김종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포도 가지 하나하나 살펴 가며 순을 따고 있는 사람들.
지난달에 네팔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입니다.
일손 구하기 힘든 농민들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이명순/포도 재배 농민 : "작년 경우는 너무 힘들었어요. (포도)알은 크지, 사람은 없지. 이게 알이 크면은요. 가위가 안 들어가요."]
생육이 잘되라고 사과 가지를 묶어주는 이 계절노동자들도 네팔에서 왔습니다.
필요한 때, 적정 인원을 지역 농협에 요청해 배정받고 있는데, 민간 소개업자에게 의존할 때보다 훨씬 편해졌습니다.
[박천우/사과 재배 농민 : "구하기도 어렵고. 그 사람들은(민간 소개업자들은) 또 임금 가지고 장난을 많이 쳐요. 일손 많이 필요한 시기에는 단가를 많이 올리고. 농협에서 하면 그런 게 평준화되니까 농가에서는 많이 이익이 되죠."]
올해 전북에 배정된 외국인 계절노동자는 2천50여 명.
이 가운데 85명은 무주농협과 오수관촌농협에서 직접 월급을 주고 숙식을 제공하는 '공공형 계절노동자'입니다.
소농과 고령농은 다섯 달 동안 직접 고용하거나 민간 소개업자들을 통하면 인건비 부담이 컸는데, 일손이 꼭 필요할 때 적은 인원도 쓸 수 있어 반응이 좋습니다.
체험마을 등에 공동 숙소를 제공하고 통역과 순환버스를 운영해, 농민들뿐만 아니라 외국인 노동자들도 만족도가 높습니다.
[고래 타망/네팔인 통역 : "일하는 우리 친구들 같이 있잖아요. 같이 보고 다 얘기도 하고, 괜찮아요. 좋아요."]
지역 농협은 농민들의 부담을 대신 지는 만큼, 연장근로나 휴일근무 수당 기준을 5인 미만 사업장과 같게 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총 급여의 17퍼센트 이내에서 공제하게 돼 있는 숙식 비용 현실화, 현재 다섯 달까지인 계절 노동자 체류 기간 연장 등도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무엇보다 다시 유행하는 코로나19가 걱정입니다.
[이영철/무주농협 상무 : "이분들이 가고 나면 10월 말, 11월달에 필리핀에서 또 한 30명 정도 데려오려고 하는데, 만약 그 인원을 못 데려오면 결국은 지금 인건비보다 더 주고 일을 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것 같은 예상이 들어요."]
사실상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탁을 책임지고 있는 농촌 외국인 노동자 수급과 운영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더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김종환입니다.
김종환 기자 (kj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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