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에 날았지만..'TV 적자전환'에 주춤한 LG전자
TV 28분기 만에 적자..전장은 26분기 만에 흑자
(서울=뉴스1) 문창석 노우리 기자 = LG전자가 2분기(4~6월)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매출 면에서 선방했지만 주력인 소비재 사업에서 부진하면서 영업이익 규모가 크게 줄었다. 특히 TV 사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28분기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다만 자동차 전장 사업은 26분기 만에 흑자를 기록하면서 전반적인 실적 부진에도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60조원 이상의 막대한 수주 잔고를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29일 LG전자는 2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19조4640억원의 매출과 792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번 매출은 역대 2분기 실적 중 최대 규모다. 특히 경기 침체에도 주력인 H&A(가전) 사업에서 8조676억원의 매출을 올려 경쟁사인 미국의 월풀을 제치고 글로벌 시장 1위에 올랐다는 점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지난 26일 월풀은 2분기 50억9700만달러(약 6조4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지난해부터 이어온 실적 호조세는 크게 꺾였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5.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2.0% 감소했다. 전 분기(매출 21조1114억원, 영업이익 1조8805억원)와 비교하면 매출은 7.2% 줄었다. 영업이익은 59.2% 감소해 반토막이 났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현실화되면서 주력인 소비재 사업이 부진한 결과로 분석된다. 인플레이션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도시 봉쇄 등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데 따른 결과다.
지난해 연간 1조91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효자'였던 HE(TV) 사업본부는 2분기 18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TV 사업에서 적자를 낸 건 지난 2015년 2분기(827억원) 이후 28분기 만이다. 2분기 매출도 3조4578억원으로 전 분기(4조651억원)보다 14.9% 줄었다.
여기에 원자재·물류비 등 원가 압박까지 지속되며 영업이익률도 낮아졌다. 지난해 2분기 H&A 사업에선 매출 6조8151원과 영업이익 6507억원을 거뒀는데, 올해 2분기에는 매출 8조676억원과 영업이익 4322억원을 기록했다. 1년 동안 매출은 1조2525억원 늘었는데 반대로 영업이익은 2185억원 줄어든 것이다.
올해 2분기 H&A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5.4%로 지난해 연간 평균(8.1%)보다 2.7%포인트(p) 낮아졌다. 2분기 적자로 전환한 HE 사업의 영업이익률도 -0.5%로 지난해보다 6.8%p 낮아졌다.
다만 LG전자가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자동차 전장사업은 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지난 2015년 4분기 이후 26분기만에 흑자로 돌아선 건 긍정적이다. 지난해 VS(전장) 사업은 LG전자 모든 사업 중 유일하게 영업손실(9329억원)을 기록하면서 전체 실적의 발목을 잡은 바 있다.
전장 사업은 막대한 수주 잔고를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회사 측은 이날 열린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상반기 8조원 규모의 신규 프로젝트를 수주해 현재 60조원 중반대의 잔고를 보유하고 있다"며 "인포테인먼트가 60%, 전기차 부품 사업과 차량용 램프 사업이 각각 20%씩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구조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전장 사업이 정상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전장 부품의 스펙 고도화로 신규 수주 물량은 기존 제품보다 판가 및 수익성이 높아 이익 기여도가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경영 환경도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진 가운데 인플레이션·전쟁·고금리 등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됐고, 주요 사업이 소비 둔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소비재라 경기 부진에 따른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여기에 원자재값과 물류비 상승 등 원가 부담 요인은 지속되고 있으며 재고 증가 추이도 심상치 않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 추가 수익원 발굴과 원가 개선 등을 통해 대응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견조한 성장이 예상되는 북미 등 선진시장에선 가전 판매를 확대하고 신흥시장에선 보급형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해 성장 모멘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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