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로 당 정상화" "2주 된 대행체제 뒤집나".. 수렁에 빠진 與
배민영 2022. 7. 29. 18:30
'권성동 체제' 중대 기로.. 내홍 격화
배현진 사퇴 맞춰 일부 초선 '비대위' 촉구
"權 흔드는 손 있나" 막후세력 관측 나와
權 "총사퇴 없이 비대위 꾸린 전례 없어"
안철수 "재신임 안되면 조기 전대 가야"
김기현도 "黨 비상시기.. 선당후사 필요"
대통령실은 권력다툼 노출 우려 '신중론'
배현진 사퇴 맞춰 일부 초선 '비대위' 촉구
"權 흔드는 손 있나" 막후세력 관측 나와
權 "총사퇴 없이 비대위 꾸린 전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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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도 "黨 비상시기.. 선당후사 필요"
대통령실은 권력다툼 노출 우려 '신중론'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체제가 중대 기로에 섰다. 반복된 실책으로 거듭 고개를 숙였던 권 직무대행이 윤석열 대통령과 주고받은 문자를 노출하는 대형 사고가 발생하며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배현진 최고위원 사퇴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도입 주장이 분출하는 가운데 이를 반대하는 주장이 맞서는 등 당이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대통령실은 당내 비대위 요구를 우려하며 사태를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다.
권 직무대행은 29일 비대위 체제 요구를 거부했다가 “취지에 공감한다”며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배 최고위원을 비롯한 당내 압박이 거세지면서다. 앞서 전체 초선의원 63명 중 절반인 32명은 이날 비대위 도입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당 지도부에 전달했다. 박수영 의원은 이날 취재진에 “당 지도부의 결단을 보고 그게 우리 당을 위한 선당후사의 노력으로 판단되면 (초선들도) 더 이상 모일 필요가 없는 것이고, 미흡하다고 판단이 되면 또다시 액션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당초 이들은 ‘초선의원 일동’으로 성명서를 냈다가 이에 참여하지 않은 의원들이 반발하자 32명 의원 이름으로 정정했다. 이 과정에서 권 직무대행 ‘흔들기’로 이득을 얻고자 하는 배후 세력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국민의힘이 비대위를 구성하려면 당헌당규상 당대표가 ‘궐위’되거나 최고위 기능이 상실되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앞서 국민의힘은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받고 당무에서 배제된 이준석 대표 상황을 ‘궐위’가 아닌 ‘사고’로 결론 냈다. 비대위를 꾸리려면 현재 남아 있는 조수진·정미경·김용태·윤영석 최고위원 등의 줄사퇴가 이어져야 한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이 대표 또는 권 직무대행과 가까운 관계로 알려졌다. 이 대표의 복귀, 또는 권 직무대행 리더십 지탱을 위해서라도 사퇴할 가능성은 작다는 게 여권 내 시각이다.
권 직무대행은 이날 비대위 취지에 공감한다고 입장을 바꿨지만, 당헌당규상 문제를 들며 현실적으로 비대위 구성이 어렵다는 태도를 보였다. 권 직무대행 측은 통화에서 “비대위원장 임명 권한은 당대표나 당대표 권한대행에게 있고 직무대행은 당헌당규를 개정하지 않는 한 할 수가 없다”며 “권 직무대행은 이러한 부분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어 입장을 유보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권 직무대행은 다음 주 예정된 소속 의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비대위 체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의견 수렴을 할 예정이다. 직무대행 체제에 대한 재신임을 묻거나, 비대위 도입 관련 의원총회 등을 열 계획은 현재로선 갖고 있지 않다고 권 직무대행 측은 설명했다. 아울러 “비대위 도입을 위해 최고위원들의 사퇴를 권유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尹 지지 모임 통합 ‘공정한 나라’ 출범식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모임들이 통합된 ‘사단법인 공정한 나라 창립 발기인 총회’가 29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가운데 김기현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가운데) 등 행사 참석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이날 출범식에는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과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정미경 최고위원, 윤상현·박성중·최재형 의원 등 여권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뉴시스 |
차기 당권 주자들은 조기 전당대회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 격인 비대위 도입 목소리를 반기는 표정이다. 안철수 의원은 라디오에서 “(권 직무대행이) 재신임이 안 되면 조기 전당대회로 가야 한다”고 했다.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누란지위 필사즉생 선당후사”라고 했다. 당 상황이 계란을 쌓아올린 듯 위태로운 만큼 권 직무대행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대통령실 내부에선 배 최고위원이 촉발한 당 일각의 비대위 요구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다. 대통령실 일각에서도 “권 직무대행 체제 리더십에 너무나 큰 상처가 났다”며 비대위 체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비대위 구성 과정에서 노출될 당내 권력 다툼 양상을 우려하는 기류가 있다.
당의 자력으로는 도저히 수습 불가능한 위기 국면에서 외부인을 영입하는 ‘극약 처방’인 비대위가 필요할 정도로 현재 당이 위기 상황에 놓였는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윤 대통령은 예정대로 다음달 1∼5일 휴가 기간을 갖고 당 내홍과 최근 지지율 하락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전망이다. 다만 현재로선 대통령실 인적 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관측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참모의 명확한 잘못이 있거나 아니면 문제가 생겼을 때는 인적 쇄신을 통해 반등의 계기를 가질 수 있겠지만 현재 그런 상황은 아니다”며 “(문책성) 인적 쇄신을 했는데도 지지율이 빠질 때는 다음 카드가 없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휴가 뒤의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배민영·이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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