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지지율 20%대로 추락한 날 "비대위 가자".. 與 '핵분열'
김주영 2022. 7. 29. 18:23
'직무 잘한다' 28%·'못한다' 62%
마지노선 여겼던 30%선 무너져
배현진 최고위원직 사퇴 필두로
초선·당권주자들 목소리 잇따라
즉각 비대위 전환에는 '선 긋기'
마지노선 여겼던 30%선 무너져
배현진 최고위원직 사퇴 필두로
초선·당권주자들 목소리 잇따라
즉각 비대위 전환에는 '선 긋기'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긍정평가)이 취임 후 처음으로 20%대로 내려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9일 나왔다. 그동안 일종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온 대통령 지지율 30%대가 무너지면서 여권 내부의 혼란상이 절정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배현진 의원의 최고위원직 사퇴를 신호탄으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 요구가 본격화하는 등 내홍에 휩싸였다.
심각한 권성동·배현진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왼쪽)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배현진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배 최고위원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 직후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민들의 기대감을 총족하지 못한 것 같다”며 최고위원 사퇴 의사를 밝혔다. 남제현 선임기자 |
한국갤럽이 지난 26∼28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평가(‘잘하고 있다’)는 28%, 부정평가(‘잘못하고 있다’)는 62%로 각각 집계됐다. 긍정평가는 윤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5월10일 이래 처음으로 30%선 밑으로 떨어졌다. 6월 둘째 주 53%를 기록한 이후 한 달 넘게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같은 기간 30%대 초반이었던 부정평가는 60%대를 넘어섰다. 대부분 연령대와 지역에서 긍정평가가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높아졌다. 특히 18∼29세와 60대에서 지지율이 9%포인트씩 빠졌다.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긍정평가를 한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공정·정의·원칙(9%), 주관·소신(6%), 경제·민생(6%), 전 정권 극복(6%), 소통(5%) 등을 꼽았다. 반면 부정평가를 한 응답자들은 인사(21%), 경험·자질 부족·무능함(8%), 경제·민생을 살피지 않음(8%), 독단적·일방적(8%), 소통 미흡(6%), 전반적으로 잘못한다(5%), 경찰국 신설(4%), 직무 태도(3%), 여당 내부 갈등과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텔레그램) 문자메시지 노출(3%) 순으로 이유를 댔다. 갤럽은 객관식이 아닌, 답변자가 자유롭게 서술하는 주관식 형태로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정당 지지도 조사에선 국민의힘 지지율이 윤석열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과 동률을 이뤘다. 양당 지지율은 나란히 36%로 나타났다. 여당 지지율이 여전히 대통령 지지율을 웃돌았다. 지난주 조사 대비 국민의힘 지지율은 3%포인트 내렸고, 민주당 지지율은 3%포인트 올랐다. 정의당 지지율은 4%, 무당층은 23%였다. 이번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편,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율이 처음으로 30% 아래로 떨어진 시기는 취임 후 2년이 지난 2015년 1월 넷째 주였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우 지지율이 처음 30%를 밑돈 시기는 사실상 임기 마지막 해였던 지난해 4월 다섯째 주였다. 윤 대통령은 아직 취임 100일도 안 됐다.
국민의힘 배 최고위원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정부 출범 후 80여일이 되도록 저희가 속시원한 모습으로 국민의 기대감을 충족시켜 드리지 못한 것 같다. 저 개인이 지도부 일원으로서 책임지는 모습도 보여드려야 할 때라 생각한다”며 사퇴를 선언했다. 이준석 대표가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받아든 뒤 권 직무대행 체제가 자리를 잡는 듯했으나, 배 최고위원의 사퇴를 시발점으로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달아 분출했다. 당내 초선 의원 일부는 ‘초선 의원 일동’ 명의의 성명을 내 “현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은 신속히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진 의원들도 차기 당권 주자들을 중심으로 권 직무대행 체제 종식을 압박하고 나섰다. 김기현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오늘 주춤하면 더 이상의 내일은 없다”며 “비상한 시기엔 비상한 조치를 취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표면적으론 인구 감소 등 국가 비상 상황을 우려한 글이었지만, 우회적으로 당 지도부인 권 직무대행과 최고위원들이 사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해석됐다. 김 의원은 오후에 SNS에 “누란지위 필사즉생… 선당후사”라는 사자성어 세 개를 합한 단문메시지를 추가로 올리기도 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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