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입학 1년 앞당긴다..외국어고 폐지 추진

김민제 2022. 7. 2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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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인구 감소에 따른 산업인력 확보와 유아 단계의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현재 만 6살에서 만 5살로 1년 낮추고, 이에 연동된 중·고교와 대학 입학·졸업 연령도 각각 1년씩 앞당겨 조기에 사회로 진출시키는 학제 개편 방안을 추진한다.

정부는 또 영유아 단계의 공교육 강화를 위해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통합하는 '유보통합'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우선 유보통합추진단을 설치해 교육 중심의 유치원·어린이집 관리체계 일원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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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29일 교육부 업무보고
이르면 2025년 초등 입학 만 6살 →만 5살
유치원·어린이집 합치는 '유보통합'도 추진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부터 부처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정부가 인구 감소에 따른 산업인력 확보와 유아 단계의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73년 만에 처음으로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6살에서 만 5살로 1년 낮추고, 중·고교와 대학 입학·졸업 연령도 각각 1년씩 앞당겨 조기에 사회로 진출시키는 학제 개편 방안을 추진한다. 정부는 또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통합하는 ‘유보통합'을 추진하고, 자율형사립고는 존치하되, 외국어고등학교는 폐지하기로 했다.

6-3-3제 유지…중·고·대학 졸업 1년씩 당겨 조기 사회진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9일 오후 2시30분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이날 교육부 업무보고는 하루 전인 28일 대통령실 요구로 잠정 연기됐다 대통령실이 이를 다시 번복하면서 예정대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박 부총리에게 “초중고 12학년제를 유지하되 취학 연령을 1년 앞당기는 방향을 신속히 강구하라”고 지시했다고 이재명 부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우리나라는 1949년 최초 제정된 교육법 제96조에서부터 초등학교 취학연령을 만 6살로 정했다. 현행 초·중등교육법 13조에서도 ‘만 6살이 된 날이 속하는 해의 다음 해 3월1일에 초등학교에 입학시켜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만 5살로 앞당기되, 초등 6학년, 중·고등 3학년씩 총 12년인 법정 의무교육 기간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자연적으로 중·고등학교와 대학 입학 및 졸업 연령도 1년씩 앞당겨진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 격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기에 공교육에 편입하자는 것이 주요 취지”라며 “조기에 사회에 진출하도록 하는 것은 부수적인 효과”라고 설명했다.

조기 입학을 곧바로 시행할 경우 교원 수급이나 학교 공간 활용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감안해 입학 대상 아동의 25%씩을 4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앞당겨 입학시키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박 부총리는 밝혔다. 가령 2025년에 2018년 1월~2019년 3월생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2026년에 2019년 4월~2020년 6월생, 2027년에 2020년 7월~2021년 9월생, 2028년에 2021년 10월~2022년 12월생이 입학하는 방식이다.

아동 적응·발달과 과도기 학생 경쟁심화 부작용

하지만 보수 성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마저 이날 “유아기 아동의 발달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는 “지금 1학년 아이들도 학교 적응을 힘들어하는데 한살 더 어린 아이들이 학교 수업을 듣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송경원 정의당 교육정책위원은 “정부가 산업인력 확보 효과를 우선하면서 전환기 아이들의 피해가 예상된다”며 “가령 한 학년이 20만명으로 짜인 사회에서 해당 학년만 30만~40만명이 될 수 있고, 대입·취업 경쟁이 치열해지는 ‘윤석열 세대’ ‘박순애 세대’가 탄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난제 ‘유보통합’도 추진

교육부는 지난 30년간 그 필요성이 제기돼 왔지만 공회전이었던 ‘유보통합’ 추진 계획도 제시했다. 현재 만0~2살의 경우, 어린이집에서 교육과 보육을 모두 담당하고 있으나, 만3~5살 시기엔 교육과 보육이 각각 유치원·어린이집으로 이원화돼 있다. 보건복지부(어린이집)와 교육부(유치원)로 관할 부처도 다르고, 그에 따른 행정 처리나 교사 양성체계, 비용 지원도 모두 다르다. 이원화된 체계가 학부모들의 혼란과 아동 간 교육 격차를 유발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고,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3단계에 걸쳐 유보통합을 추진했으나 실현되진 못했다.

교육부는 우선 유보통합추진단을 설치해 교육 중심의 유치원·어린이집 관리체계 일원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유보통합에 필요한 예산은, 기존 보육 재원을 교육 부문으로 돌리고 추가로 필요한 비용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활용해 마련할 방침이다. 이러한 그림의 유보통합 실현을 위해선 복지부와의 합의가 필수적이다. 이에 대해 박 부총리는 “(복지부에) 어느 정도 논의를 꺼내놓은 상태이긴 하다”고 말했다. 반면, 복지부 관계자는 “유보통합 관련 교육부와 본격적 논의는 시작이 안 된 단계”라며 “유보통합추진단을 조정할 수 있는 역할을 하는 국무조정실 산하에 설치해 예산 논의를 해야 한다”라며 온도 차를 드러냈다.

외고 폐지…자사고는 존치

교육부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는 존치하되, 특목고인 외국어고등학교(외고)는 폐지하겠는 계획도 내놓았다. 박 부총리는 “자사고는 존치하되 외고는 폐지 또는 전환을 생각하고 있다”며 “시·도교육청과 학부모 논의를 거쳐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은 검토 대상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한겨레>에 “현재 일반고도 ‘외국어 특성화학교’ ‘과학 특성화학교’ 등 교과특성화학교로 지정해 특성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며 “운영상의 묘미를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고교체제개편 세부방안은 오는 12월 마련된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박준용 기자 juneyo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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