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궁 조명 끄고 온수 끊는다.. 러시아발 에너지 극약처방

신은별 2022. 7. 29.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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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의 밤이 캄캄해졌다.

러시아발 에너지 위기를 온몸으로 맞고 있는 독일의 모습이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국가 전체가 에너지 절약에 나서야 한다고 연일 강조하고 있다.

독일이 유독 비상에 걸린 것은 유럽 국가들 중에서도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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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시 200곳 야간 조명 끄기로
온수 차단·수영장 폐쇄.. 절약 모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미팅에 참석하고 있다. 모스크바=AP·연합뉴스

독일 베를린의 밤이 캄캄해졌다. 랜드마크를 포함한 시내 주요 건물과 기념물 200개에 달린 조명을 전부 끄기로 했기 때문이다. 다른 도시에선 공공기관 온수를 끊었고, 수영장과 분수 운영을 금지했다. 러시아발 에너지 위기를 온몸으로 맞고 있는 독일의 모습이다.


대성당∙시청… 200개 명소 조명 끈 베를린

29일(현지시간) 베를린 공식 홈페이지에는 "베를린은 명소들의 조명을 끕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있다. 대성당, 시청, 전승기념탑을 비롯 박물관, 광장까지... 주요 시설 약 200개를 밝혔던 야간 조명을 당분간 켜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꺼지는 조명은 약 1,400개. 이를 통해 연간 약 4만 유로, 환산하면 5,326만 원 정도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이는 '비용 절감'보다는 '당장 쓸 에너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취한 조치라는 얘기와 같다. 베티나 야라쉬 베를린 상원의원은 "러시아의 에너지 위협을 생각하면 에너지를 최대한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고 했다.

독일 대통령 관저인 벨뷰 궁전 전경. 대통령 홈페이지 참고

시민들의 에너지 절약 동참을 촉구하는 의미도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국가 전체가 에너지 절약에 나서야 한다고 연일 강조하고 있다.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도 국빈 방문과 같은 특별한 일을 제외하면 관저인 벨뷰 궁전의 조명을 켜지 않기로 했다고 유럽뉴스 전문채널 유로뉴스는 전했다.


"공공기관 온수 안 나옵니다" 獨 전역이 비상

다른 도시들도 비슷한 처방을 내놓는 중이다. 하노버는공공장소에서는 온수를 차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벨리트 오나이 하노버 시장은 "모든 1킬로와트시(kWh)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하노버는 유럽연합이 밝힌 감축목표와 같은 15%를 도시의 감축목표로 공언했다. 헨은 야간 분수도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뉘른베르크는 실내 수영장 4개 중 3개를 닫는다.센주 일부 지역에서는 10월 1일부터 온도를 20도 이상으로 높일 수 없다. 독일 경제부는 지난달 '샤워를 짧게 하자, 냉장고 온도를 1도 올리자' 등 내용의 캠페인을 시행하기도 했다. 독일이 유독 비상에 걸린 것은 유럽 국가들 중에서도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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