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저학력·저소득 국힘 지지"..박용진 "위험한 갈라치기 발상"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2022. 7. 29. 18:1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29일 “부자는 민주당 지지자가 많고, 저학력 저소득층은 국민의힘 지지가 많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같은 당 박용진 후보는 “참으로 위험한 갈라치기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오후 강원도 춘천으로 이동 중 박찬대 최고위원 후보와 동승한 차량에서 진행한 유튜브 라이브에서 “요새 이런 논의가 많다. 우리 민주당이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당’이라고 얘기 하니까 ‘어?, 나 서민 아닌데? 내가 중산층인가?’ 이런 분들이 많다”고 운을 뗐다.
이어 “사회 구조가 항아리형이 아니고 호리병형, 부자는 많고 중간은 없고 서민만 있는 사회 구조가 되니, ‘우리가 서민과 중산층이 아니라 진보적 대중정당으로 가야 하는 거 아니냐’ 요새 그런 얘기를 많이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스스로 부자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우리사회에 일정한 포지션으로 있다고 본다”며 “서민과 중산층? 그러면 부자는 적인가? 이런 게 있는데, 내가 아는 바로는 고학력, 고소득자, 소위 부자라고 하는 분들은 우리 지지자가 더 많다. 저학력 저소득 층에 국민의힘 지지자가 많다. 안타까운 현실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언론 때문에 그렇다. 언론 환경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저학력 저소득자들이 언론에 현혹돼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의원은 “나는 부자를 배제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며 “요새 민주주의를 넘어 공화주의로 (가자), 이런 얘기도 많다. 함께 조화롭게 살아야 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세금을 많이 내는 부자들을 존중하는 사회가 돼야 하지 않느냐”고 이어갔다.
또 “우리는 진보적이되 대중정당으로 하고,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이라고 하는 부분을 (다시) 생각을 좀 해볼 때가 되지 않았느냐. 학자들이 그런 얘기를 많이 한다. 자칫 잘못하면 부자를 배제하는 느낌이 안 드는 뭔가를 찾아야 할 것 같긴 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건 당의 정강정책에 관한 것이라 내가 쉽게 얘기하긴 어렵다”면서도 “요즘 내가 당의 새로운 비전,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보여줘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는데, 학자나 전문가의 제안을 많이 받는 중인데 그중에 이런 게 있다. 앞으로는 개인화가 심화될거다. 국가를 위해, 공동체를 위해 이런 것보다는, 특히 2030대 젊은이들은 ‘국가가 날 위해 뭘 해주는데?’ 이런 생각이 많기 때문에 개인의 행복에 집중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박용진 “우리 당 지지자가 고학력이라는 선민의식”
이에 같은 당 박용진 후보는 “오늘 이재명 후보의 발언은 정당정치를 향한 참으로 위험한 발상이다. 정말 유감”이라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그는 “저학력, 저소득층에 국민의힘 지지가 많고, 고학력, 고소득자, 소위 부자라고 하는 분들은 우리 지지자가 더 많다니요. 그리고 그게 언론 환경 때문이라고? 저학력, 저소득층은 언론환경 때문에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는 말은 너무나 노골적인 선민의식이고, 정치 성향에 따른 국민 갈라치기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 분열의 정치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이 아니다. 우리가 지향할 길은 국민통합의 길이다. 안타까운 인식이 아닐 수 없다. 정치 성향에 저학력과 저소득을 굳이 끌어온다는 부분에서 상대방 지지층을 얕잡아 보는 듯한 오만함마저 느껴진다”고 했다.
또 “저학력 빈곤층 국민들은 언론에 쉽게 영향받고, 그렇지 않은 국민들은 영향받지 않는다는 말씀”이냐며 “실제 사실과도 부합하지 않다. 당장 이번 주 갤럽 조사만 봐도 생활 수준 중하와 하라고 응답한 사람의 각각 39%, 34%가 우리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한다(국민의힘 지지 각각 26%, 37%)”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과도 부합하지 않는 이야기를 하는 내면인식은 우리 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고학력, 고소득, 부자라는 선민의식 때문이다. 하지만 여론조사 통계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우리 당의 가장 강력한 지지층은 중산층과 서민”이라며 “상대방을 지지한다고 해서 저학력, 저소득이라고 조롱하는 그런 정치 더 이상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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