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석 달 만에..尹 지지율 28%

박인혜,정주원 2022. 7. 29.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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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럽 조사, 30% 처음 무너져
尹지지율, 20대서 급격 하락
李 저격 여파
역대 대통령 중 하락 가장빨라
국민의힘 지지율도 최저치
인사 논란·당내 권력다툼
경찰국 강행에 여론 싸늘
경찰국 신설을 놓고 경찰 조직의 반발이 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오른쪽)이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지구대를 방문해 일선 경찰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승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 석 달이 채 안 된 시점에서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지는 위기를 맞았다. 지난 6월 2주 차 이후 7주 연속 하락세다.
29일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지난 26∼28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이 직무 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8%,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62%로 각각 집계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임기 3년 차에,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4년이 지난 시점에 지지율이 30% 밑으로 떨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락 속도가 훨씬 빠르다.

보수층으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윤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고 답변한 비율은 59%에 불과했다.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경북에서도 윤 대통령 지지율은 40%에 그쳤다. 최근 윤 대통령이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주고받은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당내 갈등이 심화되자 지지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고 부정 평가를 한 이유를 묻는 항목에서 '인사'(21%) 문제가 가장 많이 지목됐지만, 경험·자질 부족과 무능, 경제·민생을 살피지 않는 것, 독단적이고 일방적인 태도 등이 동일하게 8% 비율로 꼽혔다. 윤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계속 경제 문제 해결을 주문하고, 비상경제민생대책회의 등을 열며 적극 나서고 있지만, 실제 국민들은 그렇게 받아들지 않는다는 의미다.

윤 대통령은 다음주 여름휴가로 이 기간 정국 구상 등을 통해 복귀 후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 보건복지부 장관과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등의 인선이 계속 늦어지고 있는데, 여기에는 이번 인사에 낙마하는 사람이 추가로 나와선 안 된다는 위기감이 반영돼 있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11주 만에 최악의 국면을 맞았다. 특히 20대에게서 지지율 하락이 두드러졌다. 직전 조사 대비 9%포인트 빠진 20%에 그친 것이다. 지난 26일 윤 대통령이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에게 이준석 당대표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표현한 적나라한 메시지가 공개된 것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정권이 이 대표를 '토사구팽'했다는 정서가 퍼지면서 정권에 대한 청년층의 지지율이 하락했다.

국민의힘 지지율 역시 정부 출범 이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전주 대비 국민의힘은 3%포인트 하락, 더불어민주당은 3%포인트 상승해 각각 36%로 골든크로스 접점에 도달한 모양새가 됐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윤 대통령 취임 직후인 5월 2주 차와 6·1 지방선거 직후인 6월 1주 차에 각각 최고치인 45%를 찍었지만, 이후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함께 하락세를 그려왔다. 역시 20대의 지지율 하락이 두드러졌다. 직전 조사에서 20대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33%로 민주당(24%)을 앞섰는데, 이번 조사에선 각각 29%, 32%로 오차범위 내에서 수치가 역전됐다.

지지율 하락세를 이끈 가장 큰 요인으로는 인사 스타일과 도어스테핑에서의 실언 논란이 꼽힌다.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이 본격화한 것은 6월 3주 차부터다. 이때 갤럽 기준으로 50% 선이 처음 무너져 49%를 기록했는데,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논란이 동시다발로 터져나오면서다. 용산 집무실 내에서 찍은 부부 사진을 팬클럽에 사적으로 전달하고, 권양숙 여사를 만나러 봉하마을에 갔을 때 지인을 대동하는 등 '비선' 논란이 제기됐다. 윤 대통령은 7월 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통해 지지율 반전을 노렸지만, 직후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부인 신 모씨가 민간인 신분으로 김 여사를 보좌하고 대통령 전용기에 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위기를 맞았다. 이후에도 잇달아 인사 논란이 터지며 지지율은 하락세를 굳혔다.

설상가상 정책 추진 분야에서 국민 신뢰도 떨어지고 있다.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기존의 폐쇄적인 대통령실 내 민정수석실 대신 투명한 행정안전부에서 경찰을 지휘하겠다는 주장을 폈지만, 여론은 '경찰 조직을 통제하려는 과도한 조치'(51%)라고 보고 있다. 정부에 공감하며 '권한 남용을 견제하기 위해 경찰국 신설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33%에 불과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지지율 상승을 이끌어냈던 '여성가족부 폐지' '불법 공매도 처벌 강화' 등 공약을 다시 꺼내들고 있지만 당장 민심을 잡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다. 무선(90%)·유선(10%)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11.1%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인혜 기자 /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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