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경찰대' 김순호, 초대 경찰국장에..'내부 반발 수습' 과제
김 국장 "국민 우려 잘 알고 있다..초심 지키고 소임 다할 것"
(서울=뉴스1) 박동해 이비슬 기자 = 행정안전부 초대 경찰국장에 비(非)경찰대 출신의 인사가 임명됐다. 그동안 경찰국 설치를 두고 경찰 내부의 반발이 극에 달했던 만큼 초대 경찰국장은 향후 행안부와 경찰 사이의 교두보 역할을 하며 경찰 직원들을 달래는 역할도 담당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행안부는 29일 김순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안보수사국장을 신설되는 경찰국 초대 국장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경찰국이 출범하는 8월2일부터 근무를 시작하게 된다.
경찰국 신설은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본인 직속으로 설치한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의 '경찰제도개선방안'에 따라 결정됐다. 자문위는 수사권 조정 등으로 커진 경찰권을 견제하기 위해 행안부 내부에 장관의 경찰 사무를 보좌할 조직이 필요하다고 보고 경찰국 신설 등을 권고했다.
행안부에 따르면 경찰국은 정부조직법에 규정된 행안부 장관의 경찰 관련 업무 수행을 지원한다. 먼저 행안부 장관은 경찰 관련 중요 정책과 법령을 국무회의에 상정하는데 경찰국은 이런 행안부 장관의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경찰 관련 주요 정책들을 검토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국은 또 총경 이상의 고위직 경찰 공무원에 대한 임명제청, 국가경찰위원회 안건 부의 및 재의요구, 경찰위원회 위원 임명제청, 자치경찰제도 운영 지원 등의 업무에 있어 행안부 장관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런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경찰국에는 국장을 비롯해 총괄지원과, 인사지원과, 자치경찰지원과 3개 과가 설치되며 총 16명의 인력이 배치될 예정이다. 16명 중 12명은 경찰 출신으로 채워진다. 인사지원과의 경우 과장을 비롯해 직원들 모두 현직 경찰이 임명된다.
행안부는 경찰국 신설과 청장지휘규칙 신설로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경찰에 대한 행안부 장관의 통제 권한이 명문화되면서 '비정상의 정상화됐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경찰의 주요 정책, 인사 등의 문제에서 행안부에 대한 '패싱'이 관행처럼 이뤄졌는데 이제 이런 잘못된 관행이 정상화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경찰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거세게 튀어나왔다. 경찰국 신설을 통해 경찰에 대한 정권의 입김이 강해지고 수사 업무를 담당하는 경찰의 중립성이 훼손돼 결국 국민들에게 피해가 갈 것이라는 것이 반대하는 경찰 직원들의 입장이다.
특히 일부 경찰들은 경찰국 설치를 두고 과거 내무부 소속의 치안본부 시설로 회귀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과거 고문, 간첩 조작 사건들을 비롯해 경찰이 정권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된다는 비판이 일면서 지난 1991년 내무부 산하의 치안본부가 외청으로 독립해 현재의 경찰청이 됐는데 경찰국 신설이 이런 역사적 흐름에 반한다는 것이다.
이런 반발 속에서 김 내정자는 어려운 첫발을 떼게 됐다. 김 국장은 자신에게 부여된 임무에 더해 경찰 내부의 반발도 수용하며 접점을 찾아야 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 국장이 경찰 현장 직원들과 경찰 수뇌부, 행안부를 이어줄 적임자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현재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준비단장을 맡고 있다. 인사청문회준비단장을 맡게 된 것도 비경찰대 출신의 주요직 진출을 요구하는 경찰 직원들의 의사가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 내부의 평가다.
특히 김 국장은 지난 21일 윤 내정자와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는 전국경찰직장협의회(경찰직협) 대표단 사이의 간담회 일정도 현장에서 조율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경찰직협 관계자는 현재 김 국장이 경찰 직원들을 대표하는 직협과 경찰 지휘부 간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며 경찰국장 임명과 관련해서는 출신 등을 고려해 봤을 때 다른 후보들 보다는 낫다는 평가를 내놨다.
다만 이 관계자는 "현재의 평가와 앞으로 경찰국장 역할을 얼마나 잘 소화해 낼지는 별개의 문제"라며 "잘해도 욕을 먹고 못 해도 욕을 먹을 텐데 책임이 막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국장은 "여러모로 많은 보직을 맡아왔는데 가장 부담이 큰 보직 같다"며 "그래도 누구든지 이 길은 가야 하는 길이다. 그래서 제가 임명된 것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가서 소임을 잘해볼까 하는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어울러 김 국장은 "경찰 동료들도 그렇고 국민들께서도 염려하고 우려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너무나도 잘 안다"라며 "초심을 잃지 않고 우리 경찰이 국민의 경찰로 더욱 전진해갈 수 있도록 디딤돌의 역할을 하는 경찰국이 되도록 소명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potg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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