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美 반도체법 통과에 웃지만..中 10년간 투자제한 우려
한국기업들 수혜 기대되지만
中공장 비중 커 우려 목소리
美기업도 반발해 조정여지 남아
◆ 지자체에 발목잡힌 韓반도체 ◆
미국 의회가 '반도체 칩과 과학법(반도체법)'을 최종 통과시키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는 세부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핵심 내용은 미국 내에 반도체 생산시설을 짓는 기업에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미국 정부가 책정한 지원금만 520억달러(약 68조원)에 달한다. 공장을 짓는 기업에는 25%에 달하는 파격적 세액 공제 혜택도 준다.
당장 수혜를 입을 대상으로 꼽히는 곳은 삼성전자다. 삼성은 지난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를 투자해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기로 하고 현재 지반공사를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주정부와 시정부, 교육청 등에서 지급하기로 한 인센티브는 확정 지었고, 이번 법안 통과로 추가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도 수혜가 예상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화상 면담에서 미국에 220억달러(약 29조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여기에는 150억달러 규모의 첨단 반도체 패키징 제조시설과 연구개발(R&D) 시설 등이 포함된다. 관련 시설을 구체적으로 어디에 지을 것인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번 법안 통과로 연방정부 지원과 함께 주정부 차원의 지원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이번 법안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가드레일 조항'이다. 중국을 포함한 '우려 국가(country of concern)'에 향후 10년간 첨단 반도체 시설을 짓거나 기존 시설에 추가로 투자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시스템반도체의 경우 28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의 공정에서 칩을 생산할 수 없도록 했다.
이렇게 되면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현지 사업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낸드플래시 메모리반도체 생산시설이 있고, 쑤저우에서는 테스트·패키징 공장을 운영 중이다. 시안 공장의 경우 삼성 낸드플래시 전체 생산에서 40%가량을 담당한다.
법안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반도체법의 수혜를 입게 되면 중국 현지 공장에 대한 추가 증설과 기존 시설 업그레이드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메모리반도체는 첨단 공정으로의 전환이 조금만 지연되더라도 경쟁력을 잃어 시장에서 주도권을 놓치게 될 우려가 크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가드레일 조항에 대해 중국에 생산기지가 있는 인텔과 마이크론 같은 미국 기업도 반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법안 시행 후 일부 조정될 여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반도체법 통과를 계기로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칩(Chip) 4' 참여 요구도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국내 반도체 수출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핵심 시장인 한국으로서는 참여 결정이 쉽지 않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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