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요리사가 밝힌 대통령 최애 음식..MB는 바비큐, 문재인은?

신수현 2022. 7. 29. 17:3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년간 대통령 식사 책임진
천상현 전 청와대 총괄셰프
故김대중부터 문재인까지
가장 오래 근무한 靑 요리사
"매일 새벽 5시반 기상했지만
맛있게 드시면 피로 가셔"

"청와대에서 요리사(셰프)로 근무하는 20년 동안 거의 매일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났어요. 대통령의 일정이 곧 제 일정이었습니다. 힘들 때도 있었지만 다시 태어나도 셰프의 길을 걸을 것 같아요." 천상현 전 청와대 총괄셰프(사진)는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천 셰프는 김대중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이던 1998년 만 서른 살에 청와대 셰프 중 최연소이자 첫 중식 셰프로 청와대에 입성해 2018년 7월까지 20년4개월 동안 청와대 셰프로 일했다. 역대 대통령 5명을 모신, 청와대에서 가장 오랜 기간 일한 셰프다.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셰프들 가운데 가장 높은 자리인 총괄셰프로 승진해 퇴직할 때까지 청와대 주방을 책임졌다. 지금은 서울 양재동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중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천 셰프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중식을 좋아해서 처음으로 중식 담당 셰프를 채용했는데 그게 저였다"며 "신원조회를 통과한 후 1998년 공무원으로 임용됐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청와대 주방팀에는 셰프만 한식, 일식, 중식, 양식 담당자가 1명씩 있고, 총괄셰프는 셰프를 포함해 주방 전체를 총괄하는 지휘자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천상현 셰프가 자신의 중식당에서 양장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천 셰프는 "청와대에서 근무하는 동안 잠잘 때도 전화기를 옆에 둘 정도로 매 순간 긴장의 연속이었고, 쉬는 날에도 대통령이 찾으면 청와대로 가야 했기 때문에 거의 항상 대기 상태였다"며 "가족과 여행도 쉽게 못 갈 만큼 대통령들을 위해 청춘을 바쳤지만 그래도 셰프가 천직이라고 생각하고 적성에 맞았기에 청와대 셰프로서 삶은 행복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청와대에는 대통령이 먹는 음식을 살펴보는 검식관도 있다고 설명했다. 천 셰프는 "조선시대 때 기미상궁이 있었던 것처럼 청와대에도 검식관이 있다"며 "다만 검식관이 매번 대통령 음식을 미리 먹는 것은 아니고, 주방의 유해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고 식재료의 신선도 확인 등에 더 집중한다"고 전했다. 그는 "최고의 동기부여는 대통령들의 칭찬이었다"며 "대통령들이 음식을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면 모든 고생이 눈 녹듯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역대 대통령들이 선호했던 음식에 관해서도 들려줬다. 천 셰프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홍어, 산낙지, 민어매운탕, 조기찌개, 양장피, 해삼요리를, 노무현 전 대통령은 막회, 김치찌개, 우거지된장국을, 이명박 전 대통령은 고기 특히 바비큐를, 박근혜 전 대통령은 가지덮밥, 채소탕면을, 문재인 전 대통령은 막회, 메밀국수, 한식을 즐겨 드셨다"고 말했다.

청와대에서 20년 동안 근무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운이라고 귀띔했다. 천 셰프는 "청와대에서 셰프를 채용할 때는 공고를 내는 게 아니라 누군가에게 추천을 받아 선발하는 구조라서 운이 좋아야 청와대 셰프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이루고 싶은 게 있을까. "누구나 집에서 간편하게 한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방법, 예를 들어 8시간 조리해야 하는 한식을 4시간 만에 만드는 비법을 알려주고 싶어요. 대통령들을 위해 요리를 했는데 이제는 대중을 위해 요리하고 싶습니다."

※ QR코드를 찍으면 '매일경제(매경5F)'에서 인터뷰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신수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