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리터당 148원 추가 인하 가능해진다..유류세 인하율 50%로 확대

국회 민생특위, 유류세 인하 법정한도 30→50%
기름값 진정세..당장 추가 인하 가능성은 낮아

국내 유가가 3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간 24일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서울시내 최저가 셀프주유소를 찾은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2022.7.24/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세종=뉴스1) 이철 기자 = 다음달부터 유류세 인하 법정 한도가 최대 50%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기획재정부의 유류세 운용폭도 커질 전망이다.

다만 최근 기름값 상승세가 꺾인 상황이고 세율을 낮출수록 재정건전성이 악화하기 때문에 정부의 신중한 검토가 예상된다.

국회 민생경제안정특별위원회는 29일 전체회의를 열고 유류세 인하폭 추가 확대를 위해 유류세 인하 법정 한도를 현행 30%에서 50%로 확대하는 내용의 교통·에너지·환경세법 일부개정안과 개별소비세법 일부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날 민생특위를 통과한 법안은 다음달 1일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2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기재부는 2024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유류세 세율을 50%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원래 리터(L)당 휘발유 820원, 경유 582원, LPG 204원의 유류세를 설정해 운영했었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세율을 20% 인하했고, 올해 초 우크라이나 사태 후 인하 폭을 법정 한도인 30%까지 올렸다.

최근 유가가 더 오르자 정부는 유류세 기준 세율을 기존 '높은 세율'에서 '일반 세율'로 조정했다. 이에 따라 37% 인하 효과가 발생했다. 정부가 쓸 수 있는 수단은 다 쓴 상태다.

개정안이 통과되고 정부가 인하폭을 현재 37%에서 50%까지 확대한다면 유류세는 휘발유 148원(516→368원), 경유 105원(369→264원), LPG는 37원(130→93원) 더 낮출 수 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이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열린 '제4차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주재,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2022.7.29/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다만 기재부가 유류세를 바로 인하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현재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다소 완화하는 흐름을 보이는 데다 국내 기름값 역시 유류세 인하 효과로 다소 하락하고 있어서다.

방기선 기재부 1차관은 이날 서울 수출입은행에서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열고 "유류세 인하 등으로 국내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이 어제(28일) 기준 1915원으로 하락했다"며 "현재의 가격하락세가 지속된다면 다음주엔 3월9일 이후 처음으로 1800원대 진입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회 역시 당장 유류세 인하를 정부에 압박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회 민생특위 의결 시 정부는 '법 개정 이후 탄력세율 조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자'는 내용의 부대의견을 달자고 제안했고 국회는 이를 받아들였다.

류성걸 특위 위원장은 "유류세 탄력세율이 50%로 조정됐을 때 유류세가 바로 낮춰진다는 오해가 있을 수 있어, 정부의 제안대로 부대의견을 달겠다"고 말했다.

유류세 인하로 세수가 감소하고 이로 인해 재정건전성이 악화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올해 상반기 교통세수는 지난해보다 2조9000억원 감소했다. 유류세 인하 폭이 추가로 확대되면 세수에 미치는 영향도 이보다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회도 지금 당장 유류세를 인하하라는 분위기는 아닌 것으로 안다"며 "추가로 유류세를 인하하는 것은 아직 결정되거나 계획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ir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