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예찬 "文의 사적 문자 공개됐어도, 난 해명 요구 안할 것"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이른바 ‘문자 유출’ 사태에 대해 장예찬 전 대통령직인수위 청년소통TF 단장과 주영진 SBS 앵커가 생방송 중 이견을 보이며 신경전을 벌였다.

주 앵커는 29일 오후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지지율 하락 요인으로 ‘권성동 대행 메시지 공개’ 이것도 등장하기 시작했다”며 장 전 단장의 생각을 물었다.

주영진 SBS 앵커(왼쪽)와 장예찬 전 대통령직인수위 청년소통TF 단장/SBS 유튜브

장 전 단장은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국민의힘’을 꼽았다. 그는 “(윤 대통령이)가급적 정치 이슈가 아닌 민생과 경제 이슈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정작 뉴스를 보면 정치 뉴스가 나오고 있다. 권성동 텔레그램 해프닝도 있고,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 사퇴도 있고. 대통령실이 민생과 경제에 포커스를 맞추고 싶어도 여의도 정치가 도와주지 않는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에서)정치적 이슈가 자꾸 터져서 경제·민생 문제가 가려지는 것에 대해 국민들이 피로감을 느끼는 게 아닐까. 텔레그램 문제가 터졌으니, 거기에 대한 맞춤 요법을 내는 게 아니라 당정 간의 호흡을 회복하고 가급적 경제·민생 외에 다른 이야기가 당정에서는 안 나오게 정치인들이 하나된 목소리를 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를 들은 주 앵커는 잠시 숨을 고른 뒤 이같이 말했다.

“장예찬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런 생각이 든다. 당정은 하나가 됐다는 게 지난 문자 메시지에 드러나 있지 않냐”

장 전 단장은 “또 시끄러워지지 않았냐”고 받아쳤다. 이에 주 앵커는 “당정이 시끄러워진 건 당정이 하나가 되지 않아서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주 앵커는 텔레그램 메시지 유출로 오히려 윤 대통령과 권 대행의 사이가 좋고, 당정이 잘 굴러가고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며 “이준석 대표 징계에 대통령 의중이 반영된 게 아니냐. 이 논란에 대해선 권 대행이 사과했는데 우리는 대통령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고 했다.

이에 장 전 단장은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문자 유출 사태에 대한)메시지를 낼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 뒤에도 문자 유출 사태에 대한 주 앵커의 질문은 계속됐다. 주 앵커는 이날 우상호 민주당 비대위원장의 발언을 읊었다. “문자를 보낸 사람이 윤 대통령인데, 왜 권 대행이 사과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윤 대통령이야말로 여권 내부에 총질한 셈 아니냐. 윤 대통령은 도어스테핑도 안 하고 사라졌다”

이에 대해서도 장 전 단장은 이번 ‘문자 유출 사태’를 권 대행만 입장을 밝히는 게 맞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문자 파동과 관련해 주된 문제는 ‘노출’”이라며 “대통령과 원내대표라고 해서 사적 의견 표출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담이 공개됐을 때, 하나하나 공적인 무게를 지고 책임을 질 수 있는 정치인은 없을 거다. 이 문제 핵심은 사적 대화를 아쉽게 노출한 부분에 있고, 노출한 권 대행이 책임을 지고 해당 내용의 오해까지도 설명하는 선에서 갈무리하는 게 맞다”고 했다.

그러자 주 앵커는 “윤 대통령이 대선 기간에 한 말 중에 기억에 남는 말은 ‘저는 숨지 않겠다’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였다. 그런데 이 사안에 대해 대통령의 생각을 들을 수 없다는 건 대통령이 대선 기간에 했던 말을 기억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아쉽다”며 “정정당당하게 내가 문자를 보낸 건 이런 이유였고, 이 문자로 인해 많은 논란이 생겼고, 그렇다고 한다면 그건 내 진의가 아니었다. 그렇게 이야기하고 지금 경제·민생 문제에 집중하겠다 이 부분은 당에서 빨리 수습하고 저는 저의 길을 가겠다고 하면 국민들이 잘 납득하지 않겠냐”고 다시 물었다.

장 전 단장은 “이런 문제까지 대통령을 소환하는 거 자체가 국정 운영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모습과 집중을 흐트리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항상 입장을 바꿔 생각하게 되는데 만약 문재인 정부 시절, 문재인 전 대통령과 다른 정치 관계자의 사적인 대화가 이런 식의 도촬, 촬영으로 인해 노출됐고 이것 때문에 문 전 대통령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면 제가 아쉽고 궁금하다고는 생각했을 거다. 그런데 문 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하면서 해명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을 거다”라고 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해서 비판을 받았는데 그건 공식석상에서 말한 거라 비판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이건 사안의 궤가 다르다. 왜 나와서 말하지 못하냐, 참모 뒤에 숨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윤 대통령이 참모 뒤에 숨지 않겠다고 한 건 국정 현안이나 여러가지 국가 정책 부분에서 내가 참모만 내세우지 않겠다고 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