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반도체 지원법 통과에 셈법 복잡해진 삼성·SK.."中 투자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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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도체 산업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반도체 및 과학법'(Chips and Science)이 의회 문턱을 넘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마냥 반기지 못하고 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 통과는 환영할 일"이라며 "미국에 투자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의 반도체 지원 법안으로 중국 투자가 어려워질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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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 세부 내용 확인해야" 지적도..지나친 낙관 '경계'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중국 반도체 산업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반도체 및 과학법'(Chips and Science)이 의회 문턱을 넘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마냥 반기지 못하고 있다.
미국 투자에서는 혜택을 누릴 수 있지만, 법안의 세부 내용이 나오지 않은 만큼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라는 분위기다. 특히 법안으로 인해 중국 투자에 제약이 생길 것을 경계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27일(현지시간) 상원에 이어 28일 하원까지 '반도체 및 과학법'을 통과시켰다. 이제 해당 법안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만 남기게 됐다.
법안이 발효되면 앞으로 미국은 반도체 산업 발전과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2800억 달러(약 367조9200억원)를 투입한다. 미국 내 반도체 시설 건립과 확장 지원은 물론 투자에 대해 25%의 세액 공제를 지원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미국 인텔을 비롯해 대만 TSMC, 텍사스에 공장을 증설하기로 한 삼성전자 등의 수혜를 기대했다. SK그룹도 미국 내 반도체 제조시설 투자 과정에서 혜택을 누릴 전망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170억 달러(22조1000억원)를 투자해 텍사스 테일러시에 신규 파운드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약 500만㎡(150만평) 규모로, 2024년 하반기 가동할 예정이다.
또 앞으로 20년간 텍사스주에 반도체 공장 11곳을 신설하는 내용의 중장기 계획도 세웠다. 약 2000억 달러(약 260조원)를 투자해 텍사스주 오스틴에 2곳, 테일러에 9곳의 반도체 생산공장을 새로 짓는 방안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화상 면담한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150억 달러(19조5000억원) 규모의 미국 반도체 제조시설 설립 계획을 밝혔다. 반도체 연구개발(R&D) 협력과 메모리 반도체 첨단 패키징 제조 시설 등 반도체 생태계 강화에 나선다.
이외에 인텔은 미국 오하이오에 200억 달러를, TSMC는 애리조나에 120억 달러를 투자해 신규 팹(Fab) 건설을 추진 중이다.
그동안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면서 투자가 지연됐지만 지원 법안이 통과로 공장 건설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 통과는 환영할 일"이라며 "미국에 투자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미 반도체 지원 법안이 통과되면서 삼성전자는 다양한 인센티브 제공에 의한 생산기지 현지화로, 고객기반 확대에 따른 중장기 수혜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업계는 지나친 낙관을 경계했다. 인센티브를 기대하지만, 세부 내용 확인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특히 미국의 반도체 지원 법안으로 중국 투자가 어려워질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은 국내 반도체 수출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핵심 시장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현지에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가동 중이다.
미국 인센티브를 받을 경우, 중국에 신규 팹 건설은 물론 장비 교체 등 소규모 투자마저 제약이 생길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도 "지원 법안 통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슨 내용이 담겼는지가 핵심"이라며 "인센티브를 받은 후 중국 투자가 막힌다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미국 투자는 글로벌 경제상황은 물론 지원 법안의 세부내용까지 다 보고 판단할 것"이라며 "지원에 따라 다른 부분에서 제약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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