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권성동체제 흔드는 '내부총질'..尹문자 직격탄

박정경 기자 2022. 7. 2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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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최고위원직에 물러나면서 국민의힘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직무대행 체제를 끝내고 비상대책위원회를 촉구하는 모양새다. 사진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228호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는 권 원내대표(왼쪽)와 배 의원. /사진=임한별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의 사적 문자 파문에 당내 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 가운데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최고위원직에 물러나면서 국민의힘은 권 원내대표의 직무대행 체제를 끝내고 비상대책위원회를 촉구하는 모양새다. 또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중징계에 대한 논쟁도 다시금 불거지며 당내 불화는 심각한 내홍으로 번지고 있다.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대표" 포착… 권성동, 흔들리기 시작?


윤 대통령이 텔레그램을 통해 권 원내대표에게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한 문자가 지난 26일 포착되면서 권 원내대표의 직무대행 체제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윤 대통령의 문자를 확인하는 권 원내대표. /사진=뉴스1
윤 대통령이 텔레그램을 통해 권 원내대표에게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한 문자가 포착되면서 권 원내대표의 직무대행 체제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국회사진기자단은 지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정부 질문에 참석한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휴대전화로 윤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인물과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는 장면을 포착했다.

사진에는 '대통령 윤석열'로 표시된 상대방이 권 원내대표에게 "우리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낸 모습이 담겼다. 권 원내대표는 이에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이후 윤 대통령과 자신이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이 언론에 공개되자 "저의 부주의로 대통령과의 사적인 대화 내용이 노출되며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은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라며 "국민과 당원동지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대통령께 국민의힘의 통 큰 양보로 국회가 정상화됐고 대정부질문에서도 의원님들 한 분 한 분의 열띤 질의를 통해 국민께서 힘들어하는 경제난을 이겨내려 애쓰고 있다고 말씀드렸다"며 "밤낮없이 민생 위기 극복에 애태우는 대통령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또 실천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尹 출범' 80일 만에 자진 사퇴한 배현진… "신속히 비대위로"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문자 파문은 곧 배 의원의 최고위원직 사퇴로 연결됐다. 사진은 29일 최고위원직 사퇴를 밝힌 뒤 서울 여의도 국회를 나서고 있는 배 의원. /사진=뉴스1
그러나 윤 대통령과 권 원내대표의 문자 파문은 곧 배 의원의 최고위원직 사퇴로 연결됐다. 이번 배 의원의 최고위원직 사퇴는 사실상 비대위 체제 전환을 종용한 의도로 해석된다.

배현진 의원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 직후 "윤석열 정부가 지난 5월 출범한 이후 국민들께서 많은 기대와 희망으로 잘 해보라는 바람을 심어주셨는데 (새 정부 출범한 지) 약 80일이 되도록 속시원한 모습으로 충족시켜드리지 못한 것 같다"고 전하며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어 "마땅히 책임져야 하고 끊어낼 것을 제때 끊어내지 못하면 더 큰 혼란이 초래된다고 생각한다"며 "지도부의 일원의 한 사람으로 책임지는 모습도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에 초선 의원들은 비대위 출범을 촉구하기 위한 성명서 준비에 나섰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초선 의원 63명이 모인 단체채팅방에서 비대위 전환을 요구하는 성명에 동의를 구한다는 글을 올렸다. 성명서의 핵심 내용은 '당의 혁신을 위해 최고위원직을 던진 배 의원의 결기를 높이 평가한다. 신속히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 당을 정상화시키자'다. 초선 의원들은 이르면 이날 오후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권 원내대표는 일부 최고위원 사퇴로 비대위를 출범하는 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사단법인 공정한나라 창립 발기인 총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과거의 전례는 최고위원들이 총사퇴를 한 후에 비대위가 구성이 됐다"며 "일부 (최고위원이) 사퇴한 상태에서 비대위가 구성된 전례는 없다"고 말했다.

만일 초선 의원들이 비대위 전환 요구를 강행한다면 비대위 출범 요건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당내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당헌·당규 96조에 따르면 비대위는 당 대표가 궐위되거나 최고위 기능이 상실되는 등 당에 비상상황이 발생한 경우 둘 수 있다. 이에 따라 '최고위 기능 상실을 두고 최고위원 전원이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과 '현재 최고위원 7명 중 과반 이상인 4명이 사퇴할 경우 해당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준석 중징계에… 윤리위 "구태정치 그만" 김용태 "당원 위에 있냐"


윤석열 대통령이 문자에서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로 표현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다시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사진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성 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에 대한 윤리위원회를 마친 후 회의실을 나서고 있는 이 대표. /사진=뉴스1
윤 대통령이 문자에서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로 표현한 이 대표도 다시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당원권 6개월 정지' 중징계 결정에 윤 대통령 의중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윤리위는 이 대표 중징계에 대한 비판에 대해 입장을 내놓으며 논란을 키웠다. 윤리위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윤리위의 징계 결정을 개인의 정치적 단상과 편견에 따라 정치적으로 왜곡과 폄하한 것도 모자라 소문과 억측으로 윤 대통령을 비롯해 소위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과 연계시키는 악의적 정치적 프레임 씌우기는 보장받아야 할 표현의 자유가 아닌 반드시 청산돼야 할 구태정치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폭과 같다' '당권 쿠데타 세력' '토벌돼야 할 반란군' '극렬 유튜브 농간에 넘어갔다' '쳐낸다는 소문이 돌았다'는 등 조악한 언어로 윤리위의 결정을 평가하는 것은 윤리위의 독립성과 공정성 훼손을 넘어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이 대표와 지지 세력을 비판했다.

이에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최고위원으로서 윤리위를 경고한다"며 "윤리위는 신성불가침 영역에 있는 조직이 아니고 윤리위의 판단이 존중받는 만큼 윤리위의 판단에 대한 당원의 판단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리위는 절대선이고 진리이니 왈가왈부는 구태정치인의 존재부정이라는 인식은 반민주적 생각"이라며 "윤리위의 결정에 비판의 목소리도 못 내면 국힘 윤리위는 당원 위의 절대적 존재인 것이냐"고 반문했다.

여권을 향한 더불어민주당의 공세도 강해지고 있다. 문자메시지 논란의 당사자인 윤 대통령이 함구하고 있는 데 대한 비판이 나왔다. 우상호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문자를 보낸 사람은 윤 대통령인데 왜 권성동 원내대표가 사과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문자 보낸 사람은 사과하지 않고 받은 사람이 사과하는 엉뚱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작 문제를 일으킨 대통령은 사라져 버렸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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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경 기자 p98081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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