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경선 한 달 레이스 시작..이재명·박용진·강훈식 '정치개혁' 첫 토론

김윤나영 기자 2022. 7. 2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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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의도)심 따로 있는 듯..여의도 정치 개혁"
박·강 '이재명 리스크' 우려..단일화 '동상이몽'
이재명, 박용진,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대표 후보가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통합 정치교체 추진위원회 당대표 후보자 초청 공개토론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당대표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한 이재명, 박용진, 강훈식 후보가 29일 본경선 한 달 레이스를 본격 시작했다. 초선인 이 후보는 ‘여의도 정치 혁신’을 내걸어 재선의 두 후보와 차별화를 도모했다.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생) 두 후보는 이 후보 사법 리스크를 우려하며 ‘이재명 대세론’을 견제했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구도를 흔들 수 있는 단일화에는 온도차를 보였다.

전날 예비경선을 통과한 세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국민통합 정치교체 추진위원회가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정치개혁안에 대한 정견을 발표했다. 세 후보가 한자리에 모여 공개 발언한 것은 전날 예비경선 통과 직후 처음이다.

이 후보는 발표에서 “초선의 대표 후보인 제가 거대양당 중심의 여의도 정치를 혁신하고 국민 주권주의에 부합하는 제대로 된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저도 여의도 정치에 익숙하지 못하고 지금도 매우 당황스럽다”며 “국민 또는 당원들의 생각과 여의도의 생각이 너무 다르다. 민심, 당심 말고 ‘여(여의도)심’이 따로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여의도 정치를 비판하면서 97세대 후보들의 ‘세대교체 프레임’에 대한 정면 돌파를 시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저는 기득권에 빚진 게 없어서 지금도 모든 영역의 기득권으로부터 총공격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기득권의 공격’으로 규정한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정치개혁안의 하나로 “다양한 의견을 억압하는 내부총질 프레임을 대한민국 정치에서 영원히 추방해야 한다”며 “‘수박’(겉과 속이 다른 정치인을 뜻하는 은어)이라는 말을 쓰지 말자. 우리부터 내부총질이라는 말을 쓰지 말자”고 제안했다. 강 후보는 “여야 합의를 통한 (정치개혁) 법제화를 이끌어야 한다”며 “우리만 높은 이상을 갖고 일방적으로 추진해서는 국민의 저항을 맞이한다”고 말했다. 두 후보 모두 팬덤 정치와 거리를 두자는 주장에 힘을 실은 것으로 해석된다.

두 후보는 이 의원 사법 리스크가 전당대회에 미칠 영향을 한목소리로 우려했다. 경찰이 이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의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수사 결과를 전당대회 기간인 8월 중순에 발표하기로 한 것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박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수사당국의 야당 전당대회에 대한 부당한 정치개입”이라며 “수사결과가 발표되면 이 의원이 정치탄압을 받는다는 역풍이 불 수 있다”고 말했다. 강 후보도 “이 후보에게 오히려 표가 몰릴 수 있다”고 했다.

두 후보는 반이재명 연대 전략에는 이견을 보였다. 박 후보는 이 의원의 사법 리스크, 셀프 공천 논란을 적극적으로 비판해왔다. 박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 의원에 대해 날카롭게 하고, 세게 논쟁도 거는 등 저의 장점이 도드라지게 하기 위한 과정을 조금 불편하더라도 이해하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박 후보가 쓴소리하면서 당의 중심을 잡으려고 노력한 것은 존중하지만, 반이재명 연대로는 못 이긴다”고 말했다.

단일화에 관한 두 후보의 생각도 다르다. 박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당원들에게 선택의 시간을 줄 수 있으려면 첫 투표가 시작되는 8월3일 이전에 단일화하면 가장 좋다”라고 밝혔다. 다음달 3일부터 강원·대구·경북 지역을 시작으로 한 달간 지역 순회 투표가 시작되는데, 사표를 줄이기 위해 속히 단일화하자는 주장이다. 강 의원은 국회 토론회 직후 취재진에게 “상대가 7할인데 1에 2를 더해 3이나 4를 만드는 단일화로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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