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경선 한 달 레이스 시작..이재명·박용진·강훈식 '정치개혁' 첫 토론
박·강 '이재명 리스크' 우려..단일화 '동상이몽'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당대표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한 이재명, 박용진, 강훈식 후보가 29일 본경선 한 달 레이스를 본격 시작했다. 초선인 이 후보는 ‘여의도 정치 혁신’을 내걸어 재선의 두 후보와 차별화를 도모했다.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생) 두 후보는 이 후보 사법 리스크를 우려하며 ‘이재명 대세론’을 견제했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구도를 흔들 수 있는 단일화에는 온도차를 보였다.
전날 예비경선을 통과한 세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국민통합 정치교체 추진위원회가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정치개혁안에 대한 정견을 발표했다. 세 후보가 한자리에 모여 공개 발언한 것은 전날 예비경선 통과 직후 처음이다.
이 후보는 발표에서 “초선의 대표 후보인 제가 거대양당 중심의 여의도 정치를 혁신하고 국민 주권주의에 부합하는 제대로 된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저도 여의도 정치에 익숙하지 못하고 지금도 매우 당황스럽다”며 “국민 또는 당원들의 생각과 여의도의 생각이 너무 다르다. 민심, 당심 말고 ‘여(여의도)심’이 따로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여의도 정치를 비판하면서 97세대 후보들의 ‘세대교체 프레임’에 대한 정면 돌파를 시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저는 기득권에 빚진 게 없어서 지금도 모든 영역의 기득권으로부터 총공격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기득권의 공격’으로 규정한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정치개혁안의 하나로 “다양한 의견을 억압하는 내부총질 프레임을 대한민국 정치에서 영원히 추방해야 한다”며 “‘수박’(겉과 속이 다른 정치인을 뜻하는 은어)이라는 말을 쓰지 말자. 우리부터 내부총질이라는 말을 쓰지 말자”고 제안했다. 강 후보는 “여야 합의를 통한 (정치개혁) 법제화를 이끌어야 한다”며 “우리만 높은 이상을 갖고 일방적으로 추진해서는 국민의 저항을 맞이한다”고 말했다. 두 후보 모두 팬덤 정치와 거리를 두자는 주장에 힘을 실은 것으로 해석된다.
두 후보는 이 의원 사법 리스크가 전당대회에 미칠 영향을 한목소리로 우려했다. 경찰이 이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의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수사 결과를 전당대회 기간인 8월 중순에 발표하기로 한 것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박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수사당국의 야당 전당대회에 대한 부당한 정치개입”이라며 “수사결과가 발표되면 이 의원이 정치탄압을 받는다는 역풍이 불 수 있다”고 말했다. 강 후보도 “이 후보에게 오히려 표가 몰릴 수 있다”고 했다.
두 후보는 반이재명 연대 전략에는 이견을 보였다. 박 후보는 이 의원의 사법 리스크, 셀프 공천 논란을 적극적으로 비판해왔다. 박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 의원에 대해 날카롭게 하고, 세게 논쟁도 거는 등 저의 장점이 도드라지게 하기 위한 과정을 조금 불편하더라도 이해하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박 후보가 쓴소리하면서 당의 중심을 잡으려고 노력한 것은 존중하지만, 반이재명 연대로는 못 이긴다”고 말했다.
단일화에 관한 두 후보의 생각도 다르다. 박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당원들에게 선택의 시간을 줄 수 있으려면 첫 투표가 시작되는 8월3일 이전에 단일화하면 가장 좋다”라고 밝혔다. 다음달 3일부터 강원·대구·경북 지역을 시작으로 한 달간 지역 순회 투표가 시작되는데, 사표를 줄이기 위해 속히 단일화하자는 주장이다. 강 의원은 국회 토론회 직후 취재진에게 “상대가 7할인데 1에 2를 더해 3이나 4를 만드는 단일화로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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