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이면엔 높은 은행 의존도..금융지주 '비은행 키우기' 특명

양성희 기자 2022. 7. 2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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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금융지주의 은행 의존도가 더 높아졌다.

그동안 금융지주들은 은행 쏠림을 개선하고 비은행 자회사를 키우려 애썼지만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도루묵'이 됐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반기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지주가 달성한 순이익에서 KB국민·신한·하나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1년 전보다 일제히 커졌다.

비은행 자회사를 잇따라 품은 금융지주들은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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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주요 금융지주의 은행 의존도가 더 높아졌다. 그동안 금융지주들은 은행 쏠림을 개선하고 비은행 자회사를 키우려 애썼지만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도루묵'이 됐다. 최대 실적을 냈지만 마냥 웃을 수 없다는 의견이다. 비은행, 비이자이익 강화가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반기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지주가 달성한 순이익에서 KB국민·신한·하나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1년 전보다 일제히 커졌다. △KB금융-국민은행 57.5→62.6% △신한금융-신한은행 56.1→61.9% △하나금융-하나은행 71.5→79.5%로 1년 사이 5.1~8%포인트 올랐다.

은행 의존도가 높아진 건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자이익 증가세가 두드러진 데다 주요 비은행 자회사인 증권사가 힘을 못쓴 결과다. 증권시장 침체가 계속해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가 없는 우리금융지주만 은행 의존도가 1년 전 90.1%에서 올 상반기 88.3%로 1.8%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맥락에서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사이 희비가 갈리기도 했다. 4대 금융의 상반기 이자이익 증가율은 1년 전 대비 17.3~23.5% 수준이었지만 비이자이익은 증권사가 없는 우리금융을 제외하고 7.7~33.5%의 감소율을 보였다.

호실적의 이면엔 높은 은행 의존도, 이자이익 의존도가 있어 금융지주들은 마냥 웃지 못하는 상황이다. 증권사 유무로 실적이 달라진 건 일시적인 만큼 우리금융도 추진 중인 증권사 M&A(인수합병) 작업을 서두를 방침이다.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부문 부사장은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현시점에서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비은행 부문 M&A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비은행 자회사를 잇따라 품은 금융지주들은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분을 100% 인수한 아시아신탁의 사명을 지난달 신한자산신탁으로 바꾸면서 그룹사 협업을 넓히기로 했다. 이어 자회사로 편입한 BNPP카디프손해보험의 사명도 이달부터 신한EZ손해보험으로 바꿔 달았다. 그룹사 시너지를 강화하는 차원이다.

은행과 비은행 자회사의 서비스 연계에도 주력한다. 은행 플랫폼에 비은행 서비스를 심는 식이다. 국민은행은 최근 KB스타뱅킹을 개편하면서 7개 계열사의 회원가입 기능을 만들었다. 스타뱅킹에 로그인 한 채로 KB증권 계좌를 개설하는 식이다. KB손해보험의 하루운전자보험 등 계열사 서비스도 41개 추가했다.

금융지주들은 김주현 금융위원장의 약속대로 금융규제가 풀어지면 비은행을 넘어 비금융 영역으로 사업을 넓혀 이익구조를 다변화할 방침이다. 지금도 국민은행이 알뜰폰, 신한은행이 배달 앱(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는 식으로 비금융 사업을 펴고 있는데 규제가 풀어지면 좀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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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희 기자 y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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