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중간' 맞습니까"..5G 통신요금 경쟁은?
SK텔레콤의 5세대 이동통신(5G) 신규 요금제가 최종 확정됐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SKT가 지난 11일 신고한 신규 요금제 5종을 승인했습니다. SKT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라서 새로 요금제를 출시할 때 이용자 이익 침해나 공정 경쟁 저해 소지가 없는지 정부 검토를 거쳐야 하는데 최종 관문을 통과한 겁니다. 신규 요금제는 다음 달 5일 출시됩니다.
중간 요금제 논란..데이터 24GB는 과연 ‘중간’인가? 5종의 신규 요금제 가운데 ‘베이직 플러스’는 단연 관심사입니다. 월 5만9천원에 데이터 24기가바이트(GB)를 제공하는 요금제입니다. 이 요금제는 최근 논란에 휩싸여 있습니다. 이 요금제를 흔히 ‘중간 요금제’라고 부르는데, 과연 중간이 맞느냐는 겁니다. 그럼 이런 논란은 왜 생겨났는지 볼까요.
이번 신규 요금제 5종 출시 전 SKT의 5G 요금제는 크게 보면 이렇게 양분돼 있었습니다. ● 월 5만5,000원 - 데이터 10GB 제공 ● 월 6만9,000원 이상- 데이터 110GB 이상 제공
한눈에 봐도 10~110GB 사이 요금제가 없죠. 그래서 ‘중간’이 없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그럼 중간은 어디일까요? 과기정통부 자료로 추산한 5G 이용자들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지난 5월 기준으로 27GB입니다. 27GB가 중간일 수 있다는 얘기죠. 물론 ‘평균’과 ‘중간’은 다를 수 있으니 20~30GB 또는 더욱 폭넓게 20~40GB를 중간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겁니다. 결국 다양한 중간 요금제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SKT는 중간 요금제로는 24GB를 내놨습니다. SKT는 데이터를 많이 쓰는 상위 1% ‘헤비 유저’를 제외한 나머지 99% 5G 이용자의 평균 이용량은 24GB보다 적고 이를 요금제에 반영했다는 입장입니다. 또 한 달에 11~24GB 이용자는 월 1만 원을 아끼는 효과도 있습니다. 하지만 월 데이터 24GB보다 조금 더 쓰는 많은 이용자는 기존 월 6만9,000원을 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월 30GB를 쓰는 이용자는 6GB 더 쓰자고 1만 원을 더 내야 하는 거죠. 이번에 출시되는 ‘베이직 플러스’(월 5만9,000원 24GB)는 기존 5만5,000원 요금제 대비 추가 요금 4천 원에 14GB를 더 제공하는 셈인데요.
중간 요금제, 왜 불붙었나? 5G 이동통신 출범 이후 꿈쩍 않던 요금제는 최근 두 가지 흐름 때문에 논란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는 인플레. 소비자들은 6%대 고물가에 고통 받고 있는데, 국민 전체 소비 생활에 영향을 주는 통신 요금, 특히 5G 요금은 중간이 없는 불합리한 점이 있다는 거죠. 그래서 정치권과 정부가 민생 대책의 하나로 5G 중간요금제 출시를 유도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하나는 통신 3사의 실적 고공행진.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3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합산해서 1조2천억 원을 넘을 전망입니다. 1년 전에 비해 7.5% 증가한 좋은 실적입니다. 이를 반영한 통신 3사의 올해 상반기 합산 영업이익은 2조5천억 원 정도로 예상됩니다. 통신 3사는 지난해에도 합산 영업이익 4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이런 호황은 5G 가입자 증가 요인이 큽니다. 과기정통부 통계에 따르면, 5G 가입자는 지난 5월 기준 약 2천4백만 명인데, 이들은 7만 원대 요금제 이용자가 많아 가입자 당 월평균 매출이 높습니다. 통신사엔 그만큼 이익입니다. 여기에 통신사들은 보조금을 비롯한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있어서 이익이 늘고 있습니다.
5G 요금제 다양화 필요..소비자 선택권 보장해야 이번에 SK텔레콤이 출시하는 24GB 요금제는 가입자 평균 사용량에 부족합니다. 그러다 보니 소비자의 선택권보다 통신사 매출 증대를 더 중시한 요금제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도 있습니다. 새 5G 요금제 출시 이후 SKT의 요금제를 정리해 볼까요.
●월 5만5,000원 - 11GB 제공 (요금 인상 없이 1GB 추가 제공) ●(NEW) 월 5만9,000원 - 24GB 제공 ●월 6만9,000원 이상 - 110GB 이상 제공
다시 봐도, 25~100GB 구간에 요금제가 없습니다. 5G 이용자들은 선택권을 제한받고 있는 셈이죠. 과기정통부도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중간 요금제가 필요하고 통신사들과 지속적으로 협의한다는 입장이니까요.
5G 요금제 문제는 KT와 LG유플러스도 비슷합니다. 대체로 중간이 없는 양분 구조입니다. KT와 LG유플러스도 다음 달 중에 새 요금제를 출시할 계획입니다. 이통 3사는 ‘중간’ 논란을 넘어서 소비자가 쓴만큼 요금을 지불하는 요금제,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하는 요금제를 내놓고 경쟁해야 합니다.
금기종 기자 (kum2001@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2/econo/article/6393413_3568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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