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P] 尹 "스타가 되라" 주문에 인터뷰·브리핑 나선 참모·장관들
윤석열 정부 참모들의 모습이 언론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대통령실이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지적됐던 윤 대통령의 '메시지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자주 언론에 나와 새 정부가 공유하는 가치와 정책을 국민과 공유해달라"고 주문했다.
좀처럼 얼굴을 보이지 않았던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24일 처음으로 출입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저 누군지 아시냐?"며 첫인사를 건넨 김 실장은 "우리 홍보수석이 '기자실에 와야 한다'고 해서 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LCD론'을 소개하며 '비서는 입이 없다'는 생각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실장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는 소자 하나하나가 발광해 빛을 일으키는 데 비해 LCD(액정표시장치)는 소자 하나하나가 발광하지 않지만, 백라이트가 있어서 빛을 비춘다"며 "비서실장도 백라이트 역할이 더 맞지 않는가"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우리 수석들도 열심히 나와 여러분과 소통을 많이 할 것"이라며 "그게 대통령의 뜻"이라고 했다.
김 실장이 언론과 공식적인 만남을 가진 건 새 정부 출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국정지지율이 하락하고 대통령실 인사 논란이 불거지자 '김대기 비서실장 책임론'이 도마에 올랐다. 이런 비판을 의식해 기자간담회를 연 것으로 보인인다.
장관들의 공개 행보도 잦아지고 있다. 출범 초부터 노출이 잦았던 한동훈·이상민 장관을 비롯해 원희룡 국토부 장관과 권영세 통일부 장관도 언론 인터뷰에 나와 부처별 주요 정책과 현안에 대해 직접 소통에 나섰다.
원희룡 장관은 지난 19일 주택 250만호 공급 계획을 비롯해 GTX, 심야 택시 탄력 요금제 등을 소개했다. 원 장관은 "출범 100일 내 도심에 주택을 250만 호 이상 공급하는 것이 가능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숫자보다 속도가 중요하다"며 "8월 15일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정치권 최대 이슈였던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에 대해 직접 대응하면서 대북 정책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권 장관은 지난 22일 '통일부가 사진을 공개해 이슈를 부추긴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여태 통일부는 북송할 때 대부분 사진을 공개했다"고 말하며 "사진을 공개하는 게 정상이고, 오히려 2019년 이 사건 관련해 국회 요청이 있을 때 (당시 통일부가) 사진 공개를 거부한 게 이례적"이라고 했다. 장관이 부처별 대통령 독대 업무보고를 마치고 브리핑룸을 찾아 기자들을 만나는 새로운 변화도 눈에 띈다.
대통령실 수석비서관들도 언론과의 접촉을 늘리고 있다. 지난 17일 최영범 홍보수석의 현안브리핑을 시작으로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은 대통령실 수석 중 처음으로 언론 인터뷰에 나섰다.
최 수석은 17일 브리핑에 나섰다. 이전까지는 대통령실 대변인단에서 메시지를 냈다. 탈북어민 강제 북송 사건이 대통령실과 전 정부의 진실 공방으로 번지자 최 수석이 직접 현안브리핑을 열고 전면에 나선 것이다. 최 수석은 브리핑에서 전날 "강제 북송이 아니다"고 주장한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27일 윤 대통령과 권성동 원내대표의 문자가 공개돼 논란이 불거진 이후에도 최 수석이 직접 브리핑을 열고 입장을 밝혔다.
강 수석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에 대한 해명과 지지율 하락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20일 강 수석은 "대통령실은 공개 채용 제도가 아니고 비공개 채용 제도, 소위 말하는 엽관제(로 채용을 한)다"며 "여러 가지 자질 능력 등을 평가한 뒤에 채용됐는데도 측근 지인 등을 비밀리에 채용한 것처럼 프레임을 씌워서 야당이 공격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또한 25일엔 국정 지지율 하락에 대해 "(대통령실에) 공무원 출신도 있고 전문가들도 있고 캠프 출신 멤버들도 있어서 서로 손발도 맞춰야 하다 보니까 부족한 점이 있을 것"이라며 "빨리 (손발을) 맞춰야 하는 게 저희들의 과제"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대통령실 참모들과 장관이 전면에 나서게 된 것은 그동안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꼽혔던 윤석열 대통령의 메시지 리스크를 없애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도어스테핑을 하며 언론과 접촉하는 윤 대통령이 모든 현안에 대응하기보다는 부처별로 직접 메시지 관리에 나서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의 발언은 짧고 간결해졌다. 20일 출근길 기자들과 만난 윤 대통령은 '대우조선 파업' 대응을 묻자 "거기에 대해선 답하지 않겠다"고 했다.
'스타가 많이 나오는 조직이 성공한 조직'이라는 지론을 밝혀온 윤 대통령의 주문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9일 국무회의에서 장관 및 수석들에게 "자신감을 갖고 언론에 자주 등장해서 국민에게 정책에 관해 설명하라"고 지시했다.
[어윤지 인턴기자/이상훈 정치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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