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시진핑 2시간여 통화.."미·중 모두 대만 문제는 피해가려 해"

"경제 문제 시급..양국 정상, 관계 계선 압박에 시달릴 것"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8일(현지시간) 2시간 넘게 통화한 가운데 사실상 양국 모두 대만 문제를 피해 가려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두 정상 간 통화는 대만 관련 현안, 우크라이나 전쟁, 기후 변화 등 세 가지 주제로 이뤄졌다.

독일 마셜재단 아시아 프로그램의 보니 글레이져 중국 전문가도 "대만과의 대화 부분은 지난 대화와 매우 유사했다"며 "시 주석의 경고는 확대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바뀌지 않았고, 미국은 여전히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백악관 관계자는 이들이 통화에서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직접 언급했는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중국 정부는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해 중국의 군사적, 경제적 위협이 증가할 경우 미칠 영향에 대해 경고한 것을 전해졌다.

외교 전문가들은 이번 통화에서 두 정상이 대만 문제를 두고 크게 충돌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신미국안보센터의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자 제이콥 스톡스는 "두 정상이 직접 만나지 않고 전화를 통해 대화를 나눴다면 그 온도는 다소 낮았을 것"이라며 "그러나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등 양국 간 긴장을 유발할 요인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크레이그 싱글턴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연구원도 "미국과 중국 모두 심각한 경제적 역풍에 직면하면서, 두 정상은 양국 관계를 안정시키기 위한 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중국이 더 심각한 군사 행동을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징후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외교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미중 관계가 험난한 시기에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의도하지 않은 충돌을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헤리티지 재단 아시아연구센터의 딘 쳉 수석연구원은 "그들은 펠로시 의장의 비행기를 격추시킬 수도 있고, 그가 대만에 있는 동안 대만을 침공할 수 있다"며 "중국이 군사 비행을 늘리는 등 위협적인 메시지를 보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