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사퇴'에 與 초선' 직무대행→비대위' 전환론 분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최고위원회에서 사퇴를 선언하면서 권성동 직무대행 지도체제에 변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당내에서 초선의원들을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로의 전환을 촉구하는 논의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날 오전 박수영 의원은 초선의원 63명이 모인 단체 채팅방에서 "최근 일련의 사태에 대해서 신속한 비대위 전환을 요구하는 성명서에 동의를 받고 있다"며 성명서 초안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국민께서 국민의힘에 보내주셨던 지지사 냉소와 실망으로 변하고 집권초기 개혁동력을 상실할까 매우 우려스럽다"며 "오늘 당의 혁신을 위해 최고위원직을 던진 배현진 의원의 결기를 높이 평가한다. 현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은 신속히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 당을 정상화시키고 윤석열 정부의 개혁입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는 데 매진하는 것"이라고 동참을 호소하는 내용이 담겼다.
초선 의원들은 의견을 모아 이르면 이날 중으로 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소속 한 초선 의원은 이날 머니투데이 the300과 전화에서 "초선 의원들이 현재 '조속히 비대위 체제로 가야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서를 준비 중"이라며 "발표 시점은 이르면 오늘 오후 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어 "현재 성명서에 참여할 인원을 점차 늘려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대한 많은 초선 의원들의 의견을 모아 발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사단법인 공정한나라 창립 발기인 총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로 전환하기 위해 최고위원 전원 총사퇴를 해야 가능하다는 말과 최고위원 4명 이상만 사퇴하면 된다는 얘기가 있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과거의 전례는 최고위원들이 총사퇴를 한 후에 비대위가 구성이 됐다. 일부 (최고위원이) 사퇴한 상태에서 비대위가 구성된 전례는 없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 96조에 따르면 비대위는 당 대표가 궐위되거나 최고위 기능이 상실되는 등 당에 비상상황이 발생한 경우 안정적인 당 운영과 비상상황의 해소를 위해 둘 수 있다. 이에 최고위 기능 상실을 두고 최고위원 전원이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과 현재 최고위원 7명 중 과반 이상인 4명이 사퇴하면 해당된다는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권 원내대표는 "당헌·당규상으로는 기획조정국에 유권해석을 좀 더 받아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아직 기획조정국에 관련 해석을 요청하진 않은 상태다. 다만 배 의원을 시작으로 최고위원 사퇴자가 추가로 나올 경우 비대위 구성 요건이 됐다는 일각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현재 국민의힘 최고위원에는 이날 사퇴를 선언한 배 의원외 정미경 최고위원, 조수진 최고위원, 윤영석 최고위원, 김용태 최고위원까지 총 5명이다.
조 위원은 최고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로 가려면 전원이 사퇴해야하는 수밖에 없다는 말씀을 드렸고 여기서도 드린다"며 본인의 사퇴여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조 위원은 이후 페이북에 글을 올려 "지난해 6·11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이후 저는 당을 위해 언제든 헌신하고 희생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김기현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중차대한 시기에 우리 당 지도부가 땀 흘리며 일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돕기는커녕 도리어 부담을 지워드려 마음이 무겁기 짝이 없다"면서도 "지도 책임을 진 사람에게 선당후사, 선공후사는 어떤 경우에도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비상시기고 비상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혀 비대위 체제에 힘을 실었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오전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나와 '권 원내대표가 다음 주 월요일쯤 의원총회를 열어 재신임을 묻겠다고 했는데 재신임이 안 되면 바로 조기 전당대회로 가는 건 어떻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다른 방법은 없다"며 조기 전당대회에 힘을 실었다. 이는 앞서 "권 직대체제로 흔들림 없이 가야 한다"며 권 원내대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선회한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날 기자단 공지를 통해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월요일 의원총회 소집계획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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