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사퇴'에 與 초선' 직무대행→비대위' 전환론 분출

김지영 기자, 서진욱 기자, 안채원 기자 2022. 7. 29.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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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9일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 80여 일이 되도록 속시원한 모습으로 국민들께 기대감을 총족시켜드리지 못한 것 같다"며 최고위원직 사퇴를 밝힌 뒤 국회를 나서고 있다./사진=뉴스1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최고위원회에서 사퇴를 선언하면서 권성동 직무대행 지도체제에 변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당내에서 초선의원들을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로의 전환을 촉구하는 논의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배 최고위원은 29일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 80여 일이 되도록 속 시원한 모습으로 국민들께 기대감을 총족시켜드리지 못한 것 같다"면서 최고위원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어 "당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그동안 많은 애정과 열정으로 지적해주셨던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굉장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초선들 "배현진 사퇴 결기 높이 평가"…오늘 비대위 촉구 성명 준비
최근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 발언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이 이준석 대표를 두고 '내부총질 하는 당대표'라고 겨냥한 권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문자가 공개유출 되면서 권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이에 초선의원들을 비롯한 당 내부에서 조기 전당대회를 위한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 박수영 의원은 초선의원 63명이 모인 단체 채팅방에서 "최근 일련의 사태에 대해서 신속한 비대위 전환을 요구하는 성명서에 동의를 받고 있다"며 성명서 초안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국민께서 국민의힘에 보내주셨던 지지사 냉소와 실망으로 변하고 집권초기 개혁동력을 상실할까 매우 우려스럽다"며 "오늘 당의 혁신을 위해 최고위원직을 던진 배현진 의원의 결기를 높이 평가한다. 현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은 신속히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 당을 정상화시키고 윤석열 정부의 개혁입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는 데 매진하는 것"이라고 동참을 호소하는 내용이 담겼다.

초선 의원들은 의견을 모아 이르면 이날 중으로 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소속 한 초선 의원은 이날 머니투데이 the300과 전화에서 "초선 의원들이 현재 '조속히 비대위 체제로 가야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서를 준비 중"이라며 "발표 시점은 이르면 오늘 오후 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어 "현재 성명서에 참여할 인원을 점차 늘려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대한 많은 초선 의원들의 의견을 모아 발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 지도체제에 대해 초선 의원들이 나서는 이유에 대해서는 "당이 이렇게 엉망인 상황에서 초선들 움직임 너무 없었다"며 "(그동안)의원들 누구하나 눈치보면서 결단을 못 내리고 있다는 당원들과 지역의 목소리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당 초선 의원들이 지도 체제 혼란 수습을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그 대안으로 비대위 체제에 힘을 싣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권성동 버티기 "일부 사퇴로 비대위 구성 전례 없다"
이같은 상황에서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에서 비대위 체제로 전환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대해 권 원내대표는 당헌·당규의 전례를 들고 나왔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사단법인 공정한나라 창립 발기인 총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로 전환하기 위해 최고위원 전원 총사퇴를 해야 가능하다는 말과 최고위원 4명 이상만 사퇴하면 된다는 얘기가 있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과거의 전례는 최고위원들이 총사퇴를 한 후에 비대위가 구성이 됐다. 일부 (최고위원이) 사퇴한 상태에서 비대위가 구성된 전례는 없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 96조에 따르면 비대위는 당 대표가 궐위되거나 최고위 기능이 상실되는 등 당에 비상상황이 발생한 경우 안정적인 당 운영과 비상상황의 해소를 위해 둘 수 있다. 이에 최고위 기능 상실을 두고 최고위원 전원이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과 현재 최고위원 7명 중 과반 이상인 4명이 사퇴하면 해당된다는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권 원내대표는 "당헌·당규상으로는 기획조정국에 유권해석을 좀 더 받아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아직 기획조정국에 관련 해석을 요청하진 않은 상태다. 다만 배 의원을 시작으로 최고위원 사퇴자가 추가로 나올 경우 비대위 구성 요건이 됐다는 일각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국회를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 2022.7.2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견 갈리는 최고위원 5人…총사퇴는 '미지수'
하지만 최고위원들의 총사태가 아닌 배 의원 개인의 사퇴만으로는 비대위 체제로의 전면 전환은 무리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다른 최고위원들의 거취가 중요해지고 있다.

현재 국민의힘 최고위원에는 이날 사퇴를 선언한 배 의원외 정미경 최고위원, 조수진 최고위원, 윤영석 최고위원, 김용태 최고위원까지 총 5명이다.

조 위원은 최고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로 가려면 전원이 사퇴해야하는 수밖에 없다는 말씀을 드렸고 여기서도 드린다"며 본인의 사퇴여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조 위원은 이후 페이북에 글을 올려 "지난해 6·11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이후 저는 당을 위해 언제든 헌신하고 희생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김 위원은 "최고위 회의에서 나는 (최고위원직) 안 그만둘 것이라고 말했다"며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가 안정화로 접어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은 "(당헌당규에) 명시된 것이 없다"며 "만약 3명이 남으면 과반만 있으면 의결할 수 있고 1명이 남아도 최고위는 원칙적으로는 유지되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차기 당권 주자들도 거들어 …김기현 "비상조치 필요", 안철수 "다른 방법 없어"
비대위 체제 전환에 대해 차기 당권 주자들도 거들고 나섰다.

김기현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중차대한 시기에 우리 당 지도부가 땀 흘리며 일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돕기는커녕 도리어 부담을 지워드려 마음이 무겁기 짝이 없다"면서도 "지도 책임을 진 사람에게 선당후사, 선공후사는 어떤 경우에도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비상시기고 비상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혀 비대위 체제에 힘을 실었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오전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나와 '권 원내대표가 다음 주 월요일쯤 의원총회를 열어 재신임을 묻겠다고 했는데 재신임이 안 되면 바로 조기 전당대회로 가는 건 어떻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다른 방법은 없다"며 조기 전당대회에 힘을 실었다. 이는 앞서 "권 직대체제로 흔들림 없이 가야 한다"며 권 원내대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선회한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날 기자단 공지를 통해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월요일 의원총회 소집계획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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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kjyou@mt.co.kr, 서진욱 기자 sjw@mt.co.kr,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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