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어민 강제북송 '위법' 언급한 검찰 "26년 전 판례 있다"

김효정 기자 2022. 7. 2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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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탈북어민 강제북송'은 위법하다는 데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특히 '귀순 의사를 밝힌 탈북민을 북송한 것이 위법하냐'는 취재진 질문에 "북한의 해외공민증을 가진 사람은 외국인이라는 입증이 없는 이상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강제퇴거할 수 없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례가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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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 통일부는 12일 문재인 정부 시절 발생한 '탈북어민 북송'이 잘못된 조치였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하면서도 구체적인 근거에 대해서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는 이유로 즉답을 피했다. 사진은 지난 2019년 11월 북한 선원 2명이 동료 16명을 살해하고 탈북해 귀순 의사를 밝혔으나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 하는 모습. (통일부 제공) 2022.7.12/뉴스1

검찰이 '탈북어민 강제북송'은 위법하다는 데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서울중앙지검 청사에서 진행된 비공개 정례 브리핑(티타임)에서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여러 대법원 판례를 들어 검찰 의중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검찰 관계자는 특히 '귀순 의사를 밝힌 탈북민을 북송한 것이 위법하냐'는 취재진 질문에 "북한의 해외공민증을 가진 사람은 외국인이라는 입증이 없는 이상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강제퇴거할 수 없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례가 있다"고 답했다.

검찰이 제시한 판례는 1996년 대법원 판결(96누1221)이다.

판례는 북한의 신분증인 공민증을 발급받은 사람에게 출입국관리법을 근거로 강제퇴거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판시하고 있다. 북한법에 의해 북한국적을 취득했더라도 북한지역은 헌법에 따른 대한민국 영토이고, 대한민국의 주권이 미치기 때문에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고 유지하는 데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판단이다.

판례는 더 나아가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대한민국 밖으로 강제퇴거 시키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지 않은 외국인이라고 단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다른 나라의 여권을 소지하고 대한민국에 입국했더라도 당초 대한민국 국민이었던 점이 인정되는 이상 다른 나라의 여권을 소지한 사실 자체만으로는 그 나라의 국적을 취득했거나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한 것으로 추정·의제되지 않는다고 봤다.

남북한 특수관계를 고려해 탈북어민들을 준외국인으로 보고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강제퇴거 했다는 이전 정부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영토조항인 헌법 제3조와 이 판례에 따르면 북한 주민은 북한 국적이 있어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정부가 대한민국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헌법상 의무를 져버린 셈이다.

검찰 관계자는 "헌법상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때는 법률에 근거하도록 돼 있고 제한 사유도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등으로 정해져 있다"며 "국민의 기본권을 법률상 근거 없이 제한하거나 침해했다면 위법한 게 아니겠느냐"고도 했다.

법령해석 주무부처인 법무부도 당시 청와대의 법리검토 요청에 "외국인을 전제로 하는 출입국관리법상의 강제출국 조치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당시 법무부는 북한 주민의 국내입국을 지원하도록 한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비정치적 범죄자 등에 대해 국내입국을 지원할 의무는 없지만 이미 입국한 이상 이들에 대한 강제출국은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법무부에 법리검토를 요청한지 3시간 만에 탈북어민들을 북으로 송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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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정 기자 hyojh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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