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초선들 "비대위 전환해야"..권성동 "일부 사퇴로 비대위 구성한 적 없어"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 원내대표실에서 최고위원 간담회를 마치고 나와 최고위원직 사퇴 의사를 밝힌 뒤 국회를 나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지도부 체제를 두고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당내 초선 의원들 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초선의원 일동은 29일 오전 성명서를 내고 "오늘 당의 혁신을 위해 최고위원직을 던진 배 의원의 결기를 높이 평가한다"며 "최고위원직을 던진 결단을 존중하며 신속한 비대위 전환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일부 사퇴한 상태에서 비대위가 구성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 성명에 동참한 초선 의원들의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초선 의원들이 뜻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성명서에 따르면 초선 의원들은 연일 지속되는 당 지도부의 실수가 보도되고 있고, 윤석열 정부에서 발표하는 주요 정책들이 정쟁에 묻히고 있어 정부 개혁 동력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은 신속히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 당을 정상화하고 윤석열 정부의 개혁 입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는 데 매진하는 것"이라며 "당 지도부를 포함한 당원 여러분이 당을 살리려는 초선의원들의 충정에 동참해달라"고 덧붙였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국회를 나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에 권 대행은 비대위 체제 전환 가능성을 일축했다.

권 대행은 같은 날 오전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사단법인 공정한 나라 창립 발기인 총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 비대위 체제 전환에 대한 입장'을 묻자 "과거의 전례는 최고위원들이 총사퇴를 한 후에 비대위가 구성됐다"며 "일부 (최고위원이) 사퇴한 상태에서 비대위가 구성된 전례는 없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 제96조에 따르면 비대위는 당 대표가 궐위되거나 최고위 기능이 상실되는 등 당에 비상상황이 발생한 경우 이를 해소하기 위해 둘 수 있다. 전자의 경우 이준석 대표의 당원권 6개월 정지 중징계를 '궐위'가 아닌 '사고'로 해석했기 때문에 해당 사항이 없다. 다만 최고위원 7명 중 4명 이상이 사퇴할 경우 최고위 기능이 상실됐다고 판단돼 후자에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배현진 최고위원이 사퇴했으며, 나머지 최고위원 3명이 추가로 사퇴할 경우 비대위를 구성할 수 있지 않으냐는 해석이 나온다.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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