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은 내 개인정보로 무얼 하고 있을까? [The 5]
‘우리가 시간이 없지 관심이 없냐!’ 현생에 치여 바쁜, 뉴스 볼 시간도 없는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뉴스가 알려주지 않은 뉴스, 보면 볼수록 궁금한 뉴스를 5개 질문에 담았습니다. The 5가 묻고 담당 기자가 답합니다.▶▶주간 뉴스레터 휘클리 구독신청 https://bit.ly/3qnllp8
메타플랫폼이 운영하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최근 개인정보 제공 동의를 공지했는데요. ‘맞춤형 광고’ 등에 사용할 개인정보를 수집하겠다면서, 동의하지 않으면 향후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다고 통보해 이용자들의 원성을 들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지난 28일 서비스 제공을 전제로 동의를 강제한 부분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수집하는 개인정보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는 점에선 논란이 계속될 걸로 보입니다. 맞춤형 광고가 대체 뭐길래 이 ‘난리’를 겪는 걸까요? 메타가 가져가려는 정보는 무엇일까요? 경제산업부 빅테크팀 정인선 기자에게 물어봤습니다.
[The 1] 메타가 ‘개인정보 제공 동의 안 하면 서비스 중단’ 방침을 철회하기로 했죠? 개인정보 자체는 계속 수집하겠다는 건가요?
정인선 기자: 네. 지난 28일 메타는 ‘정보 제공 미동의시 서비스 제공 불가’ 방침에 대해 철회 입장을 밝혔습니다.앞서 메타가 ‘맞춤형 광고’ 등을 목적으로 광범위한 정보 수집에 나서면서 동의를 사실상 강요하자 이용자들이 ‘페북 탈퇴’ 선언을 하는 등 반발했는데요. 여기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조사에 나서고 여론이 악화되자 새 약관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서비스 이용은 가능하도록 한발 물러선 모양새입니다. 그러나 폭넓은 개인정보 수집과 이용은 계속하겠다는 뜻이라서, 논란은 이어질 거로 보입니다.
[The 2] 기존에 가져가지 않던 정보를 이번에 새롭게 가져가려던 건가요?
정인선 기자: 아닙니다. 예전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져간다기보다는, 원래 가져가던 걸 이번에 더 명확히 알리고 동의를 구하려던 것으로 보는 게 맞습니다. 최근 국내에서 관련 규정이 바뀌었거든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지난 3월에 지침을 개정했는데요. 마케팅 활용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하려면 이용자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하고, 어떤 정보를 왜 수집하고 어디에 사용하는지를 미리 알려야 해요.
국외 데이터 센터로 정보를 이전하거나 ‘맞춤형 광고’를 위해 활용한다면 사전에 고지하는 걸 반드시 포함하게 했고요. 그 규정에 맞추기 위해 이번에 절차를 중간에 두려던 건데, 사람들이 그 전에는 잘 모르고 동의를 하고 이용해 오던 걸, 한 번 더 묻는 절차를 거치게 되니까 ‘이거 해도 되나?’ 의문을 가지게 된 거죠.
[The 3] 그럼 메타가 가져가고 있는 정보는 어떤 것들이죠?
정인선 기자: 이용자가 남긴 게시글과 댓글뿐만 아니라 친구 목록, 어떤 앱이나 브라우저로 페이스북에 접속했는지, 어떤 휴대전화 기기를 쓰는지 등인데요. 이를 광고에 사용합니다. 구체적 예시를 들자면, 이용자가 삼성전자의 제트 플립을 쓰는지 아이폰을 쓰는지를 수집하는 겁니다. 이용하는 폰의 종류는 소비 성향을 추측하게 하는 중요한 정보잖아요.
저는 지금 아이폰10을 쓰고 있는데, 그 정보를 광고주에게 주면 ‘이 이용자는 최신 기기를 사는 데 관심이 없구나’를 알 수 있는 거죠. 또는 ‘아이폰10을 쓰고 있으니 폰을 바꿀 때가 됐네. 최신 폰 광고를 자주 띄워줘야겠다’ 할 수도 있고요. 이용자 상황에 맞춘 광고가 가능해지는 거죠. 광고 효과가 높아질수록 광고주들이 몰리고, 메타의 수익은 늘어나게 되는 거고요.
[The 4] 아이폰 제조사인 애플이 지난해 개인정보 처리 방침을 강화한 것도 이번 사태에 영향이 있는 건가요?
정인선 기자: 그렇습니다.앱 이용자가 사전에 동의해야만 페이스북 같은 앱이 이용자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애플이 지난해 정책을 바꿨어요. 이용자들은 당연히 개인정보 수집을 거부하기 시작했죠. 사실상 애플이 맞춤형 광고에 제동을 걸면서, 페이스북의 광고 매출은 실제 줄어들고 있고요. 메타는 지난 28일 올해 2분기 매출 실적을 발표했는데, 전년 동기 대비 1% 줄어든 288억2200만달러(37조5000억원)였습니다. 분기 매출이 감소한 것은 사상 처음인데요. 이번 사태는 매출 감소를 방어하려다 벌어진 측면이 있는 거죠.
[The 5] 다른 사이트들은 어때요? 유독 페이스북만 이러는 건가요?
정인선 기자: 다른 사이트들의 상황도 비슷합니다. 예를 들어, 저는 온라인 쇼핑을 많이 하거든요. 그중에 국외 기업이 운영하는 나이키, 아디다스, 이케아 등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올해 봄 정도부터 페이스북과 마찬가지로 개인정보 국외 이전 관련 동의 절차를 공지하고 있었습니다. 또 구글도 페이스북처럼 맞춤형 광고를 주요 수익 창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데요. 검색 행태를 통해 사람들의 관심사를 파악해 활용하는 겁니다. 결국 다 개인정보가 기반이 되는 건데요. 광고로 수익을 올리는 글로벌 IT 기업들의 ‘숙명’인 거죠.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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