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차, 받을 수 있을까요?..앞으로가 문제
기존 매각 선박 '반짝' 정상 운항..다음은?
"8월 1일 이후 운항, 탁송 추이 추후 결정"
"우선 8월 1일까지 매각 대상 선박을 정상 운항하고 차후 선박 운항 계획을 추후 결정하기로 화물선사와 탁송업체 그리고 해양수산관리단 등 관련 기관에 통보하여 왔다"는 게 제주해양수산관리단의 설명입니다.
28일 제주-목포노선 등을 오가는 화물선 매각 추진으로 인해 차량 탁송 불편이 예상된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우선 매각 해운사 소유로 선박을 정상 운행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습니다.
하지만 기한은 '8월 1일'까지입니다.
탁송 부문에 대한 언급이 별도 없는데다 여전히 민원이 이어지는 상황이어서, 현장 불만이 쌓여 가고 있습니다.
갑작스런 운항 중단 통보 '불똥'
제주를 찾는 차량 이용 관광객들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가뜩이나 항공권 요금 인상으로 좌석난이 불거지면서 자차 이용객들의 선박 이용이 크게 늘었다고 하는데 난데없이 떨어진 '운항 중단' 통보 때문입니다.
차량이나 화물 등을 운송하는 탁송업체가 난감한 상황이 벌어져 버렸습니다. 한두 곳이 아닙니다.
대체수단이 마땅한 것도 아닙니다.
말 그대로 '성수기'를 맞아 빈 배를 찾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 곤란한 처지입니다.
하루 예약만 100여 대.."대체편도 없어"
제주와 진도, 목포노선 뱃길을 오가는 화물선을 두고 빚어진 상황입니다.
제주에서 한달살이 등 차량 운반 탁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오모씨는 27일 밤 갑작스런 문자 통보를 받았습니다.
J탁송업체에서 이들 노선에서 사전 예약된 일정들의 일시 취소를 통보해 왔기 때문입니다.
업체 측은 화물 운송 계약을 맺은 J선사가 갑자기 다른 선사에 화물선을 매각하게 되면서, 부득이 운항 불가를 통보하게 됐다며 비용 환불 등 조치 입장을 전해왔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고객 대부분 한달살기 등 장기 체류 일정이 많아, 불투명한 운항 일정이 가져올 파장이 크다는데 있습니다.
하루 예약건만 100대 수준으로, ‘7말8초’ 성수기가 맞물려 탁송 물량 해소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오씨는 "하루 쌓인 예약들만 많게는 100여 건, 100여 대라고 보면 된다. 대부분 예약자들이 제주 한달살기들이 많다. 지난달 10일에 들어왔다면, 8월 10일 나가야 하는데, 그기간에 예약일정이 불투명해서 고객들이 불안해하는 것"이라며 "그렇다고 여객선들 여유가 있는게 아니라, 이미 한두달 치 예약이 만석인 상황이어서, 난감한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서둘러 계약된 고객들과 연락을 취하고, 나갈 수 있는 배편들을 섭외해 봤지만 차량 선적이 가능한 일정들이 없어 고민이 커지고 있습니다.
여행 관련 인터넷 카페 등 항의글 잇따라
갑작스런 탁송 중단 통보로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됐다는 사례는 잇따랐습니다.
제주 여행 관련 인터넷 카페 등에 탁송 취소에 따른 항의 글이 이어지고, 연락이 닿지 않자 탁송업체를 찾는 관광객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선박 매각 등 관련 절차를 담당하는 제주해양수산관리단에 직접 항의하거나 전화 문의가 계속됐습니다.
해양수산관리단 관계자는 "해당 제주-목포 등 노선을 운항하는 업체와 매입 대상업체간 소유권 이전 등을 둘러싼 행정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소유권 이전 절차는 차치하고, 선박 증.감편에 대한 별도 요청도 없다. 우선 매각 이전까지 기존 업체가 운항하고 이후 매입 업체가 운항할 것으로 안다"고 뱃길 운항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갑작스런 매각 통보 탁송 중단"..대책 '난감'
탁송 문제는 '진행형'입니다.
탁송업체 측은 앞서 고객 공지를 통해 선박회사가 사전 고지 없이 매각 사실을 하루 전에야 통보했다는데서 탁송 중단이 불가피하다고 밝혔습니다.
매각이 결정된 후 하루 전에야 운항할 수 없다는 통보가 전해졌고, 선박을 매수한 회사는 면허와 소유권 이전 절차 등으로 인해 이른바 '무적상태'가 되면서 재운항 일정이 불투명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탁송업체는 선박 매각으로 인해 서비스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29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탁송 서비스 예약고객들에게 예약 취소가 불가피하다며 전액 환불조치 등을 통지했습니다.
이미 숙소나 항공편을 예약하거나 탁송서비스를 예정했던 고객들은, 뚜렷한 대책을 찾지 못하고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정보를 공유한다지만 대안이 나오진 않고 있습니다.
한 탁송업계 관계자는 "탁송 불가 기간이 '7말8초' 여름 최고 성수기에 맞물려 당장 배편을 구하기도 어려운데, 대체편을 찾기란 더더욱 쉽지 않은 일"이라며 "우회편이나, 일정을 앞당길 수 있느냐는 문의가 잇따르지만 대안은 차치하고 조언조차 할 입장이 아니"라고 고충을 전했습니다.
뱃길 관광객 증가세.."사전 준비 필요"
제주 뱃길 관광객은 지속 증가세입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선박을 통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31만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만 명을 두 배 수준을 뛰어넘었을 정돕니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이전인 2019년 23만 명보다도 늘었을만큼 뱃길 이용이 증가세입니다.
해외여행이 정상화 움직임은 보이지만, 역시나 아직은 높은 요금에 회복이 더딘 수준인데다 국내 역시 항공권 품귀현상에 좌석난이 심화된게 주요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더구나 성수기 렌터카 요금에, 한달살기 등 장기 체류객이 늘면서 차량 선적비용이 렌터카 대여비용보다 되려 경제적이라는 인식도 팽배해졌습니다.
현재 제주기점 목포, 우수영, 진도, 완도, 여수, 녹동, 부산, 인천, 삼천포 등을 오가는 여객선이 운항 중입니다.
대책 공유 필요..사전 공감대 확보해야
한 해운사 관계자는 민원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사전 운항계획 등에 대한 철저한 고민과 공유를 촉구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가뜩이나 뱃길 선호도가 높고 증가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갑작스런 노선 중단이 가져올 파장을 간과했다는 건 너무 소비자를 무시한 처사"라며 "적어도 사전에 충분히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한두 달 정도 준비.예고기간을 두고 절차를 진행하는게 부작용을 최소화할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습니다.
29일 현재도 일정을 앞당겨 움직이거나, 향후 일정을 문의하는 민원이 잇따르지만 중장기 계획에 대해선 마땅한 대답을 내놓을 곳이 없는 상황입니다.
현재 진행되는 절차와 관련해 배경이 무엇인지, 또 매각.매수 선사나 탁송업체에서 후속 답변이나 대책이 나온 건 없습니다.
매각 관련 일정과 내용들은 계속 협의 중으로, 자세한 사항과 결과는 행정당국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탁송 문제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제시되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의 걱정만 쌓이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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