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이슈] 영화 '한산' 울림 큰 이유..'이순신 리더십' 재조명

YTN 2022. 7. 29.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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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영수 앵커, 박상연 앵커

■ 출연 : 김헌식 / 문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N이슈>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영화를 통해 오늘의 이슈를 살펴보는 시간, <씨네N이슈>입니다. 첫 순서로 저희가 선택한 영화는이순신 장군의 한산도대첩을 그린 <한산>입니다.

[앵커]

김헌식 문화평론가와 함께 이순신 장군이 오늘날에도 큰 울림을 주는 이유알아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헌식]

안녕하세요.

[앵커]

이순신 장군 관련된 책도 몇 권 쓰셨다고 들었습니다. 연구를 많이 하셨기 때문에 영화를 볼 때 어떠셨습니까?

[김헌식]

그렇습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해서 3권의 책을 냈는데요. 그렇지만 약간 괴로운 면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자꾸 역사적 고증 관점에서 영화를 보게 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이 영화는 사실 감독이 언급을 했지만 할리우드 방식으로 만들었다라고 했기 때문에 오락 영화에다가 할리우드 방식이면 역사적 고증과는 거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본질과 맥락에서 벗어나면 안 되겠죠. 그 본질과 맥락 차원에서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이순신의 리더십이기 때문에 우리 시대에 왜 이순신의 리더십이 필요한지, 이 부분에 대해서 오늘 말씀드리겠습니다.

[앵커]

차차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한산, 흥행의 첫 단추를 끼우고 있는데 아무래도 이순신 장군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또 높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김헌식]

그렇습니다. 사실 90년대 말만 해도 이순신에 관련된 연구가 거의 없었습니다. 있다 하더라도 해군 쪽에서 일정 정도 있었을 뿐이었거든요. 그런데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이순신에 관련된 자료와 연구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주축은 일반 시민들, 국민들이 이순신에 관련된 자료들을 많이 올렸거든요. 그것은 결국 이순신에 대한 사랑이 굉장히 국민들 사이에 크다라는 것을 알 수가 있었던 것이고요. 그런 것이 응집돼서 이순신에 관련된 연작 시리즈 영화가 나오게 됐다라는 생각이 들고요.

이 영화는 현재 국내외 영화 개봉작 흥행 순위에서 봤을 때 1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번 한산 같은 경우에도 흥행이 예상되지 않나. 어쨌든 이순신에 관련된 우리 국민의 사랑이 있었기 때문에 계속 이순신 장군이 소환되고 있다, 이렇게 볼 수가 있겠습니다.

[앵커]

우리나라 초등학생들 불러놓고존경하는 위인 꼽으라고 하면 세종대왕, 이순신 이렇게 할 정도로 사실 굉장히 많이 알려진 위인이잖아요. 하지만 우리가 속속들이 다 아는 것 같지는 않아요. 이순신 장군이 어떤 분인지 소개를 해 주시면요.

[김헌식]

비유하자면 저는 남성판 우영우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 이유는 온갖 불리한 상황을 역전시켜서, 극복을 해서 혼자만이 아니고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살리고 국가를 구했기 때문인데요.

그렇지만 현실은 굉장히 어려운 상황 속에서 소신을 지켜야 되는 그런 처지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의 원칙과 또 실력들을 겸비하게 되면서 위기 때에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인데 그렇지만 현실은 자기 월급을 받아서 첫째 형, 둘째 형의 조카까지도 보듬어야 되는 생활인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들은 난중일기나 편지를 보면 자세히 나오게 되기 때문에 그런 인간적인 면모들 때문에 오히려 더 이런 인터넷 시대, 모바일 시대에 이순신 장관에 대한 인간적인 면모를 중심으로 더욱더 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을 해봅니다.

[앵커]

특별한 애정이 더 생기는 거고 이순신 장군 하면 거북선을 빼놓을 수가 없잖아요. 그 당시로서는 최첨단 무기를 구축한 그런 것일 텐데 이게 비유가 맞을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어제 저희가 정조대왕함 진수식을 생중계했거든요. 비교를 할 수 있을까요?

[김헌식]

일단 이지스함이라는 것은 방어와 공격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최첨단 함선이죠. 그런데 거북선도 그러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공격도 할 수 있고 방어도 할 수 있는 종횡무진 누비는 그런 함선의 일종이고요.

그리고 거북선 같은 경우도 원래 태종 시기에 귀선이라고 해서, 구선이라고 얘기하기도 합니다마는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순신 장군이 이것을 최첨단으로 개조를 한 거죠. 이지스함도 원래 있었지만 정조대왕함으로 최첨단으로 바꾼 것과 똑같습니다.

그래서 용 머리를 통해서 돌진을 해서 타격을 하게 되고 거기서 함포까지 사격을 하게 되고 전체 사방이 다 함포를 장착했기 때문에 돌진을 해서 그냥 부딪치는 수준이 아니고 동시에 함포 사격을 통해서 주변에 있는 적선들을 다 부술 수 있는 기능을 최첨단으로 갖췄었고요.

그리고 원래 귀선에는 거북선 등에 창이 꽂혀 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는데 많이 알려지기로는 왜군이 위에 달라붙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창을 꽂았다, 이렇게 얘기를 하거든요. 그런데 이건 무슨 의미냐 하면 이미 왜군의 전법을 알았다는 거죠.

그래서 왜군 같은 경우는 해적 출신들이 해군으로 편입이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해외 할리우드 영화를 보면 등선육박전이라고 해서 상대 배에 갈고리를 걸어서 끌어당긴 다음에 함선에 올라타서 살상전으로 가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 살상전에 능한 왜군에 맞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예 기어오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위에 창살을 박은 거죠.

이게 무슨 의미냐 하면 결국 이순신 장군은 왜군의 전법들을 이미 다 알고 있었고 오래 전부터 준비를 해왔다는 점에서 정보전에도 굉장히 능숙했던 그런 장수였다는 것을 이 거북선을 통해서 알 수 있고 계속 끊임없이 공부를 하고 새로운 기술들을 접목시키려고 했다는 거죠.

그런 점들이 장수로서의 이미지보다는 공부하는 리더의 모습들을 보여준다는 점을 거북선을 통해서 알 수가 있습니다.

[앵커]

이순신 장군의 공적이 비현실적일 정도로 대단하다, 이런 표현들도 있더라고요. 아마도 영화에 나오는 한산도대첩도 그중의 하나일 텐데 여기서 우리가 많이 들었던 학익진 전법이 나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어떤 전법입니까?

[김헌식]

사실 진법을 설명드려야 되는데 우리가 할리우드 영화를 보게 되면 막 싸우거든요. 그건 사실 현실적으로 맞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모든 전투에는 진법이 필요하고 진영을 갖춰야 됩니다.

그런데 대개 진법이라는 것은 육지전에서만 가능했던 것인데 이순신 장관이 사실은 진법의 달인이었습니다. 엄청난 진법 박사였거든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여진족 전투에서 싸운 경험의 진법 경험들을 해군에서, 그러니까 바다 위에서 최초로 적용을 한 거죠. 그런데 사실 병사들은 굉장히 힘들었을 겁니다.

왜냐하면 바다 위에서 진법을 구성해야 되기 때문에. 그래서 가장 큰 압권이 바로 말씀하신 학익진입니다. 원래는 첨자진이라고 해서 앞에 뾰족한 형태로 운영을 하다가 어떤 적선이 나타나게 되면 일자진으로 형성한 다음에 바로 학익진으로 포위를 해서 공격을 하게 되는 것인데 한산도대첩에서는 이것을 굉장히 유효적절하게 사용했고 그 중심에 바로 거북선이 있었습니다.

물론 이 거북선을 활용하는 데 있어서는 이번 영화 한산에서 다르게 적용을 하지만 원래는 적들을 유인해서 큰 바다에 나오게 한 다음에 둘러싸게 됩니다. 둘러싼 다음에 어떻게 해야 되냐면 거북선이 출동을 해서 그 나온 적선들을 다 헤집어놔야 됩니다.

그러니까 진을 다 분산시켜야 되죠.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맡은 바 영역에서 함포 사격을 해서 침몰시키는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 학익진이기 때문에 이렇게 하려면 상당히 많은 훈련과 또 고도의 기능들을 가지고 있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에 아무나 해낼 수 없는 그런 것이고 이 전법을 나중에 일본이 훔쳐가서 러시아 함대를 타격하는 데 있어서 활용을 하는 그런 최첨단 진법이라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앵커]

진법까지 이야기를 나눠봤고요. 열세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는 모습으로 승리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나라가 어렵거나 경제가 어려울 때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에서 많은 걸 배우려고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순신의 리더십 하면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김헌식]

일단 편법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어떤 문제가 오게 되면 정면으로 부딪게 되는 것이고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점, 이게 큰 특징이라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혼자 무슨 용단을 내리거나 무슨 천재적인 지략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고 숙의하고 방법들을 찾기 위해서 끊임없이 모색한다는 것이고요. 그다음은 우리가 위인전을 읽게 되면 이순신 장군이 갑자기 나를 따르라 그러면서 진두지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것은 원균 리더십에 가깝고요.

이순신 장군은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원칙을 잘 사용합니다. 그러니까 우리의 처지와 상황이 어떤지에 맞게 전법을 유연하게 사용을 한다는 것이죠. 우리가 불리하면 약간 후퇴를 했다가 또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서 적진으로 쳐부수고 들어가는 그런 유연한 전략들을 많이 사용을 했다는 것이고, 특히 이 당시에 리더십의 상황적 조건들을 생각을 해보시면 그때 당시에는 수군에 대해서 멸시가 있었기 때문에 수군절도사, 그러니까 정3품 3명이, 4명이 지키는 체제였어요.

그러다 보니까 최고 리더가 없어요. 그러니까 원균과 이억기, 이순신은 다 정3품 수사거든요. 그러면 누군가 지도를 하는 게 아니라 다 숙의를 해야 되거든요. 일종에 2인자 리더십인 거죠.

그래서 그런 똑같은 품계를 가지고 있는 장수들이 모여서 한산대첩을 이뤘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오늘날에 우리가 흔히 언급하는 수평적 리더십. 누군가가 이끌어가는 리더십이 아니라 숙의해서 같이 협의하는 그런 리더십을 보이는 것, 이것이 사실 우리 현대의 리더십에 잘 맞지 않나 이렇게 생각을 해 봅니다.

[앵커]

이순신의 리더십을 현대정치에 투영해서 생각해 보면 요즘에는 지지율로 정부와 여당의 리더십 같은 걸 평가하지 않습니까? 이순신의 리더십은 몇 점 정도 줄 수 있습니까?

[김헌식]

사실 이순신의 리더십을 몇 점으로 평가하기보다는 리더십이 때와 장소에 따라 다르다라는 것을 충분히 얘기할 수가 있겠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원균 리더십과 이순신 리더십을 비교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원균 리더십은 무조건 돌격 앞으로입니다. 굉장히 권위를 내세우고 그런데 원균 장군이 실력이 없던 건 아니에요. 육지에서 굉장히 노장이기 때문에 육지에서는 그게 가능했어요. 그런데 해전에서는 그게 안 됐던 거죠.

그렇기 때문에 리더십이라는 게 적재적소에 잘 사용돼야 하는데 그래서 윤석열 정부의 리더십은 좀 원균 리더십 쪽에 가깝지 않나. 그래서 어떤 상황 속에서 어떤 리더십을 정확하게 사용하는지에 대해서 숙의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이렇게 생각을 해봅니다.

[앵커]

영화 한산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이순신 리더십에 주목해야 할 이유를 자세히 짚어봤습니다. 지금까지 김헌식 문화평론가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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