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기부 써줘"..'부적절 관계' 대구 여교사·남학생 녹취록 공개

대구시교육청에서 교육청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초·중·고등학교 등 각급 학교에 전달할 마스크·손 소독제·비접촉식 체온계 등 방역물품을 대형트럭에 싣는 모습.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2020.4.28/뉴스1

대구 한 고등학교 기간제 여교사가 남학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혐의로 입건된 가운데 이들이 성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정황이 나왔다.

29일 여교사의 남편이 확보한 블랙박스 녹취록에 따르면 여교사 A씨는 B군과 대화 과정에서 자신이 생활기록부를 쓸 권한이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에 B군은 자신의 생활기록부를 긍정적으로 써달라는 식으로 말했다고 뉴시스가 보도했다.

A씨가 "상위 30%로 만점인 애들과 너희 반 애들을 (생활기록부에) 많이 쓰게 되지 않을까?"라고 말하자 B군은 "나는 써달라"라고 요구했다.

A씨가 "못 써준다"고 하자 B군은 "왜, 쓰면 되지. 수업 태도 좋다고. 나 취업해야 돼"라고 답했다.

B군의 생활기록부와 관련해 A씨는 "나한테 뜨더라. (생활기록부 작성) 권한이 있더라"며 다른 교사가 마감을 누르기 전에 해야한다고 말했다.

남학생과 부적절한 관계 대구 여교사 녹취 자료/사진=뉴시스

두 사람은 다른 학생의 성적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

A씨는 "○○이도 98점을 줬다. 평소에 잘한다"며 "몇몇 학생은 안 봐도 100점 주고 싶다"고 했다. 이어 "미우면 깎을 수도 있다. 주관적이다. 약간 누가 매기느냐에 따라서 점수 반영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녹취 내용과 달리 대구시교육청은 A씨가 B군의 생활기록부를 직접 입력하는 지위에 있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대구시교육청은 지난 28일 "기간제 교사가 생활기록부는 직접 쓰지 않고 정교사가 기간제 교사의 의견을 참고해 학생부 반영 여부를 결정한다"며 "B군은 수행평가에 응시하지 않아도 수업에 참여하면 누구에게나 주는 점수만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생기부 작성 시 정교사는 기간제 교사와 협의를 하지만 문제가 된 여교사는 어떠한 의견도 내지 않았다"며 "이에 따라 성적 조작 정황은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 북부경찰서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A씨를 수사하고 있다. A씨가 B군의 성적 조작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두고 업무방해 혐의도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A씨의 남편 C씨가 아내의 외도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C씨는 아내가 응급실에 갔다는 이야기에 병원을 찾았다가 병명을 듣고 외도를 의심하게 됐다.

A씨는 올해 3월부터 해당 학교에서 근무했으나 사건이 알려진 후 계약 해지돼 퇴직 처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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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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