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다리 두들겼던 삼성SDI..'수익성 1위' 업계 최고 성적표

김도현 기자 2022. 7. 29.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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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수익성을 앞세운 질적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삼성SDI가 역대 최고실적을 다시 썼다. 2분기뿐 아니라 상반기 실적 모두 역대 최대치다. 하반기에도 무리한 투자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며 기술 중심의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에 주안점을 둔 사업전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삼성SDI는 29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 2분기 매출 4조7408억원, 영업이익 429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사상 처음으로 4000억원을 넘어섰다. 상반기 누계 매출·영업이익은 각각 8조7902억원, 7513억원이었다. 이 역시 역대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배터리 3사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수익성을 자랑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SK온의 2분기 실적은 매출 1조2880억원, 영업손실 1조2880억원 등이었다. 3개 분기 연속 1조원 이상의 매출고를 올리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지만, 동시에 북미·유럽 등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시설투자가 병행되고 있어 아직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한 상태다.

앞서 실적을 밝힌 LG에너지솔루션의 2분기 매출·영업이익은 5조706억원, 1956억원 등이다. 전년대비 각각 1.2%, 73% 감소했다. 매출은 3사 중 가장 높았지만 유일하게 역성장했으며, 영업이익은 매출규모가 작은 삼성SDI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LG 측은 합의금·충당금 등 일회성 지출이 반영돼 실질적인 수익성 낙폭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으나 수치만 놓고 봤을 때 올 2분기와 상반기 가장 높은 성과를 기록한 곳은 삼성SDI였다.

삼성SDI는 LG·SK에 비해 소극적인 투자 행보로 업계와 시장의 우려를 받아왔다. 유럽 핵심 생산기지인 헝가리 공장을 제외하면 중국·북미 등 신시장 공략 속도가 더뎠던 게 사실이다. 해당 지적이 제기될 때마다 수익성 중심의 안정적 성장정책을 강조해 온 삼성SDI는 올 상반기 예년보다 많은 수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스텔란티스와 북미 합작법인(JV) 설립계약을 체결하며 북미시장 진출 포문을 열었고 최근에는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하는 말레이시 세렘반 공장에 1조7000억원을 투자해 생산량 확대에 나선다고 밝혔다. 또 수원과 천안에 각각 전고체,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양산을 위한 파일럿 라인을 갖췄다.

이날 컨콜에서는 갑작스러운 비용 확대에 따른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삼성SDI는 "고객사와의 협의 등 확실한 수요를 바탕으로 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면서 "진행 중인 신규 투자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공급망 등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게 매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SDI의 하반기 전망은 밝다. 매출·수익성 모두 안정적인 성장세가 예상된다. 헝가리 2공장 가동에 따른 Gen.5 배터리 판매를 본격화한다. 고유가와 각국의 환경정책으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의 경우 신제품 출시를 통해 시장선점 효과를 누리겠단 심산이다.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46파이(지름 46㎜·높이 미정)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의 경우 벌써부터 복수의 고객사들과 공급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이날 삼성SDI는 "기존 강점인 하이니켈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기술력을 바탕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용량과 수명·급속충전 성능을 높인 46파이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다수의 완성차 기업들이 탑재를 검토하고 천안사업장에 46파이 배터리 양산을 위한 설비 투자가 이뤄지고 있어, 전기차용 배터리 라인업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전동공구형 배터리 및 반도체용 전자재료 수요 또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주요 고객사 대응에 집중하며 다양한 업체들과 접촉해 판로 확대를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수요·공급의 불확실성과 리스크 요인 확대 등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며 "차세대 플랫폼, 전고체 전지 등 미래 성장 기반을 확고히 구축해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 기조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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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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