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늘어" 좋아한 네팔, 인명피해 급증에 '딜레마'

김태훈 2022. 7. 29.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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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는 대표적인 멸종위기종으로 꼽혀 보호를 받는 동물이다.

네팔은 지난 10년간 호랑이 보호사업을 가장 성공적으로 펼쳐 10년 새 호랑이 개체수를 두 배 이상 늘리는 '위업'을 달성했다.

BBC는 "2010년 야생 호랑이가 서식하는 세계 13개국은 한국, 중국 등 아시아 문화권에서 '호랑이의 해'에 해당하는 2022년까지 자국 호랑이 개체수를 두 배 이상 늘리기로 다짐했으나, 10여년이 지난 지금 목표를 이행한 나라는 네팔뿐"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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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0여마리.. 두 배 늘어 300마리 넘겨
최근 12개월간 주민 16명 호랑이 공격에 사망

호랑이는 대표적인 멸종위기종으로 꼽혀 보호를 받는 동물이다. 네팔은 지난 10년간 호랑이 보호사업을 가장 성공적으로 펼쳐 10년 새 호랑이 개체수를 두 배 이상 늘리는 ‘위업’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렇게 증가한 호랑이들이 국립공원 등 일정한 구역을 벗어나 사람을 공격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당국이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28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네팔에 사는 호랑이는 2009년만 해도 120여마리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300마리가 훌쩍 넘는다. BBC는 “2010년 야생 호랑이가 서식하는 세계 13개국은 한국, 중국 등 아시아 문화권에서 ‘호랑이의 해’에 해당하는 2022년까지 자국 호랑이 개체수를 두 배 이상 늘리기로 다짐했으나, 10여년이 지난 지금 목표를 이행한 나라는 네팔뿐”이라고 소개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네팔의 호랑이는 크게 5곳의 국립공원 안에서 주로 산다. 당국은 호랑이가 생활하기에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널찍한 초원을 조성했다. 또 호랑이의 먹잇감인 사슴 개체수를 늘리기 위해 더 많은 물웅덩이도 팠다. 네팔 정부는 사냥꾼들의 호랑이 밀렵을 감시하는 데 군대까지 동원했다. 군인들은 밀렵꾼으로 의심되는 사람이 국립공원에 접근하는 것을 막는 한편 호랑이가 국립공원을 빠져나가 민가에 들이닥치는 것을 막는 역할도 한다.

그런데 호랑이 개체 수가 늘어나다 보니 국립공원과 민가 사이 완충지대에까지 호랑이가 출몰하는 일이 잦아졌다. 네팔에서는 지난 12개월 동안 주민 16명이 호랑이의 공격을 받아 숨졌다. 그 전의 5년 동안 호랑이에 물려 사망한 이가 총 10명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호랑이로 인한 인명피해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호랑이 보호활동을 하는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호랑이 수가 늘면서 인간과 호랑이가 공유하는 면적이 그만큼 넓어지고 반대로 사람과 호랑이의 거리는 가까워졌다”며 “요즘 국립공원 인근의 지역사회는 호랑이에 대한 공포가 극심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역시 네팔 환경단체에서 일하는 또다른 관계자는 2004년 호랑이의 습격으로 그만 눈 하나를 잃고 말았다. 그는 BBC에 “환경보호론자로서 내가 호랑이한테 무슨 잘못을 저질겠느냐”고 억울함을 호소하면서도 “어쨌든 호랑이는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이기 때문에 우리는 호랑이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담담히 밝혔다.

20세기 초만 해도 전 세계에 10만마리 넘는 야생 호랑이가 살았다. 사냥, 밀렵, 서식지 감소 등으로 인해 2000년대 초에는 개체수가 95%까지 급감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현재 전 세계의 야생 호랑이 숫자를 3700∼5600마리 정도로 추산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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