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갑작스러운 최고위원 사퇴..이준석 체제 붕괴 노리나

박기범 기자 2022. 7. 29.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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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9일 최고위원 전격 사퇴를 선언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배 최고위원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당 지지율 하락을 사퇴 이유로 꼽았지만, '내부총질' 문자를 기점으로 이 대표와 친윤계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이준석 체제'를 겨냥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배 최고위원은 이번 사퇴로 이준석 당 대표를 노린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 당선인 시절 대변인 출신으로 친윤계인 배 최고위원이 최고위원 사퇴라는 강수를 통해 이 대표를 압박한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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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위 사퇴 신호탄..의사정족수 부족 통한 '비대위' 시도 관측
'내부총질' 문자 친윤-李 갈등 격화..두 사람 과거 설전도 재조명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9일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 80여 일이 되도록 속시원한 모습으로 국민들께 기대감을 총족시켜드리지 못한 것 같다"며 최고위원직 사퇴를 밝힌 뒤 국회를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 2022.7.29/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9일 최고위원 전격 사퇴를 선언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배 최고위원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당 지지율 하락을 사퇴 이유로 꼽았지만, '내부총질' 문자를 기점으로 이 대표와 친윤계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이준석 체제'를 겨냥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배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정부가 지난 5월 출범한 이후 국민들께서 많은 기대와 희망으로 잘해보라는 기대를 심어주셨는데 국민 기대에 충족을 못 드린 것 같다"며 "오늘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한다"고 선언했다.

배 최고위원의 이번 사퇴는 전격적이란 평가다. 그는 불과 나흘 전(25일)에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조 파업 종료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는 등 주요 현안에 목소리를 냈다.

배 최고위원은 이번 사퇴로 이준석 당 대표를 노린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고위원 사퇴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시도하면서 이 대표 체제 붕괴를 노렸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당헌 제96조에 따르면 당 대표가 궐위되거나 최고위원회의의 기능이 상실되는 등 당에 비상상황이 발생한 경우, 안정적인 당 운영과 비상상황의 해소를 위해 비대위를 둘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의사 정족수가 부족해질 경우 최고위가 기능을 상실한 것으로 간주돼 비대위 구성이 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오는데 배 최고위원이 이를 고려해 최고위원 사퇴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설명이다.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9명으로 이 중 김재원 전 최고위원이 대구시장 출마로 공석이 되면서 8명으로 구성돼 있다. 배 최고위원가 사퇴하더라도 의사 정족수는 유지된다. 하지만 이날 초선 의원들이 성명을 통해 비대위 체제를 촉구하는 등 압박에 나서고 있어 최고위원의 추가 사퇴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악수를 청하는 배현진 최고위원의 손을 뿌리치고 있다. (공동취재) 2022.6.2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다만, 의사정족수와 관계 없이 최고위원이 1명이 있더라도 현 지도체제가 유지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비대위는 최고위 보다 높은 의사결정 기구인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 출범한다. 이 때문에 비대위가 출범할 경우 '이준석 대표 체제' 지도부는 유지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내부총질' 문자로 격화하고 있는 이 대표와 친윤계 간 갈등도 배 최고위원 사퇴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 26일 권성동 원내대표 휴대전화를 통해 노출된 윤석열 대통령 문자메시지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며 이 대표를 겨냥했다.

이 대표는 이에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의 양두구육(羊頭狗肉)이란 표현으로 불쾌함을 드러냈고,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이철규 의원이 이에 반발하면서 양측의 대립은 극한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 당선인 시절 대변인 출신으로 친윤계인 배 최고위원이 최고위원 사퇴라는 강수를 통해 이 대표를 압박한 것이란 관측이다.

이 대표와 배 최고위원이 불편한 관계도 사퇴 배경으로 꼽힌다. 앞서 두 사람은 공개 석상에서 설전을 주고받았다.

이날 배 최고위원은 사퇴 결정 시점을 묻는 질문에 "이준석 대표의 공백 상태, '궐위'가 생길 때부터 고민해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침묵을 유지하던 권성동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이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될 가능성에 대해 "(최고위원) 일부가 사퇴한 상태에서 비대위가 구성된 사례는 없다"며 "당헌·당규상 당 기획조정국의 유권해석을 받아야 할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당은 의원총회 추인을 거쳐 이 대표 공백을 '사고'로 규정하고 6개월 뒤 복귀할 수 있는 길을 열어뒀지만, 배 최고위원은 당대표 권한이 박탈되는 '궐위'라는 표현으로 이 대표를 부정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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