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대로 걷는 삼성SDI..침체에도 '역대급' 기록 쓴 이유는

문창석 기자 2022. 7. 29.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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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매출 4.7조, 영업익 4290억 모두 분기 신기록..'질적 성장 전략' 주효
용량 5배·출력 6배↑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복수 완성차와 공급 논의
경기 용인 기흥구 삼성 SDI 본사 입구. 2014.3.31/뉴스1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삼성SDI가 주요 사업의 고른 성장과 '질적 성장' 전략이 주효하면서 2분기(4~6월)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경기 침체로 하반기 경영 환경은 불투명하지만 전기차 배터리 등 주요 시장의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고부가가치 신제품을 통해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9일 삼성SDI는 2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이 4조740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2% 늘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290억원으로 45.3% 증가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7.1%, 영업이익은 33.1% 늘었다.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특히 영업이익이 4000억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매출 8조7902억원, 영업이익 7513억원을 거두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진 않았지만 주력인 전기차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중대형 배터리 사업과 소형전지 사업이 모두 성장하면서 역대급 실적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두 사업이 속한 에너지 부문의 2분기 매출은 4조7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1%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도 2449억원으로 45.2% 늘었다.

배터리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0'을 찾은 관람객들이 삼성SDI 전시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2020.10.2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 전환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흑자 폭을 더욱 키우면서 선전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이날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분기 전기차 배터리 사업 매출은 전 분기보다 30% 증가했고 수익성도 많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출시한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젠5(Gen.5)'의 역할이 컸다. 회사 측은 "1분기보다 매출이 증가한 30% 중 약 20%는 판매 증가, 약 10%는 판가 상승과 환율 상승에 기인한 것"이라며 "손익 측면에선 환율 상승이 긍정적 요인이지만 판가 상승은 원소재 구매와 상쇄돼 손익에는 영향이 미미했다. 결국 젠5 중심의 판매가 확대된 게 수익성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ESS 배터리 사업도 전력용 판매의 확대로 매출이 증가했고 원소재 가격 상승분의 판가 반영으로 수익성이 개선된 점도 힘을 보탰다. 소형 전지 역시 원형 전지를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했고 수익성도 향상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무리한 외형 확장 대신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질적 성장' 전략도 주효했다. 공격적인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하는 경쟁사에 비해 그동안 투자에 보수적이었던 삼성SDI는 소극적 경영이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최근의 경기 침체 상황에선 재평가를 받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2분기 매출은 5조706억원으로 삼성SDI보다 약 3000억원 많지만 2분기 영업이익은 1956억원으로 삼성SDI의 절반 수준이다. SK온은 2분기 326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삼성SDI의 '인터배터리 2020' 부스. (삼성SDI 제공)ⓒ 뉴스1

하반기 경영 환경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심화되면서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전기차 배터리는 최근 자동차 반도체 수급 이슈가 완화되고 있고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신제품 출시도 예정되면서 견조한 성장이 예상된다. ESS도 신재생에너지 정책의 확대가 가속화되면서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삼성SDI는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고부가가치 신제품을 통해 대응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현재 천안사업장에 기존보다 용량이 5배 많고 출력은 6배 높은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 '46파이(Φ·지름 46mm)' 라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복수의 완성차 업체들과 공급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기존 제품보다 용량은 30% 많고 원가는 15% 낮춘 ESS 신제품도 하반기 중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는 헝가리 2공장이 가동되면서 젠5 배터리 판매가 본격화하고 차세대 플랫폼의 수주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며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 계약도 체결했고 전고체 전지 파일럿 라인 공사를 계획대로 진행하는 등 중장기 성장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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