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김정은 '전멸' 위협보다 '천만에!' 목소리 중시해야.. 자신감 넘쳐"

"北 핵 실전 배치에 대응할 군사전략 마련해야"

북한에서 ‘전승절’이라고 불리는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69주년(7월27일)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이름만 거론하며 ‘전멸’ 등의 위협 발언을 쏟아낸 데 대해 대통령실은 지난 28일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의 강도 높은 언사뿐만 아니라 그의 자신감 넘친 표현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29일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김 위원장이 지난 27일 전승절 69주년 기념행사에서 한 연설과 관련해 “그(김 위원장)가 사용한 거친 표현들보다 (연설에서 언급한) ‘천만에!’라고 한 자신감에 넘쳐 있는 목소리에 더욱 놀랐다”며 “지난 27일 연설은 자신감 그 자체였다”고 언급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평양 노동신문=뉴스1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남조선 정권과 군부깡패들이 군사적으로 우리와 맞서볼 궁리를 하고 그 어떤 특정한 군사적 수단과 방법에 의거해 선제적으로 우리 군사력의 일부분을 무력화시키거나 마슬수(부숴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천만에!”라고 밝혔다.

또한 “우리는 윤석열이 집권전과 집권후 여러 계기들에 내뱉은 망언들과 추태들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면서 “더 이상 윤석열과 그 군사깡패들이 부리는 추태와 객기를 가만히 앉아서 봐줄 수만은 없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직접 윤 대통령 이름을 거론하며 이처럼 강한 수위로 비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태 의원은 “김 위원장이 우리의 3축 체계에 대해 ‘천만에‘라는 표현으로 자신감을 표현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윤석열정부는 북한의 핵 실전 배치에 대응할 새로운 군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북한이 전술핵 실전 배치에 나서고 있다면 현재의 3축 체계로서는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8월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을 통해 김정은의 핵 선제 사용 전략을 무력화할 한·미의 확장 억제 실행력을 과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형 3축 체계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선제타격 능력인 킬체인(Kill Chain)과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대량응징보복(KMPR)을 뜻한다. 이명박·박근혜정부 때는 3축 체계라는 용어를 사용했지만, 문재인정부에서는 남북관계 등을 고려해 킬체인 등의 용어를 쓰지 않았다. 윤석열정부는 국방백서나 국방부 차원에서 3축 체계를 공식적으로 사용한다며 해당 용어의 부활을 선언한 바 있다.

태 의원은 “(전날) 김정은의 ‘전멸’ 위협 발언에도 북한을 대화의 길로 촉구한 대통령실의 첫 대응은 매우 차분하고 적절했다”며 “윤석열정부는 북한이 설사 7차 핵실험을 단행한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남북 대화 복원을 추진하는 정교한 대북 전략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