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투자 증가세에도 저성장·고물가 불안요인 산적(종합)

이명철 2022. 7. 29.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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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산업활동동향, 전산업생산 0.6%·설비투자 4.1%↑
소매판매는 4개월 연속 줄어, 경기 선행지수도 보합세
경제 성장 둔화로 수출 영향, 정부 비상대응체제 지속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전산업생산과 설비투자 등 경기 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경제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앞으로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반짝 증가 후 다시 주춤한 상태고 세계적인 성장 둔화에 따른 수출 차질, 고물가에 대한 민생 부담이 우려 요인으로 지목된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급망 일부 완화…반도체 등 광공업 생산 늘어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지수는 117.9로 전월대비 0.6%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이 0.3% 줄었지만 광공업생산이 1.9% 크게 증가했다. 광공업생산은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비메모리반도체 수출 수요가 늘고 차량용 반도체 수급 일부 해소로 완성차 생산이 늘었다.

설비투자도 전월대비 4.1% 증가했다. 선박 등 운송장비 투자가 전월대비 2.7% 감소했지만 특수산업용 기계 등 기계류 투자가 6.6% 증가했다.

전산업생산과 설비투자는 전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달 소매판매는 0.6% 줄어 4개월 연속 감소세다. 소매판매가 4개월 연속 감소한 건 1997년 10월~1998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가 2.3%, 오락·취미 및 경기용품 등 준내구재 판매가 0.9% 각각 감소했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판매 역시 0.3% 줄었다.

반도체 생산이 반등하고 부품난 완화 등으로 일반기계, 자동차 생산이 크게 증가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화물연대 파업 영향으로 비금속광물(시멘트)·화학제품 등이 감소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설비투자도 회복세지만 아직 전년말 수준을 만회하지 못한 모습이다.

소매판매가 감소한 이유는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으로 소비 심리가 다소 위축된 측면이 있다.

비경기적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 화물 파업으로 차량 등 상품 운송이 차질을 빚었고 예년보다 더운 날씨와 잦은 강우 등으로 야외 활동 수요가 감소했다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2.4로 전월대비 0.2포인트 상승하면서 전월에 비해 두달째 오름세를 보였다.

반면 앞으로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4로 전월 보합에 머물렀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의 경우 지난해 7월 이후 10개월 연속 하락세였다가 5월 상승 전환했지만 주가 하락 등 영향으로 다시 주춤한 흐름을 보였다.

동행·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 추이. (이미지=통계청)


앞으로 경기 흐름은 불확실성이 크다고 통계청은 진단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대면서비스업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글로벌 통화긴축 기조 전환에 따른 금융 여건 악화,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 등 하방요인 상존하고 있어 향후 경기 불확실성은 상당히 크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 지속, 긴축 통화정책 부담

앞으로도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성장 둔화 등 요인으로 어려운 경제 여건은 계속될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MF)은 최근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2%로 4월대비 0.4%포인트 하향조정한 바 있다.

특히 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각각 75bp(1bp=0.01%포인트), 50bp 인상하는 등 통화 긴축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

생산 측면에서는 화물연대 파업이 종료되고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는 점이 긍정적이지만 세계 경제 성장 둔화로 수출 증가세가 주춤할 가능성도 높다. 제조업 재고 증가는 생산 회복 흐름에 부담 요인이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열린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수출이 증가세를 이어가지만 하절기 냉방 수요 등으로 에너지 수입이 급증하고 있어 무역수지는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소매판매액지수(전년동월비) 추이. (이미지=통계청)


소비·투자측면에서도 금리 인상 가속화와 함께 물가가 지속 상승하고 있어 가계·기업심리가 위축할 수 있다는 우려다. 소비자물가는 6월 전년동월대비 6.0% 상승했는데 7월에도 6%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정부는 예측하고 있다.

정부는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물가·민생안정과 경기·리스크 관리에 총력 대응할 방침이다.

우선 고유가·생계비 부담 경감 등 기존에 마련한 민생 안정 대책을 지속 추진하고 다음달 중에는 추석 민생안정 대책을 발표한다. 기업 투자와 수출 촉진을 위해 규제 개선, 세제 지원을 확대하고 무역금융 지원 등 수출 지원 방안도 내놓을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공급망 차질 등 대외 리스크의 국내 전이·확산 방지를 위해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 등 합동 대응 체제를 지속 가동하고 선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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