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글로벌 경기둔화에 韓 수출 약화..IT는 급격한 둔화 제한"

"하반기 글로벌 성장세 약화..韓 수출 둔화세 이어갈 것"
"美 추진하는 IPEF 빌미로 中 수출입 규제 시행 가능성"

부산 남구 용당부두에 컨테이너들이 잔뜩 쌓여있다. 2022.7.26/뉴스1 ⓒ News1 김영훈 기자

(서울=뉴스1) 김성은 기자 = 앞으로 글로벌 경기둔화의 부정적 영향이 커지면서 우리나라 수출 증가세가 약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다만 정보통신(IT) 부문이 전체 수출의 급격한 둔화를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29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글로벌 경기둔화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는 "최근 수출은 일평균 금액을 기준으로 1분기 정점 이후 둔화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나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 봉쇄조치, 주요국 금리인상 등 대외여건 악화에도 지금까지는 둔화세가 비교적 완만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했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에는 중국이 '제로(0) 코비드' 정책을 이어가고 미국의 금리 인상 영향도 확대돼 글로벌 성장세가 약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이 보고서는 기조적으로 글로벌 경기와 동행성이 큰 우리나라 수출 역시 둔화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다만 둔화의 속도에 있어선 주요국의 금리인상이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국의 금리 인상이 가속화할 경우 세계적인 경기둔화 영향이 커지면서 우리 수출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도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신흥국 부채문제가 금융불안으로 확산될 경우 우리나라의 대(對)신흥국 수출 또한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이 보고서는 우리나라 주력 품목인 정보통신(IT) 수출과 관련해 "향후 글로벌 성장세 약화에 따라 IT경기 둔화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디지털 전환 지속에 따른 서버수요 확대 등을 감안할 때 IT 부문은 전체 수출이 빠르게 둔화될 가능성을 제한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미·중 관계 불확실성 등이 지정학적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이 보고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공급측 교란으로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인플레이션이 심화하면서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글로벌 수입 수요가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동절기 에너지난이 심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 경우 유가급등, 경제주체 심리위축, 주요국 간 갈등 심화 등으로 세계경제 성장세가 추가로 약화하 면서 우리 수출에 대한 부정적 영향도 확대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이어서 "중국의 우리경제에 대한 수출입 규제는 하방리스크로,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에 대응한 양국의 협력관계 모색은 상방리스크로 작용하겠으나 하방리스크의 파급효과가 우세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최근 미국이 추진하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가 공식 출범(2022년 5월)함에 따라 향후 이를 빌미로 중국의 수출입 규제가 시행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우며 이 경우 과거 사드사태처럼 중국의 수입규제로 인한 대중 수출 감소 및 원자재 수입 차질에 따른 국내 생산차질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se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