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심 커지는 '아제르바이잔'
최근 러시아의 자원 무기화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카스피해 연안 국가인 아제르바이잔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 해리티지 재단이 지난 21일 발표한 '아제르바이잔이 워싱턴으로부터 더 큰 전략적 관심을 받는 이유(Why Azerbaijan Merits Greater Strategic Attention From Washington)' 보고서는 러시아의 자원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의 핵심파트너로서 아제르바이잔과의 협력 중요성을 강조했다.
워싱턴의 외교정책 관점에서 볼 때 아제르바이잔의 전략적 중요성은 적지 않다.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는 카스피해에서 가장 큰 항구이자 유럽과 중앙아시아를 오가는 운송의 중요한 허브 역할을 한다. 아제르바이잔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러시아, 이란과 국경을 접하고 있어 지정학적으로도 중요하다.
따라서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과 서쪽을 연결하는 핵심적인 무역, 에너지, 경제 연결 고리로서 아제르바이잔과의 관계를 우선시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미국과 유럽의 명확한 이익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한다.
보고서는 아제르바이잔이 방대한 석유 및 가스 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러시아를 대체하는 중요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유럽의 에너지 안보, 나아가 미국의 안보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아제르바이잔의 천연가스 매장량은 1조 3000억㎥으로 추산되며 지난해 총생산량은 439억㎥로, 이 중 189억㎥를 해외로 수출했고 82억㎥를 유럽에 공급했다.
실제로 미국은 에너지 자원을 개발하고 서방 시장으로 수출하려는 아제르바이잔의 노력을 석유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해 온 기업들과 함께 오랫동안 지원해 왔다. 특히 최근에 완공된 SGC(Southern Gas Corridor)는 중요 에너지 자원을 카스피해로부터 유럽 시장으로 가져오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SGC는 7개국 정부와 11개의 기업, 3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한 방대한 프로젝트로, 산과 해저를 지나 터키 전역을 가로지르는 3500km의 파이프라인 시스템으로 카스피해와 유럽을 연결한다. SGC는 아제르바이잔과 조지아를 통과하는 남코카서스 파이프라인, 터키를 가로지르는 아나톨리아 파이프라인, 그리스와 알바니아를 거쳐 이탈리아로 가는 아드리아해 횡단 파이프라인 등 3개의 파이프라인으로 구성된다.
지난 18일 EU 집행위원회 지도부는 아제르바이잔으로부터 가스 공급을 2027년까지 현재의 2배수준인 200억㎥로 늘리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EU는 아제르바이잔과 재생에너지 전환 관련 기술을 공유하고 아제르바이잔의 각종 인프라를 구축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EU 집행위원회의장 우르슐라 폰 데어 라이엔은 "새로운 양해 각서를 통해 우리는 러시아의 화석연료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의 핵심 파트너인 아제르바이잔과의 에너지 협력에 있어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보고서는 전략적 맥락에서 아제르바이잔이 미국 및 유럽과 관계를 강화해나가기 위해 더 강력한 개혁 조치를 채택하고 경제적 자유를 증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아제르바이잔은 빈곤률을 줄이는 데 성공했으며 석유와 가스 생산 수익으로 필수적인 인프라 시설을 확대했다. 법치, 재정 건전성, 규제 효율성, 시장 개방과 같은 중요한 정책 분야를 측정하는 헤리티지 재단의 경제자유지수(Economic Freedom Index)에 따르면 아제르바이잔은 1996년 처음 포함된 이후로 경제적 자유지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를 나타냈으며, 지난 10년 간 전체 세계 평균을 웃돌았다.
보고서를 작성한 앤서니 킴 해리티지재단 경제자유지수 연구원은 "워싱턴은 카스피해 지역에서 중요하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지원할 수 있고, 상호 관심사에 대한 양국 간의 솔직하고 개방적이며 미래 지향적인 대화를 확대하고 심화시킬 수 있다"며 "이러한 건설적인 목적을 위해 아제르바이잔은 그 어느 때보다도 미국 정책 입안자들의 전략적이고 실질적인 관심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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