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전만 오간 '2시간 17분' 마라톤 통화..대만 문제 정면충돌

김현아 기자 2022. 7. 2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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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28일(현지시간) 4개월 만에 가진 '2시간 17분' 마라톤 전화회담에서 대만 문제를 놓고 거세게 충돌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만 해협의 안정을 해칠 수 있는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를 강하게 반대한다"고 경고했지만, 시 주석이 "불장난하면 반드시 타 죽는다"고 맞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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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된 펠로시 : 낸시 펠로시(가운데) 미국 하원의장이 28일 하원에서 남아시아계 미국인의 심장질환 연구를 지원하는 법안이 통과된 뒤 축하 연설을 하고 있다. 미 권력 승계 서열 2위인 펠로시 의장은 29일부터 일본·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순방에 나서지만, 대만 방문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AP 뉴시스

■ 바이든-시진핑 5번째 전화회담

바이든, 대만침공 시나리오 경고

習 “불장난땐 타 죽는다” 맞받아

남중국해·우크라 사태에도 이견

펠로시 의장 방문 현실화할 경우

국교 정상화 43년만에 최악 상황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28일(현지시간) 4개월 만에 가진 ‘2시간 17분’ 마라톤 전화회담에서 대만 문제를 놓고 거세게 충돌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만 해협의 안정을 해칠 수 있는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를 강하게 반대한다”고 경고했지만, 시 주석이 “불장난하면 반드시 타 죽는다”고 맞받아쳤다. 남중국해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 다양한 안건이 논의됐지만 이견만 재확인하며 사실상 ‘빈손’으로 수화기를 내려놓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미 동부시간 기준 오전 8시 33분부터 10시 50분까지 2시간 17분 동안 전화회담을 진행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5번째 회담이자, 지난 3월 18일 통화한 이후 4개월 만이다.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회담 이후 백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공통의 이익에 대해 협력하기 위해서는 소통 창구를 계속해서 열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며 통화취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사실상 서로의 입장 차만 더욱 공고해진 것으로 보인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시 주석에 “미국은 현상 유지 상태를 일방적으로 변화시키거나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약화하려는 그 누구에도 강하게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중국의 대만 침공 시나리오나 무력 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경고다. 시 주석은 이에 “대만에 대한 중국 정부와 14억 인민의 의지는 확고하다”며 “민심은 저버릴 수 없고, 불장난을 하면 반드시 그 자신이 불에 탄다”고 맞서며 물러서지 않았다.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의 도발 상황에 대해서도 미 측이 우려를 전달하는 데서 사실상 끝이 났다.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됐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상황에 대해서도 논의했지만, 역시 바이든 대통령이 우려를 표하고 시 주석이 중국의 ‘원칙적 입장’을 전달하는 데서 그쳤다. 그 외 기후 변화, 마약 등 보건 안보와 같은 이슈에 대해서는 지속해서 소통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미 권력 승계 서열 2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이 현실화할 경우 미·중 관계가 국교 정상화 43년 만에 사상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오는 29일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지만, 일정표에 일본·한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 외 대만 방문은 ‘잠정’으로 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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