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20배나 더 많이 죽였다"..밀렵보다 무서운 이녀석의 정체

이상규 2022. 7. 2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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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연합뉴스]

멸종 위기종인 코끼리가 극심한 가뭄으로 죽는 개체수가 밀렵보다 20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BBC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아프리카 케냐에는 현재 극심한 가뭄으로 인간 뿐 아니라 동물들까지 고통을 받고 있다.

나집 발랄라 케냐 관광야생동물부 장관은 "지난해 밀렵으로 죽은 코끼리는 10마리도 안되지만 가뭄으로 물을 먹지 못해 사망한 코끼리는 최소 179마리나 된다"고 말했다.

야생동물의 대규모 서식지인 아프리카 초원은 현재 극심한 가뭄이 몸살을 앓고 있다.

발랄라 장관은 "야생동물이 물을 찾아 모여드는 케냐 남동부 차보국립공원에서는 최근 바짝 말라 죽은 코끼리 사체가 어렵지 않게 발견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코끼리 성체는 하루에 136kg의 풀과 189ℓ의 물이 필요하다. 그러나 최근 아프리카는 가뭄으로 강은 이미 바닥을 드러냈고 땅은 갈라지는 등 코끼리가 살아갈 수 없는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

그동안 밀렵을 막기 위해 노력과 시간을 들여왔다는 발랄라 장관은 "정작 환경문제는 경시해 왔다"고 말했다.

야생동물들의 밀렵과 불법 거래를 막는데만 급급해 생태계 보전을 위한 투자를 소홀히 했다는 것이다.

가뭄은 비단 코끼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기린과 염소, 낙타, 소 떼 등 사체들이 무더기로 나오고 있다.

인간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의 대외원조기관인 국제개발처(USAID)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부터 에티오피아와 케냐, 소말리아에서 모두 700만 마리의 가금류가 죽었고 가축에 의존해 살아가는 아프리카 주민들도 심각한 생존의 위기에 직면했다.

케냐 농민들은 가뭄으로 가축과 함께 곡식 수확량의 70%를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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