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사건' CCTV 부족해서 못막았나..교육부의 탁상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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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하대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망 사건' 이후 교육부가 폐회로티브이 증설 중심의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은 데 대해 대학 안전 최일선에 있는 경비 노동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교육부 학교안전총괄과 담당자는 <한겨레> 와 한 통화에서 "폐회로티브이 추가 설치 계획을 파악하기 위해 대학에 문의하고 있지만 대학에선 왜 파악하냐고 되묻는다. 이런 상황에서 경비 인력 현황도 파악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라며 "대학들은 학교 운영의 자율성을 침해받는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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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학내 경비 인력 실태 분석도 안해
“폐회로티브이(CCTV)만 늘리면 범죄가 없어지나요. 사람 숫자가 그대로인데…”
최근 인하대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망 사건’ 이후 교육부가 폐회로티브이 증설 중심의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은 데 대해 대학 안전 최일선에 있는 경비 노동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경비 인력 확충은 쏙 빠진 터라 학내 안전이 얼마만큼 보강이 될지 가늠이 안된다는 이유에서다. 교육부는 대학 자율성 보장 등을 이유로 학교별 경비 인력 현황도 파악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세대 국제캠퍼스에서 경비 업무를 보는 정아무개씨는 지난 25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교육부가 인하대 성폭행 사망 사건 직후 내놓은 교육부 대책에 대해 ‘탁상행정’이라고 잘라 말했다. 앞서 지난 18일 교육부가 내놓은 ‘인하대 학생 사망 사건 관련 대응 및 조치 계획’을 보면, 야간 출입통제 강화와 시시티브이 증설이 핵심이다. 이 계획 앞서 지난 1월 교육부가 각 대학에 내려보낸 ‘대학안전관리계획’ 표준안에도 경비 인력에 대한 실태분석과 확충 관련한 내용은 없다.
정씨는 “과거엔 5명이 했던 일을 1명이 하고 있다. 순찰을 하거나 비상 상황을 비우면 사무실을 비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현 인력 상황에선 폐회로티브이를 늘려도 이를 모니터링할 사람이 부족해 학내 안전에 구멍이 생긴다는 말이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연세대 국제캠퍼스의 또다른 경비 직원은 “현재도 근무 형태가 인력 충원 없이 맞교대에서 3교대로 바뀌면서 1개조당 정원이 줄었고, 그에 따라 기숙사 경비초소 5곳 중 한 곳은 인력이 배치되지 않았다”며 “야간에 순찰을 한 번씩 하는데 그 시간에 외부인이 들어오면 대응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에 사건이 발생한 인하대도 2012년 경비 형태를 인력 경비에서 출동 경비로 바꾼 뒤 35명이던 경비 노동자를 13명까지 줄였다. 폐회로티브이는 765대까지 늘어났고 야간 순찰도 여섯 차례 이뤄졌지만 경찰 출동 전까지 대학 쪽은 사건 발생 자체를 인지 못한 까닭이다. 인천시가 운영하는 인천 글로벌캠퍼스에서 보안 업무를 하는 최승조씨는 “폐회로티브이를 늘리려면 감시 화면을 보는 사람들도 같이 늘려야 한다. 또 순찰 인력 증원 없는 순찰 강화가 가능한 건지도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교육부 쪽은 학내 안전요원의 필요규모 추산은 물론 현황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 학교안전총괄과 담당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폐회로티브이 추가 설치 계획을 파악하기 위해 대학에 문의하고 있지만 대학에선 왜 파악하냐고 되묻는다. 이런 상황에서 경비 인력 현황도 파악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라며 “대학들은 학교 운영의 자율성을 침해받는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담당자는 “폐회로티브이는 범죄 예방을 위해 기본적으로 필요한 사안이라 적정 대수가 운영 중인지 여부는 계속 살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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